이라크의 작은 다리를 건너서이케자와 나쓰키 지음/양억관 옮김/달궁/108쪽/7,500원시인과 영화감독이 이라크에 갔다. 전쟁이 오늘 터질지, 내일 터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시점에 한가롭게 관광 갔다.가관이다. 이런 판국에 여행간 시인은 식당에서 맛본 음식이야기를 푼다. 요구르트드레싱을 얹은 마카로니 샐러드, 올리브와 피클에 대해. 함께 간 영화감독은 웅장한 모스크 사진이나 찍고 있다.이 책은 그렇게 시작한다. 글씨는 큼직, 두께는 얄팍하고 사진도 많다. 감성 충만하고 한가로운 시인이 낸, 또 한 권의 흔한 낭만 여행기처럼 딱 그렇게 생겼다.하지만 화내며 내치기에는 이르다. 먹는 이야기, 사람들의 옷차림 이야기들이 담긴 책장을 하나씩 넘기다 보면 이라크사람들이 우리처럼 똑같이 웃고 먹고 떠들며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지은이를 따라 좀더 이라크를 여행하면 이 나라에 내려진 경제제재로 모든 게 10년 전 상태에 머물러 있는 모습을 본다. 엘리베이터는 정비가 안돼 제멋대로 멈춰서고, 택시 유리창은 온전한 것이 없다. 시인은 독자를 대신해 이라크 지식인과 대화도 나눈다.대통령신임투표에서 국민 100%가 사담 후세인을 지지했는데, 서방에서는 그것이야말로 독재의 징표라고 놀리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라크 청년은 답했다.이라크인의 몇 퍼센트는 사담 후세인 체제에 반대하고 있다고, 하지만 미국이 전쟁을 걸어오는 이 시기에 지도자를 바꿀 수는 없다고. 이 나라 국민에게도 자부심이 있어 무기로 위협하면 당연히 반발한다고. 100% 지지라는 숫자는 지금 이 나라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것이라고.시인은 독자에게 말한다. 미국 미사일의 공격목표는 건조물 3347H, 교량 4490BB 따위의 추상적 기호지만, 폭탄을 맞는 건 우리와 똑같이 일상을 이어나가고 있는 보통사람들이다.시인은 또 말한다. 2001년 <뉴욕타임스 designtimesp=23792>는 9ㆍ11테러의 피해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상세히 추적하는 연재기사를 게재했다. 그러나 같은 신문이 아프가니스탄전쟁에 대해서는 추상적인 숫자로밖에 전하지 않는다. 언론이 도무지 보도해 주지 않으니 내 눈으로 직접 보러 갔다.“사람이 살고 있었네.” 이는 작가 황석영이 북한을 돌아보고 나서 한 얘기다. 이라크라고, 어찌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았을까.초등학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경제 이야기 51송양민외 지음/을파소/175쪽/8,500원어린이를 위한 경제서. 우리나라 초등학생 500명의 설문조사를 통해 초등학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 51가지를 뽑고 이에 대해 경제부 기자와 업계 전문가가 답을 알려주는 형식으로 엮었다. ‘왜 소고기가 돼지고기보다 비싼가요?’ ‘대형할인마트에서는 왜 라면을 싸게 파나요?’ ‘희망소비자가격은 소비자가 희망하는 가격인가요?’ 등의 질문에 대한 꼼꼼한 설명이 꽉 차 있다.박진의 북핵 리포트박진 지음/한국경제신문/373쪽/1만3,000원한나라당 박진 의원(종로구)이 작성한 북핵문제 보고서.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과 북한에 대한 인식, 일본과 중국, 러시아의 입장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이라크전쟁 이후에 북한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여러 견해를 소개한다. 한편 ‘위기는 곧 기회’임을 강조하며 다시 시작된 북핵문제를 한반도 평화 정착의 계기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린스펀 따라잡기로버트 스타인 지음/김현구 옮김/시아출판사/335쪽/1만5,000원투자에 관심이 많은 보통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다. 여러 가지 경제 수치들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 중에서 무엇을 걸러내고 의미를 찾을 것인가에 대해 설명한다. 책 제목에 그린스펀이 등장한 이유는? 연준 의장으로서 그는 의미를 해석하기 어려운 모호한 발언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의 신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면 ‘경지’에 다다른 것이나 다름없다.미래를 위한 공학 실패에서 배운다김수삼 외 지음/김영사/340쪽/1만4,900원보기 드문 공학 실패사례 연구서다. 9명의 공학자가 대형 국책사업, 자신들이 직접 참여했던 프로젝트 등 여러 가지 실패사례를 분석했다. 분석대상이 된 것은 모두 7개 분야로 소프트웨어, 정보통신, 원자력 기술, 국토개발, 건설, 플랜트와 삼풍백화점이다. 실패 사례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아 반복되므로 실패의 경험을 분석해 누구나 학습할 수 있는 지식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