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 지역 올 연말까지 해제예정...조정가능지역 투자도 '유망'

경기도 의왕시 부곡동에 위치한 W부동산.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무실 안은 외지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군포에서 현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모씨는 의왕시 그린벨트 지역 내에 공장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상담을 받고 있었다.기다리는 사람들 대부분이 김씨와 마찬가지로 그린벨트 해제 예정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시 전체 면적의 93%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의왕시의 경우에는 그린벨트 해제 소식에 자치단체와 주민들 모두 들뜬 모습이다. 의왕시의 그린벨트 해제 대상지역은 우선적으로 해제되는 마을이 22곳 24만평, 앞으로 추가로 조정이 가능한 지역이 10곳 124만평으로 총 148만평에 이른다.또 지역 현안 사업지역으로 백운호수 주변을 관광지로 개발할 예정이라 조정 가능 지역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우선해제 대상 지역의 경우에는 6월부터 해제 재량권이 지자체로 넘어올 예정이기 때문에 이르면 올 하반기 내에 풀릴 가능성이 높다.준비기간이 단축되고 자체 의사결정만으로도 해제가 가능해 주민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있다.조정 가능 지역은 ‘공영개발’이라는 목적 아래 환경친화적 주거단지로 조성한다는 것 외에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2004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실행한다는 큰 그림만 그려져 있는 상태다.이동원 도시개발계획과 계장은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시 자체에서도 대환영이다”며 “이제 시 자체적으로 도시개발 계획을 수립할 수 있고, 자급자족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하지만 그린벨트해제와 관련, 아직까지 공식적인 확정발표가 없는 만큼 해제지역 주민들이나 땅을 사려는 투자자들 모두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청계동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장필수 케이에스공인중개사무소 사장은 “그린벨트 해제 예정 지역에 투자를 하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그린벨트 내 노른자위는 이미 선점된 상태고 나머지 지역들도 시의 구체적인 도시계획 입안이 나올 때까지 투자자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2416539매물의 덩치가 큰 것도 일반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는 이유 중 하나다. 그린벨트 내에 실제 농사를 짓거나 집을 지으려는 실수요자들은 대부분의 매물이 200~1,000평이어서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이다.인덕원에 있는 부동산중개업소에서 만난 이모씨는 “서울에 살고 있지만 그린벨트 내에 조그만 땅을 사서 주말농장을 가꾸고 싶어 찾았다”며 “하지만 매물들이 너무 커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청계·포일지구 투자자 ‘눈독’의왕시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은 청계·포일 지구다. 이곳은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과 가깝고, 성남이나 분당 등 근교 신도시까지 자동차로 20분 가량 걸리는 교통의 요지다.청계산 자락 아래 자리잡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백운호수 등이 위치해 수려한 자연경관을 가진 환경청정지역이다.지난 90년대 초 투기꾼들에 의해 한 차례 투기열풍이 지나간 곳이라 다른 인근 그린벨트 지역보다 지가가 높게 형성돼 있다. 해제지역 내 토지의 경우에는 100만원 이상, 대지의 경우 평당 200만원 이상이다. 백운호수 근처는 평당 450만원을 부르는 곳도 있을 정도다.건물을 지을 수 있는 대지의 경우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게 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의 의견. 논밭의 경우에는 명확한 도시계획이 발표될 때 추가상승의 여지가 있지만 ‘묻지마 투자’ 식의 접근은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최근 들어서는 해제 예상 지역 내 매물들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자취를 감췄다. 그나마 있던 매물도 올해 초 해제소식과 함께 대부분 거둬들여졌다. 지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그린벨트 내 거주자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된 셈이다.인접 그린벨트 지역에서 약간의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도가격과 매수가격의 차이가 커서 실제 매매가 성사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2500143주택보급률이 64%에 불과한 의왕시는 청계동 한직골 일부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추진하고 있다. 총 2,200세대의 국민임대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인 이곳은 국민임대아파트로 수용되는 지역과 그외 지역의 주민들의 표정이 상반되고 있다.수용지역은 평당 100만원도 채 되지 않지만 나머지 지역은 평당 3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국민임대아파트가 들어설 청계동 한직골에 거주하고 있는 안병섭씨(39)는 “30년 동안 묶여 있었는데 이제는 재산권행사를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명확한 기준이나 구체적인 보상체계도 없이 해제수용을 받아들이라고 하는 건 말도 되지 않는 소리”라며 볼멘소리를 했다.호가공백 이어져 거래도 소강상태의왕시 부곡동의 경우에는 그린벨트 해제 소식과 함께 인근 부동산 업소들에는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이곳은 군포 IC 두 곳을 포함, 총 5곳의 IC가 2km 이내에 위치하고 있고 1호선 부곡역을 끼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특히 평촌, 수원, 군포와 인접해 수도권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부곡동에 위치한 해제 지역들은 청계지구와 달리 매물이 나오고 있다. 김복균 부동산뱅크 사장은 “올해 초에는 매물이 없었다가 최근에 조금씩 나오는 상태”라며 “하지만 부르는 값과 사자는 값이 아직 평당 10만원 정도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급전을 필요로 하는 그린벨트 내 거주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진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할 때 이미 평당 30만원은 오른 셈이라고 김사장은 덧붙였다. 토지의 가격은 평당 80만~100만원이고, 대지는 평당 130만~200만원이다.왕곡동도 왕림, 왕정 등 마을 4곳이 우선해제집단취락지구로 지정받아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다른 곳에 비해 시 중심부에 위치해 서울 및 인근 수도권 지역의 관심이 덜한 편이다. 이번 해제 대상 지역에서도 평당 50만원 이하의 토지 매물도 찾을 수 있다.의왕시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번에 우선적으로 해제되는 지역보다는 앞으로 구체적으로 발표될 조정 가능 지역이나 해제 인접지역에 투자를 하는 게 낫다고 충고했다.앞으로 그린벨트가 본격적으로 해제된다면 기존 취락지구가 가지고 있는 이점은 사라지고 아직 시가가 반영되지 않은 지역의 지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