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ESG 생존 전략]

보험업계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한화‧교보 등 대형사를 필두로 잇달아 탈석탄을 선언하는 한편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비재무적 투자 기준을 추가하는 등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거래 확산과 맞물리면서 ‘페이퍼리스(paperless)’ 열풍도 거세졌다. 흔히 ‘인지(人紙) 산업’으로 불리던 보험사가 모바일과 태블릿 PC를 활용해 종이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페이퍼리스는 ESG의 ‘E(환경)’에 기여한다.

‘지속 가능 경영’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제 ESG는 기업의 책임 요소를 넘어 생존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게 됐다. 한국의 대표 보험사 10개 기업의 ‘ESG 생존 전략’을 짚어 봤다.
롯데손해보험, 인쇄물 친환경 소재로 전환…투자 기준에 비재무적 요소 추가
롯데손해보험은 사외이사 지원 강화로 이사회 중심 경영을 확립하고 사회 공헌 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드라이브를 건다. 특히 지배 구조를 선진화하기 위해 이사회가 최고 의사 결정 기구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롯데손해보험은 대주주 변경 이후 관련 법령에 따라 이사회 총 5인 중 3인을 독립성이 확보된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도록 하고 월 1회 이상 개최해 이사회가 회사의 실질적인 최고 의사 결정 기구가 되도록 했다. 특히 모든 이사회 내 소위원회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해 실질적인 의사 결정이 독립성과 전문성에 기반해 이뤄지도록 했다.

여기에 이사회 구성원을 금융 전문가로 구성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다양한 주제로 교육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 총 4회에 걸쳐 교육을 진행했고 올해도 다양한 세션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롯데손해보험은 지속 가능한 ESG 실천 방안으로 ‘업을 통한 사회 공헌’ 전략을 수립, 보험 상품과 직접적인 연결을 통한 ESG 경영을 전개할 방침이다. 업계 최초로 출시한 소방관 보험 서비스가 대표적 예다. 그간 소방관들은 직업적 특수성으로 민영 보험의 사각지대에 있어 보험 가입이 어려웠다. 또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국가 유공자에 대해 보험료를 할인해 주기로 했다.

또한 고객에게 전달하는 약관·보험증권·DM 출력물 등 인쇄물과 임직원·고객용 다이어리 패키지 모두를 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을 획득한 친환경 소재로 전환했다. FSC 인증은 산림 생물 다양성 유지 등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친환경 종이에 부여된다.

투자 기준에도 비재무적 요소를 추가한다. ESG가 우수한 지속 가능 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친환경 자산 운용 전략을 수립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신규 투자 심사 항목에 기업의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적정한 지배 구조 등 비재무적인 요소를 포함할 예정이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