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필터 살균·정화기 개발한 어쎔레이, 시장 진출 발목…반영구적 사용할 수 있고 오존 미발생

[ESG 환경 강좌]
김세훈 어썸레이 대표
김세훈 어썸레이 대표
우리가 생활하고 일하는 공간은 주기적으로 환기가 필요하다. 단, 기존의 내‧외부 공기 교환을 주로 하는 환기 장치는 미세먼지나 바이러스 등의 유입으로 오히려 실내 공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환기로 인한 미세먼지 유입이나 바람을 통한 바이러스 확산 등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어썸레이는 ‘무필터 스마트 환기 장치’를 개발한 기업이다. 어썸레이의 스마트 공기 살균‧정화 장치는 공조 장치에 부착해 공기 중의 미세먼지나 공기 부유 세균, 바이러스 등을 한 번에 제거할 수 있는 토털 에어 솔루션 장치다. 이 기술은 광이온화를 기반으로 공기를 살균하고 정화하는 기술이다. 자체 개발한 차세대 극자외선(EUV)과 연질 X선(Soft X-ray) 광원을 이용해 미세먼지와 다양한 입자를 광이온화시킨 후 집진부에서 전기 집진판에 이온화된 오염물을 흡착하는 방식이다. 즉, 전기 집진판이 필터 역할을 한다. 이 장치를 통해 한 번의 공기 흐름으로 최대 90% 수준의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 업무나 생활 환경에는 EUV 모델을 사용하고 배출 가스 포집과 같은 산업용은 조금 더 강력한 연질 X선 모델을 사용하는데, 이렇게 상황별 에너지 조절 기능이 바로 어썸레이의 핵심 기술이다.

공조 장치나 환기 장치에 필터를 부착하면 공기의 흐름이 저하돼 공기가 충분히 공급되기 어렵고 외부 노출로 인해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필터가 없는 어썸레이 제품은 차압이 발생하지 않아 기존에 설치된 공조 장치는 물론 신규 공조 장치에도 부착할 수 있다. 이러한 특장점 때문에 작년에 환경부가 지원하는 녹색 혁신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어썸레이 제품은 KOTRA 본사 9층, 이지스 자산운용의 오투타워, 공유 오피스 디캠프, 공유 주거 공간 맹그로브의 라운지 등에 설치돼 있다. 또한 국내 대형 전자업체 사업장에 시범 설치돼 있고 그린 리모델링 사업의 일환으로 하동군 이동형 모듈러 백신센터 및 여성 의원에 설치가 완료됐으며, 보건소에 설치를 앞두고 있다. 향후 해수 살균, 보안·산업용 검사 영상, 의료용 영상 등의 산업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필터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
어썸레이 3D 이미지
어썸레이 3D 이미지
어썸레이의 스마트 공기 살균‧정화 장치는 필터가 없는 제품이다. 필터 기능을 하는 집진판은 연 1~2회 세척을 통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고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구조를 통해 충분한 공기를 공급할 수 있다.

공조 장치에 직접 연결해 사용하므로 일반적으로 실내 공간에서 사용하는 공기 청정 제품보다 더 넓은 면적의 환기가 가능하며 기기 내부에서 미세먼지, 공기 부유 세균,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다.

최근 어썸레이의 기술은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공기 부유 세균, 바이러스 제거 성능 등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과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등의 시험 기관에서 광원에 의한 직접 제거와 집진부에 의한 간접 제거 성능 모두 99.9% 제거 효율의 공인 성적서를 확보했다. UV나 플라스마를 이용하면 필터를 함께 사용해야 할 뿐만 아니라 미량의 오존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는데 어썸레이 제품은 오존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창문을 열지 않고도 환기가 가능한 점도 이 기술의 특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여름과 겨울철의 냉난방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높아 탄소 중립 시대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솔루션으로 환기 장치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기존의 환기 장치는 바이러스의 내‧외부 확산 유입 위험이 있다면 어썸레이의 공기 살균·정화 장치는 상시 가동하는 환기 장치를 통해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다. 이는 병원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 건물의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유 주택에 설치되는 어썸레이 제품
공유 주택에 설치되는 어썸레이 제품
녹색 혁신 기업, 무엇이 성장을 저해하는가?

어썸레이는 실내 공기 질 개선이라는 사회 문제 해결형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나, 한국에선 인증과 시험 성적 요구 조건 등의 한계로 인해 제품의 실제 판매를 위한 인증이나 성적서를 획득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의 실내 공기 질 관련 법령은 실내 공기 질 관리법을 중심으로 건축법·주택법·학교보건법·산업안전보건법 등에서 다뤄지고 있고 법률별로 실내 공기 질 관리 대상을 정의하고 유지 관리 기준과 의무 권고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관리 대상 시설과 물질이 최근 들어 강화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관리 감독에서는 다소 부족한 부분을 느낄 수 있었는데 관리 대상 물질에 대한 측정 주기와 방법 등이 과연 건강한 공기를 담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에서의 우려다. 또한 실내 공기 질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신기술을 포용할 수 있는 제도인지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국의 실내 공기 질은 필터가 기반이 되지 않으면 시장에 진입할 수 없는 구조다. 성능 평가 기준이 필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한 공기는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와 세균 등 다양한 오염 물질을 포함한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실내 공기 질은 더 이상 미세먼지 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필터 기반이 아니라 다른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술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 기존의 공기청정기와 달리 필터나 팬이 없는 제품이 인증받기 위해서는 임시 방편으로 팬을 부착해 평가받는 등 새로운 인증이나 단체 표준에 포함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강한 공기는 강력한 규제와 관리 감독(수요), 혁신 기술의 개발과 사업화 촉진(공급)으로 지킬 수 있다. 환경 규제는 우리가 열망하는 환경 품질을 높이고 지키기 위해 존재하며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것이 속성이다. 최근 미세먼지와 코로나19 이슈로 실내 공기 질 관리 기준이 기존보다 엄격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시설 설치 후 운영 단계에서 초기 설치된 수준으로 성능이 유지되고 있는지, 관리 감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또한 다양한 문제 해결 기술이 개발됐을 떄 얼마나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때다.

이한경 에코앤파트너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