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매방식 변호사 선임해줘, 7개월 만에 손익분기점 돌파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호프집에서 A씨는 난데없는 봉변을 당했다. 한 취객이 휘두른 주먹에 코뼈가 내려앉은 것. 일방적으로 당한 일임에도 경찰은 A씨에게 쌍방폭행이니 좋게 해결하라고 충고했다. 가해자 역시 병원비의 반만 부담하겠다고 억지를 부렸다. 분통이 터지도록 억울했지만 A씨는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아니었다.어찌할 바를 모르던 A씨에게 나홀로닷컴(대표 이봉기)의 ‘변호사 도우미’ 서비스는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변호사 도우미는 재판에 필요한 법률자문과 서류작성을 도와주었고 A씨는 재판을 통해 만족스러운 합의를 보는 데 성공했다.2001년에 개장한 나홀로닷컴의 서비스는 단순히 법률정보를 일방적으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등기, 소송장 등의 법률서류 작성에서 변호사 자문ㆍ소개 등 오프라인 법률사무소가 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특히 지난 2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변호사 선임 서비스’는 5월 현재 300건의 수임이 이뤄졌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역경매 방식으로 소비자가 직접 변호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비결이다. 사건을 게시판에 올려놓으면 수임을 원하는 변호사들이 사건의 진단과 희망수임가를 제시하고 소비자는 이중에서 가장 적당한 변호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사장은 법조인 출신이 아니다.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제지공장을 경영하던 사업가였다. 그에게 법률사이트를 열자고 제안한 사람은 이종무 변호사였다. 사업을 하면서 값싸고 질 좋은 법률서비스의 필요성을 느껴왔던 이사장은 이변호사와 즉각 의기투합했다.억울한 일을 당해도 돈이 없어 참고 지내는 사람들을 위한 사업을 하자는 창업 이념은 지금도 이어져 장애인과 생활보호대상자에게 무료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나홀로닷컴의 콘텐츠는 무려 5만페이지에 달한다. 이 방대한 콘텐츠를 구축하기 위해 4명의 변호사를 비롯한 30여명의 법률전문가들이 2년여 동안 땀을 흘렸다. 공을 많이 들인 만큼 콘텐츠에 대한 이사장의 자부심은 대단하다.“지난해 개인적으로 은행과 다툼이 있었습니다. 우리 콘텐츠를 시험해 볼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변호사를 고용하지 않고 ‘나홀로’ 재판에 나서 10개월간의 공방 끝에 결국 승소했지요.”나홀로닷컴을 찾는 네티즌은 하루 평균 1,500명 정도. 이중 120명이 유료회원에 가입하고 30명 가량이 유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회원으로 가입한 변호사도 점차 늘고 있어 현재 등록된 변호사만도 120명에 이르고 이중 12명이 자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매출도 크게 늘어 유료화를 시작한 지 7개월 만인 지난해 6월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나홀로닷컴의 승소율은 무려 93%에 달한다. 원고 입장의 의뢰인이 많기 때문이라는 이사장의 설명 뒤에는 법에 대한 그의 신념이 확고하다.“법은 공평하지만 법률서비스는 공평하지 않지요. 똑같이 양질의 서비스를 받는다면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에게 불리한 법적 판단이 내려지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고도로 전문적인 서비스이지만 법률서비스 사업도 사업이긴 마찬가지.사업가 출신의 이사장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은행과 제휴한 새로운 수익모델을 상반기 중에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