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 회장은 오랜 기간 농협에 몸담아 온 인물이다. 1990년 농협중앙회에 신입 사원으로 입사하며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농협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적임자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회장직에 올랐다.
디지털 전환 속도 두 배로 높인다
농협중앙회 조직·인사제도혁신단 팀장, 기획조정실 팀장,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지낸 그는 농협 내부에서 가장 전문성이 뛰어난 정보기술(IT) 전문가로도 정평이 자자하다.
그가 농협 내에서 보여준 활약들을 보면 왜 이런 평가를 받게 됐는지 이해가 간다.
손 회장은 2015년 IT 서비스와 보안을 총괄하는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당시 온라인 금융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FDS) 개편에 공들여 보안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NH핀테크혁신센터 설립, 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도입 등 농협금융의 디지털 전환 추진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5년 농협은행이 출시한 오픈 API 서비스는 그의 최대 업적으로 꼽힌다. 오픈 API는 비대면 계좌 개설 등 특정 플랫폼이 가진 서비스를 다른 플랫폼에서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뜻한다.

손 회장의 취임을 통해 농협금융은 디지털 분야에서 더욱 발 빠른 행보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취임 후 약 두 달이 흐른 가운데 그는 자신이 가진 디지털 철학을 조직에 서서히 입혀 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농협금융이 디지털 전환의 추진 속도와 고객의 이용 편의성, 사업 성과를 2배로 높이는 ‘2X 스피드업(Speed-up)’ 경영을 전면에 내걸었다. 현재 각 계열사가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재점검한 뒤 농협금융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또 농협 유통 사업 등 내부 조직뿐만 아니라 외부 빅테크·핀테크와도 사업 제휴를 확대해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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