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6월, 9월도 여름휴가 포함…얼리버드 예약 이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 방역 신뢰 국가 방문과 단체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 : 여행 안전 권역)’ 추진이 발표됐다. 정부는 이르면 내달부터 트래블 버블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이에 여름휴가 상품을 준비하는 여행사들도 덩달아 분주해지고 있다.여름 휴가철 방역대책으로 ‘여름휴가 분산제’ 도입이 시행되며 공무원과 공공기관, 100인 이상 사업장은 여름휴가 기간을 2주 앞당겨야 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휴가철 성수기인 7~8월 예약률이 이미 90% 이상을 달성한 곳도 상당수다. 국내 숙박 플랫폼 예약은 여전히 상승세…이른 여름휴가 준비하는 숙박 업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숙박 플랫폼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독채형 펜션, 무인 운영 숙박시설 등 대면 접촉을 줄일 수 있는 숙박 업체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온라인몰 티몬이 고객 6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숙박 형태는 ‘독채형 풀빌라·펜션(48%)’로 가장 많았다. 호텔뿐만 아니라 영세 숙박시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늘었다. 개인·영세 숙박시설을 중개하는 플랫폼들의 성장이 그 결과다.
일정 기간 동안 집을 대여해 주는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는 올해 1분기 매출 약 8억87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분기 대비 5% 정도 증가한 수치다. 국내 숙박 플랫폼 스타트업인 야놀자는 지난해 매출 1920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여기어때도 지난해 매출 1287억원 달성에 성공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개선을 확보했다. 마이리얼트립은 지난해 대비 가장 많은 모바일 방문자 수인 14만8000명을 기록하며 회복 궤도에 올랐다.
포스트 코로나 여행 트렌드인 ‘안전’, ‘야외형 숙소’, ‘호캉스’에 맞춰 발 빠르게 전략을 바꾼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혔다. 연은정 야놀자 마케팅실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안전하게 즐기는 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야외형 숙소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 숨은 여행지와 야외형 숙소를 지속 개발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여가 트렌드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로 몰리면서 제주, 강릉 등 휴가지 펜션 예약 경쟁은 올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이른 무더위와 여름휴가 분산제 등이 기존 비수기였던 6월과 9월을 예상 여름휴가 기간으로 만들며 얼리 서머 패키지를 준비하는 숙박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여기어때는 ‘전국 펜션 얼리썸머 페스티벌’을 준비해 이달 21일까지 전국 500개 펜션 예약 시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호텔 역시도 예년보다 일찍 야외 수영장을 개설하고 가족 단위를 대상으로 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에 부활하는 하늘길…해외여행 준비하는 여행사
국내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해외여행 상품을 준비하는 여행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하나투어는 백신 권장 횟수 접종을 마치고 항체형성 기대 기간인 2주가 지난 고객을 대상으로 ‘지금 떠나는 해외여행’ 서비스를 내놨다. 하와이, 스위스, 몰디브 등 휴가를 겨냥한 여행지가 상품 내 포함돼 있다. 참좋은여행에서도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내놓은 괌 여행상품에 이어 내달 12일부터 출발하는 5박 7일 파리 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인터파크투어도 발 빠르게 여행상품 진열에 나섰다. 인터파크투어는 자사 홈페이지에 ‘얼린여행’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최초 구매가로 이용 가능한 가격 동결 상품을 선보인다.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는 시점부터 1년간 이용 가능한 상품으로 일정 기간 내 취소나 환불, 양도가 가능하도록 구성해 고객들의 부담감을 줄였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최근 노랑풍선이 홈쇼핑에서 선보인 ‘유럽 인기 일정 3선’ 패키지 상품은 약 1시간 동안 52000명의 예약 및 결제를 달성하며 전체 매진되는 성과를 냈다. 위메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 항공권 예약은 지난달 대비 5.4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장기간 멈추면서 국내여행과 랜선여행을 비롯한 여행 트렌드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해외여행을 국내여행이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에 충족되지 못한 소비심리가 한계에 다다른 상태”라며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며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장 활발한 여행 소비자인 2030세대의 백신 접종 시기가 가장 늦고, 4050세대 여행은 대부분 패키지 부문에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여행 산업의 완전한 복구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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