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날씨처럼 더웠던 지난 5월13일 저녁. 서울 서소문의 ‘이자까야 호따루’는 넥타이 매듭을 느슨하게 내리고 와이셔츠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올린 직장인들로 가득 찼다.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맥주잔과 먹음직스러운 안주를 앞에 두고 하루의 회포를 푸는 이들 사이로 정장차림 커리어우먼들의 ‘우아한’ 저녁모임도 적잖게 눈에 띈다.호따루의 ‘정체’를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호프전문점이라 하기에는 동서양을 망라한 50여가지 음식메뉴가 너무 탄탄하고, 레스토랑이라 하기에는 밝고 활달한 분위기가 주점 쪽에 가깝다.탁 트인 공간에 심플한 테이블을 놓은 1층은 패밀리레스토랑의 느낌이 강하지만 2층으로 올라가면 앉은뱅이 탁자에 방석을 놓은 큰 방들이 한식집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세계 각국의 요리로 훌륭한 식사를 할 수 있고 신선한 맥주로 즐거운 술자리도 가능한, 레스토랑과 호프전문점의 개념이 혼재된 퓨전 레스토랑이라고 하는 게 가장 적절하다.‘반딧불이’라는 뜻의 일본어 호따루에 ‘이자까야’를 붙인 것도 ‘요리를 중심으로 하는 주점’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다.점심때와 저녁시간에 이곳 풍경은 사뭇 다르다. 점심시간에는 알밥이나 스키야키, 스파게티 등으로 식사를 하려는 직장인들이 몰려들고 저녁때는 퇴근길 술 한잔과 저녁식사를 겸하려는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메운다. 1층과 2층의 분위기도 딴판이다. 1층이 단출한 모임들로 왁자지껄한 분위기라면 2층은 10명 이상의 회식모임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식사용으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알밥(5,500원)과 스키야키(1만원). 뜨거운 무쇠솥에 날치알과 야채를 넣어 비벼 먹는 알밥은 깔끔한 맛으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쇠고기와 여러 가지 야채, 당면을 간장소스에 익혀 먹는 요리인 스키야키는 남성들이 좋아하는 요리다. 마지막에 김치와 밥을 볶아 먹는 맛도 일품.최근에는 점심 특선메뉴로 대판야키(1만원)를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쇠고기 부챗살과 야채를 철판에 구워 먹고 나면 김치로 밥을 볶아 준다.저녁에는 역시 맥주와 어울리는 음식이 인기다. 바비큐립, 바비큐치킨, 등심스테이크, 새우, 소시지 등을 한데 모은 바비큐 플레터(2만8,000원)는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단호박 속에 크림치킨(1만2,500원), 피망 속에 새우딤섬(1만2,900원), 참치다다키머스터드소스(9,500원), 훈제연어와 크림치즈스시(1만1,000원) 등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이 이는 참신한 메뉴도 많다.특히 올해 들어 맥주 2잔을 시키면 1잔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행 중이어서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의 발길이 잦다. 인터넷 홈페이지(http://hotaru.co.kr)에서는 500㏄ 생맥주 2잔 무료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02-319-6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