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돋보기]
‘성과 공유’로 일하고 싶은 중소기업 만들기
중소기업중앙회가 3월 5~18일 500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대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변한 비율이 43.8%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화 심화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응답했다.

중소기업연구원의 3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지난 10년 동안(2009~2019년) 더욱 벌어졌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평균 임금 비율이 60%가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복지비용 비율 또한 39.7% 수준에 그치고 있다. 중소기업 노동자의 평균 연령은 43.1세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중소기업 기피가 고질적 문제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7월 17∼20일 청년 구직자 700명을 대상으로 취업 희망 기업(1, 2순위 선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공기업 55%, 대기업 51.4%, 중견기업 41%, 중소기업 33.7% 순이었다. ‘중소기업에서 일할 기회가 있으면 받아들일지’에 대한 질문에는 38.6%만 ‘그렇다’고 답했다. 일자리가 부족해진 최근의 팬데믹 상황에서도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인력난은 중소기업의 애로 사항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와 중소기업의 열악한 노동 환경, 미래에 대한 불안정성 등이 중소기업의 취업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생산성이 낮고 결국에는 성과가 낮아지는 악순환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여러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 그 해결의 실마리는 공정한 성과 공유를 통해 시작돼야 한다.

성과 공유는 대·중소기업 간 성과 공유와 중소기업 내에서의 공유로 나눠 볼 수 있다. 시작은 대·중소기업 간 성과가 공정하게 공유돼야 한다. 최근 기업 경영의 세계적 화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인데, 여기에서 공정한 성과 공유는 ESG 경영의 주요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대기업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양측 간 거래에서의 공정한 성과 공유는 중소기업의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중소기업 내에서의 공정한 성과 공유 또한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는데 중요하다. 경영자와 직원이 성과를 공유하면 직원들의 책임감과 열심히 일하고 싶은 동기가 커지고 결국에는 생산성 향상을 통한 성과의 파이가 커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다. 중소기업 내에서의 성과 공유는 현금성과 비현금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과 공유는 당장에는 그렇지 않아도 작은 파이를 쪼개면 경영자의 몫이 줄어든다는 것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성과 공유를 통해 결국 성과의 파이가 커져 기업이 성장하고 직원의 소득과 직장 만족도도 높아지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비현금성 성과 공유는 직원 존중의 기업 문화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직원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직원들이 회사를 믿고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공감되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도록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필요하며 경영진의 솔선수범 모습을 통해 직원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일자리 만들기가 주요 국정 과제라는 데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일자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팬데믹이 일자리를 많이 앗아가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졌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인력난 해소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일자리 만들기는 매우 어려운 과제인데 그 해결의 시작이 우리 사회에서 공정한 성과 공유의 확산과 정착을 통해 이뤄지기를 바란다. 특히 직원을 존중하고 협력 업체를 존중하는 기업 문화의 개혁이 그 무엇보다 필요하고 중요하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