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한 접근은 언제나 논란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안락사나 사형제도 같은 ‘법적인 죽음’마저 그러할 텐데, ‘자살’ 같은 사적 영역은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자신의 목숨을 자신이 결정하겠다는 ‘자살의 의지’를 과연 국가 권력이 막을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자살 사이트’의 존재는 뜨거운 감자다. “자살은 살인 행위”라고 단호히 말할 수 있는 당신이라면 자살을 부추기는 그들은 용서할 수 없는 사회악일 것이다.하지만 삶과 죽음의 문제에 조금은 물렁물렁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그리고 자살을 한두 번은 심각하게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자살 사이트’가 주는 죽음의 유혹은, 선악과를 앞에 둔 아담과 이브의 심정, 바로 그것일 것이다.단순한 형사 액션영화처럼 보이는 <춤추는 대수사선 designtimesp=22294>에는 ‘살인 사이트’가 등장한다. 강 위에 둥둥 떠 있는 시체. 부검해 보니 단순한 익사사고가 아니었다. 시체의 위 속엔 곰인형이 들어 있었고, 경찰들은 엽기적인 범인을 찾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닌다.그러던 중 피해자가 자주 접속하던 가상 살인 사이트가 발견된다. 자살의 충동에 못 이기는 사람들의 살인 요구(날 죽여 주세요…)에 사이트 운영자는 기꺼이(!) 그들의 요구에 응했던 것.그런데 그 엽기 살인범은 웃을 때 교정한 이가 징그럽게 드러나는 한 여자였고, 제 발로 경찰서에 찾아와 자신을 사형시켜 달라고 애원한다. 온라인에 감도는 죽음의 욕구들이 오프라인에서 실행되는 메커니즘을, 표면적이나마 다룬 <춤추는 대수사선 designtimesp=22299>을 그저 일본의 상황이며 픽션을 다룬 영화라고 방치하기엔 요즘 우리가 겪는 충격이 만만치 않다.지난달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난 한 직장인과 두 여고생이, 인생이 허무하다며 손깍지를 끼고 옥상에서 투신자살 한 이후, 최근엔 자동차 안에 배기가스를 집어넣는 방식으로 세 명의 남자가 목숨을 끊었다.그들 또한 사이트에서 만난 사이. 삶의 공허함부터 카드 빚까지 다양한 이유를 지닌 그들은 온라인을 통해 서로의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약해지는 마음을 서로 다잡아가며 죽음에 직면했을 것이다.경찰은 집중적으로 자살 사이트를 단속한다고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사이버 스페이스의 몇몇 사이트가 아니라 현실에서의 죽음이다.정말 우리의 현실은 자살을 금지시킬 만큼 살 만한가? 삶에 대한 허무는 반드시 현실의 고뇌에서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솔직히 현대인들은 항상 ‘이렇게 살면 뭐해. 죽지 못해 산다’는 생각에 젖어 있는 것 아닌가? 그래도 살아야 한다면, 맹목적인 삶보다는 뭔가 하나라도 의미를 만들자.이주의 문화행사고도를 기다리며5월 24일 ~ 7월 28일/ 화·수·목오후 7시30분. 금·토·공휴일 오후 4시, 7시30분. 일 오후 3시/소극장 산울림/ 일반 2만원/학생 1만 2,000원.사뮈엘 베케트 원작의 부조리극이다. 극단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 designtimesp=22320>은 국내뿐만 아니라 아비뇽, 파리, 더블린, 도쿄 등 세계무대에서도 공연돼 왔다. 임영웅 연출의 2002년 <고도는... designtimesp=22321>은 새로운 번역과 새로운 캐스팅으로 재탄생했다.시골길에 서 있는 앙상한 나무 한 그루. 이 나무 아래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라는 두 떠돌이 사나이가 실없는 수작과 부질없는 행위를 하면서 <고도 designtimesp=22324>라는 인물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고도 designtimesp=22325>는 결국 올 것인가?<고도를 … designtimesp=22328>를 감상하기 위한 팁 한 가지. “이 작품에서 철학이나 사상을 찾을 생각은 아예 마시오. 보는 동안 즐겁게 웃으면 그만이오. 그러나 극장에서 실컷 웃고 난 뒤, 집에 돌아가서 심각하게 인생을 생각하는 것은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 사뮈엘 베케트. (02) 334-5915피가로의 결혼 = 5월 21, 23, 24,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세계 3대 오페라단 중 한나인 ‘도이치 오페라 베를린’이 선보이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소프라노 신영옥이 ‘수잔나’로 출연한다. (02)780-6400조규찬 콘서트 ‘느림’ = 5월 25, 26일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 6집까지의 앨범을 낸 가수 조규찬의 올 첫 서울 콘서트. R&B 보컬에 깃든 섬세한 감정표현이 특징. (02)2233-6906하리수 라이브 콘서트 ‘Real Temptation’ = 5월 24, 25일 쉐라톤 워커힐 가야금홀. 영화배우, 모델, MC, 가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하리수의 첫 라이브 콘서트. (02) 455-5000한일공동 기획공연 천의 메세지 - 신무Ⅲ = 5월 28, 29일 한전아츠풀센터. 한일 양국의 우애와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된 전통무용 공연. 일본 무용가 후지마 토요타로와 한국 전통무용가 임이조 출연. (02) 3461-5825브루노 무나리전 = 5월 29일까지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이탈리아 디자인 예술가 브루노 무나리의 개인전. ‘읽을 수 없는 책’ 등의 작품으로 독특한 개성과 상상력을 선보인다. (02) 580-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