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연구에 따르면 지구 지표면에서 바퀴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지형의 면적은 지표면의 30%, 캐터필러 형식으로는 70% 정도인 반면 다리로는 거의 모든 지표면에 접근할 수 있다.
실제 다리를 이용한 보행 방식은 로봇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의 확장이란 차별적 강점을 지닌다. 다리를 이용하면 바퀴와 캐터필러 등으로는 갈 수 없는 경사가 심한 지형과 계단, 사다리 등 인간에 맞춘 인공적 지형을 모두 이용할 수 있고 바닥에 널린 각종 장애물을 타고 넘어 이동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현관 앞까지 직접 물건을 운반하는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등 상업용 배송 로봇으로의 활용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보행 로봇은 통상 다리 개수에 따라 1족·2족·4족 보행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인간의 발에 해당하는 다리부 말단의 기구부가 어떤 구조로 돼 있느냐에 따라 더 세분화될 수도 있다.
그중에서도 4족 보행 로봇은 이동 과정에서 4개의 다리 중 하나만 공중에 떠 있고 나머지 3개의 다리는 몸체를 지탱하므로 1개의 다리만으로 몸체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2족 보행 로봇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고 물품 운반 능력도 더 우수하다. 물론 반대 급부로 구조적으로 더 복잡한 기구부, 더 무거운 하중, 더 많은 에너지 소모량 등의 단점도 있다.
4족 보행 로봇은 이동이라는 중요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려면 해당 작업에 적합한 로봇 팔 등의 기타 장비들을 추가로 장착돼야 한다. 여기에 카메라나 적외선 센서, 음향 탐지 센서 등의 각종 감시 장비가 부착돼야 한다. 4족 보행 로봇이 상용화되려면 4족 보행 기술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기본이고 작업 환경을 인식할 수 있는 라이다·레이더·카메라·시각 인식 인공지능(AI) 등의 각종 하드웨어·소프트웨어와 함께 물리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매니퓰레이터 등의 각종 장비가 모두 완결성 있게 결합돼야 한다.
진석용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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