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취임한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는 하나금융투자를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 대표가 제시한 주요 경영 키워드 중 하나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다. 이 대표는 하나금융그룹 글로벌 부회장직을 담당하며 그룹의 글로벌 투자 가이드라인 정립,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 정비 등 투명하고 체계적인 글로벌 사업 관련 인프라를 구축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정비해 지난해 하나금융그룹이 5400억원의 글로벌 순이익을 거두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 대표는 현재도 그룹의 글로벌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투자의 글로벌 전략 역시 그룹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하나금융그룹 윤리경영위원회를 담당해 왔다. 2018년 중국인민일보 인민망이 주관하는 사회적 책임 기업 ESG ‘올해의 인물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ESG 분야에 능통한 인물로 정평이 자자하다.
이 대표는 앞으로 하나금융투자의 ESG 경영을 강화함으로써 기후 위기와 지속 가능성이 투자 의사 결정의 핵심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하나금융투자가 더욱 두각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선 임직원들의 협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이 대표가 파격적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만큼 조직 내에서 다양한 소통 경영을 펼치는 이유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자필로 쓴 취임사를 통해 “보다 낮은 자세로 모든 임직원과 고객, 시장을 섬기는 모습으로 소통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직접 실천에 옮겨 눈길을 끌고 있다. 취임과 동시에 ‘도시락 미팅’이라는 소통 채널을 통해 부서장뿐만 아니라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또 이 대표는 임원들에게만 주어지던 ‘관용 차량 제공 제도’를 폐지했다. 여기에 투입됐던 비용을 임직원들이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일부 비용은 전기차 충전 시설을 도입하는 데 쓰기로 결정한 상태다.
내부 조직 문화와 복지 제도에도 작지만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존 ‘직원 주택자금 대여제도’를 직접 검토하고 수정해 무주택 직원들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개편했다.
또한 업무 간소화와 효율화를 위한 작업에도 착수했다. 취임 이후 분산된 업무 조정을 통해 업무 집중도를 향상시켰으며 노후 PC들을 전면 교체해 직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복장 완전 자율화’를 도입하는 등 근무 환경에 큰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초대형 IB 도약을 위한 외형 확장에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인 지난 4월 하나금융지주를 대상으로 4999억원의 유상 증자를 추진해 자기 자본을 ‘빅5 증권사’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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