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풀이 자라는 봄철은 알레르기 질환이 잘 나타나는 때다. 알레르기 질환을 1년 내내 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계절에 따라 생기거나 더 악화되는 사람도 있다. 집 먼지, 애완동물의 비듬, 곰팡이 같은 알레르기 원인물질은 계절에 관계없이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킨다.그러나 화분은 계절에 따라 달리 나타나므로 이에 민감한 사람은 특정 계절에 증세가 심해진다. 화분이 말 그대로 꽃가루이다 보니 꽃이 피는 식물의 화분이 알레르기의 원인인 것으로 흔히 오해하고 있다.그러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은 주로 나무와 풀의 화분이다. 꽃이 피는 식물에서 나오는 화분은 크고 무거워서 공기 중에 떠다니지 못하기 때문에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힘들다.꽃의 화분은 우리가 익히 아는 대로 벌이나 나비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이동할 수 없는 것이다. 하얗게 뭉쳐서 바람에 쌓인 눈처럼 보이는 버드나무 씨앗도 마찬가지로 크고 무거워서 알레르기 원인물질은 아니다.가장 흔한 알레르기 질환으로 알레르기성 비염을 들 수 있다. 콧물, 눈물이 나고 코가 가렵고 재채기가 연방 나면서 코가 꽉 막히기도 하는 증상이 나타나면 전형적인 알레르기성 비염에 걸렸다고 봐도 무방하다.심하면 기침이 나고 천식 증세를 보이기도 하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10대 때 발병해서 30대 중반까지 증세가 나타나다가 서서히 나아가는 과정을 밟는다. 건초열이라고도 하는 이 병은 바람에 실려 화분이 많이 떠다니는 4월부터 6월까지 증세가 나타난다.물론 봄뿐만 아니라 여름, 가을에도 화분이 일어나므로 어느 계절에나 알레르기성 비염은 생길 수 있다.알레르기성 비염의 예방책은 화분이 일어나는 계절 또는 과거에 증세가 심했던 시기에 조심하는 것이다. 바람 불고 건조한 날에 야외로 나가지 않는 것, 자동차 창문은 물론 집안에서도 창문을 닫고 지내는 것인데,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외출하고 돌아오면 목욕을 해서 몸과 머리에 붙은 화분을 없애는 것도 증상악화를 막아준다. 예방책이 효과가 없어서 증세가 생기면 약을 쓴다. 가장 흔히 쓰는 약이 항히스타민인데, 이전과 달리 졸리는 게 덜하고 약효가 24시간 지속돼 하루에 한 번만 먹어도 되는 약이 나와서 많이 쓰인다.코가 막힌다고 콧속에 뿌리는 약을 사서 쓰더라도 3일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계속 쓰다 보면 끊으면 다시 코가 막히는 악순환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증세가 심한 사람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콧속에 뿌리는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해 효과를 보기도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예방약으로는 코에 뿌리는 크로몰린 제제가 있는데, 이는 효과가 2~4주 후에 나타나므로 화분이 나타나기 이전부터 쓰기 시작해야 한다.알레르기 예방주사는 정확하게 원인물질을 알아낸 경우에 그 물질을 아주 소량씩 주사해서 우리 몸이 더 이상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방법인데 근본적 치료방법이기는 하나 시간이 6개월에서 수년씩 걸리는데다 효과도 사람마다 달라서 그 쓰임새가 예전보다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