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ㆍ남기환 월드콤 여행기자 worldcom@worldpr.co.kr사진ㆍ이창주 KaMP Studio / 취재협조ㆍ호주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02-779-8927ㆍwww.eaustralia.or.kr)포도와 올리브로 언제나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는 이탈리아 토스카나는 과거와 현재가 잘 조화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에트루리아시대의 성벽과 가느다란 사이프러스 나무들로 둘러싸인 토스카나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피사의 사탑이다.사탑으로 유명해진 도시, 피사11세기에 세운 사탑은 그 유명한 진자의 원리를 발견해낸 곳이다. 지금은 안전을 이유로 출입이 금지돼 있지만 피사의 사탑은 멀리서라도 한 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유적이다.원래 피사는 중세 때 막강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했던 역사가 있는 도시다. 12세기에 스페인, 북아프리카와의 교역을 통해 막대한 상업적 부를 축적했었고, 그 덕분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대부분의 건축물들이 당대에 완성됐다.이 도시의 쇠퇴는 1284년 제노바와의 싸움에서 패배하면서 시작됐고 항구 봉쇄로 인해 더욱 가속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사가 피렌체로 넘어간 시기가 1406년. 하지만 가장 최악의 시기는 1944년 연합군의 폭격이 있었던 때로 기억되고 있다.도시는 두오모광장을 중심으로 방사선으로 발전돼 나간 형세이다. 역에서 2㎞ 정도 떨어져 있는 이 광장은 사탑과 함께 멋진 풍경을 연출해준다. 원래 사탑은 이 두오모를 보완하기 위해 지어진 종탑이었다.두오모는 종탑보다 1세기 정도 이른 1064년에 부스케토에 의해 지어졌다. 오늘날 두오모는 토스카나 지방에서 가장 훌륭한 피사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로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두오모의 4단 정면은 반들반들한 기둥들과 정교한 블라인드 아케이드가 혼합돼 있고 부스케토의 무덤은 정면의 왼쪽 아치에 놓여 있다. 내부는 조반니 피사노가 조각한 설교단, 티노 다카마이노의 ‘황제 헨리 7세의 무덤’, 그리고 1302년 치마부에가 완성한 모자이크 ‘옥좌에 앉은 그리스도’ 등을 둘러볼 만하다.특히 두오모의 황금색 청동문에는 남자와 개구리, 도룡뇽 등이 새겨져 있는데 그 모습들이 각각 우정, 지성, 13의 소망을 상징하기 때문에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만지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래서일까?신도와 관광객들의 손길로 이미 반질반질해진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두오모와 대조를 이루는 우아한 원형의 세례당은 1152년에 착공됐고 역시 로마네스크 양식이다. 1세기가 지난 후에 니콜라 피사노와 조반니 피사노에 의해 좀더 화려한 고딕양식으로 완성됐는데, 이처럼 오랫동안 완공이 지연된 것은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이었다고 한다.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문화유산1173년 젖은 진흙으로 막은 모래땅 위에 착공한 사탑은 3층이 완성된 1274년이 되기도 전부터 기울기 시작했다. 기초공사가 얕아서 불안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계속되어서 1350년에 비로소 완공됐다.중력의 법칙을 무색케 하는 이 탑의 외관은 수세기에 걸쳐 엄청난 규모의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신비로움을 발산해 왔다. 과학자 갈릴레이(1564~1642)는 이 탑 꼭대기에서 가속도에 관한 실험을 통해 그 유명세를 더하게 했다.그는 두오모의 둥근 지붕과 사탑의 샹들리에를 가지고 진동의 법칙을 발견했다. 최근에는 탑의 경사가 더욱 심해져서 무려 5m나 기울어져 보수공사와 버팀목을 대기 위해 관광객들의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올 6월16일부터 관광객수를 제한해 입장시킬 계획이다.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은 지난 87년이다. 하단부에 천막을 둘러쳐 그 자세한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땅에 곧 쓰러질 것처럼 기울어진 건물의 형상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할 정도다.탑의 입구에는 당시 피사의 막강한 해군의 지배권을 상징하는 부조들로 장식돼 있어 시선을 끈다. 내부는 텅 비어 있고 원을 따라 가장자리가 맨 꼭대기층으로 올라갈 수 있게끔 계단식으로 만들어져 있다.원의 가장자리는 대리석 기둥들로 세워져 있고 탑의 8층 가운데 6층은 정교한 대리석 아케이드를 가진 회랑으로 구성돼 있다.토스카나지방의 또 다른 명소, 시에나서부 토스카나가 피사의 사탑으로 알려졌다면, 중부 토스카나에서는 시에나를 꼽을 수 있다. 북쪽으로는 이탈리아 최고의 포도주라 할 수 있는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의 산지와 고성들이 즐비해서 볼거리가 풍부한 프로방스라고 할 수 있다.중세 후기의 건축물들과 길고 좁은 길, 중세의 장밋빛 벽돌집들이 있는 아름다운 도시, 시에나는 토스카나의 심장부를 탐방하는 데 출발점이 된다.이곳에서부터 북쪽의 성이 많은 키안티, 산지미냐노, 몬테풀치아노까지가 주요 관광코스가 된다. 특히 요즘에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들의 아울렛매장이 이 지역에 들어서면서 멀리서도 관광객들이 찾아온다.구치와 페라가모를 비롯해 프라다, 펜디, 아르마니 등 몇 킬로미터를 벗어나지 않은 지역에 밀집된 이들 아울렛매장은 세계 각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로 또 다른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여행메모1. 찾아가는 길; 로마나 유럽의 다른 대도시에서 피사까지는 토스카나지방의 중심도시인 피렌체까지 이동한 후 움직이는 게 편리하다. 피렌체에서 피사까지 가는 열차가 1시간마다 운행되고 소요시간은 약 1시간 정도다.2. 기타정보; 이탈리아의 대도시 관광은 대부분의 유럽전문여행사들이 상품을 많이 취급하고 있지만 피사와 시에나 같은 소도시들은 테마여행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나 개별여행을 선택해야 한다.토스카나 상품을 취급하는 곳으로는 하나로항공(02-734-3100ㆍwww.hanarotravel.com)을 추천할 만하다. 여행지역에 관한 정보는 이탈리아관광청(02-775-8806ㆍwww.enit.it)에서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