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 유망 기업 - 슈팹
[스페셜 리포트]미래의 식탁을 주도할 기업은 누가 될 것인가.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푸드테크’에 인재와 자본이 몰리고 있다. 전 세계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푸드테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배달을 제외한 푸드테크 분야에서 성과를 보이는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전통 산업에 혁신을 더하는 도전, K푸드테크의 유망 기업을 소개한다.
음식이 인쇄되는 3D푸드 프린팅 산업은 첨단 3D 프린팅 기술과 음식의 결합으로, 미래 식품 생산과 유통 구조를 바꿀 신개념 기술로 손꼽힌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세계 가전 전시회(CES)에 꾸준히 소개되며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지 오래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시제품을 출시하거나 레스토랑에 선보이며 대중화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3D 푸드 프린터와 관련된 규제와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의 3D 푸드 프린팅 개발로 두각을 나타내는 곳이 이화여대 기술지주 자회사인 슈팹이다. 2019년 설립된 슈팹은 3D 디자인 식·의료바이오 제품 개발 기업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증한 연구소 기업이다. 슈팹의 대표를 맡은 식품공학과 이진규 교수와 연구진은 기후 및 환경 대응형 미래식품 개발을 대전제로 대체육과 배양육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반 기술로는 초저온미세분쇄, 3D 식품 프린팅 등을 보유했다.
슈팹은 이미 2018년 3D 프린터를 활용해 개인의 취향에 맞는 식감과 체내 흡수를 조절할 수 있는 음식의 미세 구조 생성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는 우리가 원하는 식감과 맛을 만
들어 내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푸드와 정부과제를 진행하며 과제 기간 이후인 2025년에는 대체육과 배양육의 제품화와 시장 선도를 예상하고 있다.
또한, 개인 건강 정보 기반 맞춤형 디지털 전환 스마트 제조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개인 건강 정보는 자회사 그룹인 리퓨어 생명과학과 협업하고 있다. 슈팹은 지난해 12월 제23회 농림축산식품과학기술대상(장관 표창)을 수상하며 기술의 독자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앞으로 해외에 지사를 설립해 연구·개발에 더 많이 투자할 계획이다.
▶인터뷰/ 이진규 슈팹 대표
“고기 프린팅 연구 중…매력적인 식품 공급원 될 것”
-프린팅 푸드라니, 신기하다.
“3D 프린터로 식품을 만드는 시도는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진행됐다. 1960~1970년대 우주 식품은 튜브를 짜 먹는 것이었고 이후 동결 건조한 식품으로 바뀌었는데 유통 기한과 다양성이 문제였다. 이에 분말과 물과 기름 등을 혼합해 영양도 풍부하고 형태나 맛에서 식감이 좋은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낸다는 계획 아래 3D 푸드 프린터를 개발하게 됐다. 다만, 아직은 상용화된 기술은 없다.”
-대중화될 수 있나.
“아직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공급망 문제가 중요한 화두가 됐다. 어떠한 방법으로 공급하고 만들어 낼 것인지가 중요해지면서 3D 푸드 프린팅이 분명 매력적인 식품 공급원이 될 것이다.”
-푸드 프린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뭔가.
“맛을 내는 일이다. 다이어트 제품들이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는 맛이 없기 때문이다. 3D 프린팅 푸드 역시 공산품이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먹거리의 재미를 더하는 일도 중요하다. 영화 ‘설국열차’에서 뒤칸 사람들이 앞칸으로 오게 된 이유는 먹거리의 즐거움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예컨대 (식용)곤충은 단백질을 대체하는 식품군으로 통하지만 혐오에 의해 먹기를 꺼린다. 이때 형태를 바꿀 필요가 있는데, 3D 푸드 프린팅이 해답이 될 수 있다. 먹는 것의 즐거움을 유지하면서도 환경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계획은….
“A사와 함께 3D 푸드 프린팅으로 고기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지방과 단백질 소재로 고기에 가까운 대체육을 만드는 작업이다. 3년의 연구 기간 동안 시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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