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좋았지만 회계처리로 탈락된 기업들이 우선순위

내년에 <한경BUSINESS designtimesp=22278>가 선정할 ‘2003년 한국 100대 기업’으로 벌써 관심을 끄는 기업들이 많다. 올해 합병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을 비롯, 지분법 회계원칙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좋았으나 경상이익이 악화돼 탈락한 기업들이 그들이다.특히 과거 부실을 한꺼번에 정리하는 과정에서 올해 100대 기업에서 탈락한 일부 기업은 새로운 각오로 약진, ‘2003년 한국 100대 기업’ 선정에서 파란을 일으킬 전망이다.또 101위∼110위 기업들 가운데서도 무섭게 성장하는 일부 기업들이 ‘2003 100대 기업’에 자리를 예약한 상태다. 이에 따라 ‘2002년 한국 100대 기업’에서 어느 기업이 내년에 탈락할 지도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합병효과올해 금융권에서는 2차 은행 합병이 초미의 관심사다. 금융계에서는 합병비율을 5.2대 1(제일은행 주식 5.2주당 하나은행 주식 1주)로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002년 한국 100대 기업’ 종합순위 16위이고, 제일은행은 거래가 정지된 관계로 시가총액산정이 불가능해 순위산정에서 제외됐다.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두 은행이 합병한다면 순이익 5,400억원대(2001년말 기준)로 중소기업은행을 제치고 종합순위 12위에 올라선다. 또다른 합병은행으로 거론되는 신한과 한미가 실제 합병에 성공할 경우 100대 기업 순위는 크게 달라진다.지난해 두 은행이 올린 경영실적을 합쳐 종합순위를 매기면 조흥은행을 제치고 10위(시가총액 7조700억원, 당기순익 4,100억원)로 순위가 껑충 뛰어 오른다.회계처리상 적자발생한 기업현대산업개발은 2001년 100대기업 선정에서는 36위에 올랐으나 이번 선정에서는 제외됐다. 매출 등 회사내용이 부실해서라기보다는 사옥매각손과 계열사 투자손실 등을 회계장부에서 정리한 탓이다.지난해 초 사옥 ‘I-타워’를 매각하면서 1,526억원의 매각손이 발생한데다 한국부동산신탁 부도로 82억원, 현대석유화학 지분매각손 655억원 등 모두 3,000억원이 넘는 장부상 손실을 현실화시켰다.그러나 올해는 이런 회계장부상 손실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데다 아파트 분양실적이 좋아 내년에는 무난하게 100대 기업에 재진입할 전망이다. 실제 현대산업개발의 올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5,250억원과 221억원으로 사상최대 수준이다.현대산업개발 박현상 IR담당은 “올 연말 결산때는 회사 창립이래 사상최대의 실적을 올릴 전망”이라고 낙관했다.지난해 65위였다 탈락한 한솔제지도 지분법평가손 발생으로 100대기업에서 밀려난 만큼 내년에 복귀가 거의 확실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13억원이었으나 자회사인 한솔개발과 한솔캐피탈의 손실이 커 경상손실이 2,800억원에 달했다는 것.한솔제지 관계자는 “올해는 지분법상 손실이 발생한 자회사가 없는 만큼 결산때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1분기에 경상이익을 240억원이나 올렸다”고 말했다.SK글로벌도 내년에 100대 기업에 복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회사다. SK글로벌은 지난해 (주)SK의 주식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특별손실이 2,372억원 발생, 연말결산시 1,3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하지만 매출이나 영업 등 본원적 부분은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여서 연말결산 때 지난 2000년 수준을 넘는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 경상이익이 1,900억원에 달했고 순익도 1,300억원을 넘을 전망”이라며 “지난해 (주)SK 주식을 판 것은 상호출자 금지 규정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실적호전기업SK케미칼은 지난해 초 폴리에스터 사업을 분사하면서 매출과 순익 규모가 줄어 ‘2002년 100대기업’에서는 탈락했다. 폴리에스터 사업부문은 매출 8,300억원 중에서 2,800억원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였다.SK케미칼 관계자는 “올해말 매출액은 8,500억원 정도, 순이익은 25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미 올 1분기 경상이익이 750억원 발생한 상태여서 목표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조사에서 110위권으로 밀려난 서울도시가스도 영업환경 개선으로 내년에는 100대 기업에 재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2001년 조사에서 76위에 올랐던 서울도시가스는 지난해 인건비 인상폭이 다소 늘어나는 바람에 순익규모가 줄면서 올해 조사에서는 102위로 밀려났다.최근 들어 도시가스 마진폭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수요처가 계속 늘어나는 과정에 있어 올해말 순익은 지난해보다 약간 증가한 200억원이 좀 넘을 전망이다. 회사관계자는 “전통적으로 가스산업은 1분기와 3분기의 실적이 좋다”며 “올 1분기에만 187억원의 순익을 올렸다”고 설명했다.순익규모 둔화로 이번 조사에서 106위에 머문 매일유업도 내년에는 100대기업에 재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유가공업체가 최근 몇 년동안 매출과 순익규모가 둔화되는 추세여서 확신할 순 없지만 회사측은 올해말 순익규모 30% 이상 신장을 공언하고 있다.매일유업 관계자는 “올 1분기에는 초콜렛 매출 감소, 황사로 인한 학교급식 중단 등 악재가 있었지만 곧 해소됐다”며 “올해말에는 250억원 정도의 순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무섭게 성장하는 100위 인접기업가전제품용 PCB(인쇄회로기판)를 생산하는 대덕GDS가 내년에 100대 기업에 진입할 지 여부가 관심거리다.대덕GDS는 지난해 시가총액 207위(3,935억원), 매출 67위(2,589억원), 순익 72위(404억원)로 종합순위 107위를 기록했다. 2001년 조사에서는 111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 회사가 내년에는 100대기업에 무난히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대덕GDS는 컴퓨터 쪽보다는 셋톱박스, DVD, TFT-LCD 등 가전제품용 PCB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반도체 경기와는 다소 무관하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다.올해는 특히 디지털TV시장이 확대될 전망이어서 매출과 순익증가에 큰 도움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덕GDS 관계자는 “올 1분기에만 이미 481억원 매출에 79억원의 순익을 올린 만큼 올해도 지난해에 비해 15%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용어설명 지분법평가지분법평가는 자회사의 손익을 지분율만큼 모회사의 손익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의결권이 있는 지분 20% 이상을 보유하는 등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회사가 대상이다.예를 들어 A사가 B사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데 B 사가 100억원 적자를 냈다면 A사는 100억원의 50%인 50억원을 손실로 잡아야 한다. 다만 이 때 손실을 한번에 반영할 것인가, 여러번에 걸쳐 나눠서 반영하느냐 하는 문제는 기업과 당국이 논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