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하는 본능볼프강 슈미트바우어 지음/이미옥 옮김/참솔/270쪽/1만1,000원영어에 ‘쿨’(cool)이라는 단어가 있다. 엄청나게 멋지다, 시쳇말로 하면 ‘슈퍼 울트라 캡송 짱이다’ 정도의 뜻이 될 것이다. 가만 생각해 보면 차갑다는 의미와 멋지다는 의미가 같은 단어 속에 들어 있다는 게 묘하다.물론 미국인들은 멋진 것에는 구분 없이 아무거나 이 ‘cool’이라는 형용사를 쓰기는 하지만, 이 단어 속에는 냉정 침착한 것에 대한 동경이 내포돼 있는 게 아닐까.이런 억측(?)을 바탕으로 이 책에 대해 얘기하자면, 그야말로 ‘쿨’한 책이다. 외도 또는 불륜을 주제로 내세우면서도, 일체의 도덕적 가치판단은 애초부터 배제하고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 자세는 시종일관 끝까지 견지된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이런 시적인 표현이 있다.“나는 결혼과 외도가 인접한 경계선에서 온갖 사랑의 모습을 관찰하는 자세로 서 있다. 그러니 이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려는 사람에게 결코 여권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저자 볼프강 슈미트바우어는 독일의 심리학자로, 철저히 실용적인 관점에서 대중의 언어로 인간 심리에 대해 많은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지은이는 바람이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기보다 우선 외도의 원인부터 밝힌다.저자의 관찰결과는 부부관계가 지닌 약점에서 외도가 발생한다는 것. 부부란 여러 책임과 의무에 구속되다 보니 인간적 본능에 따라 자연스레 새로운 환상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부부관계는 외도로 인해 더 확고해지거나 위험에 처하거나 이혼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럼 문제는 외도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다루는 방법이 서툴다는 데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거짓말을 재주껏 사용해 삶의 즐거움을 누려라’고 조언하는 저자를 어떻게 봐야 하는 걸까. 이 책의 역자는 ‘매우 솔직한 사람이 아니겠느냐’고 하는데, 판단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일 뿐.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사람에게는 안정이 필요하지만 일탈도 필요하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보다 중요한 건 이 책이 외도나 불륜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결국은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집요하게 추궁하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는 점이다.결혼을 한 사람, 결혼하려는 사람, 결혼하지 않은 사람, 아니 세상 모든 사람에게 ‘사랑’은 그칠 줄 모르는 호기심의 대상이다. 자못 선정적인 듯한 제목과 주제를 택하고 있지만 실은 어렵지 않은 언어로, 그러나 우아하게 사랑에 대해 기술하고 있는 책을 접하는 건 국내 독자들에게 익숙지 않은 즐거움을 안겨줄 것 같다.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세계화 국제 포럼 지음/이주명 옮김/필맥/392쪽/1만5,000원세계화에 관한 국제포럼이라는 조직을 통해 연대활동을 펼치고 있는 반세계화 진영의 핵심 이론가와 학자 등 19명이 공동저술한 책. 세계화에 대한 비판보다 대안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개혁의 방법, 에너지 체제 재편, 국제기구의 역할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엄마를 잡아라마리아 베일리 지음/임승호 옮김/거름/392쪽/1만5,000원미국 통계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가계지출의 80% 이상을 엄마가 쥐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이런 면에 주목해 엄마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야만 성공적인 마케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엄마들의 소비심리를 분석하고, 그에 걸맞은 마케팅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공짜 점심 점심시간에 읽는 경제학데이비드 스미스 지음/형선호 옮김/이지앤/320쪽/1만원영국 <선데이 타임스 designtimesp=24097>의 경제부 기자가 쓴, 일종의 개론서다. ‘세금은 높은 것이 좋을까 낮은 것이 좋을까?’ ‘집값은 왜 오르는 것일까?’ 등 보통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에 대해 답해주고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문제는 무엇인지 알려준다.리스크를 알면 돈이 보인다박백남 지음/배꼽마당/232쪽/9,000원한 생명보험사 교육담당자가 쓴 재테크서다. 하지만 돈 모으기보다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훨씬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저자는 ‘모든 투자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또 이는 투자뿐만 아니라 모든 생활에 적용돼야 할 원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