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은 수시로 승무원 브리핑실을 찾아 비행을 앞두고 준비 중인 운항·객실 승무원을 격려한다. 또 정비 격납고와 종합통제센터, 운송 현장 등을 순회하며 현장 직원의 노고를 치하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이러한 깜짝 방문은 대부분 회사에 알리지 않고 진행돼 왔다.
또한 조 회장은 신입 사원 수료식과 사내 대학인 정석대학 졸업식, 훌륭한 서비스로 고객의 감동을 이끌어 낸 직원을 시상하는 엑셀런스 어워드 등 임직원과 만날 수 있는 장소를 빠지지 않고 참여해 왔다.
대한항공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여행기를 공모하는 ‘직원 가족 여행기’ 시상식에도 매번 참석한다. 수상자인 직원 및 가족과도 긴 시간을 할애해 격의 없이 대화한다. 그가 직원과의 스킨십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일화 중 하나다.
조 회장은 현장에서 접한 얘기를 허투루 흘려듣지 않기로 유명하다. 임직원이 대표에게 바라는 것 중 하나가 마음을 달래주는 진정성이라는 점을 현장에서 배워서다.
객실 승무원이 기내 폭력과 성희롱 등 불법 방해 행위로 피해를 봤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개인 돈으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말 한마디로 대한항공은 기내 불법 방해 행위에 관해 적극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노동조합 챙기기도 잊지 않는다. 조 회장은 2017년 대한항공 사장에 취임한 직후 조종사노조와 조종사새노조, 일반노조 등 3개 조합을 찾아 발전적 노사 관계 정립을 위해 서로 노력하자고 대화의 물꼬를 텄다. 노조는 당시 파업을 앞두고 있었지만 조 회장과 대화를 나눈 후 예고된 파업을 철회했다.
생일을 맞은 임직원에 생일 축하 메시지와 커피 쿠폰을 전하기도 한다. 조원태 회장의 명의로 발송된 메시지에는 “늘 따뜻한 미소로 고객에게 전하는 당신이 있기에, 대한항공의 오늘이 있고 미래가 있습니다. 축복과 기쁨이 넘치는 생일, 사랑하는 분과 좋은 추억을 만드시기를 바라며 앞날에 언제나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편, 조원태 회장은 기본기를 갖춘 수송 물류 그룹 총수로 평가 받는다. 그는 2003년 8월 한진그룹 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담당으로 입사한 후 2004년 10월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팀,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경영전략본부, 화물사업본부 등 주요 분야에서 근무했다. 항공 물류 그룹 경영을 위한 기본을 다진 것이다.
항공 경영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춘 조 회장은 2009년 대한항공 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된 후 미국발 금융 위기와 신종플루 등으로 전세계 항공업계가 위기에 처했을 때 ‘위기를 기회로’ 삼는 역발상 전략으로 2010년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의 성과를 냈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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