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지표]
국제 유가, 수요 전망치 상향에 상승세[돈이 되는 경제지표]
국제 유가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불투명, 원유 수요 전망치 상향 조정에 따라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14일(현지 시간) 거래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97달러(4.9%) 급등한 63.15달러에 마감됐다. WTI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를 넘어 마감된 것은 4월 1일 이후 처음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 6월물은 2.91달러(4.6%) 오른 66.5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이 현재 진행 중인 핵 협상의 미래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김광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핵 합의 이후 역대 최고 농도인 60%까지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현재 진행 중인 핵 협상의 미래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라며 “이란이 핵 시설 피해에 대한 보복을 경고한 지 하루 만에 이스라엘 화물선이 미사일 공격을 받는 등 지정학적 우려도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전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평균 23만 배럴 늘린 점과 IEA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마이서스 250만 배럴)보다 많이 감소한 마이너스 589만 배럴을 기록한 점도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앞으로 글로벌 원유 공급량은 서서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OPEC+ 회의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회의에 참여하는 비OPEC 산유국들이 오는 5월부터 7월까지 감산량을 점차 줄여 나가기로 합의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회복되고 유가도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소위 빅3 산유국으로 불리는 미국·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등 산유국들은 원유 생산을 늘려 나갈 개연성이 높다”며 “만일 경기 회복 국면에 원유 수요가 공급 증가분 이상으로 빠르게 늘어난다면 유가의 상방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원유 시장에 가장 큰 불확실성은 이란의 핵 합의 복귀로 인해 원유 공급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위험을 배제한다면 2분기에 수요 우위의 시장이 조성되고 하반기로 갈수록 수급 균형이 맞아 가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