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 산불/사진=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불/사진=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산불로 수만 명의 주민이 대피하고, 집이 불에 타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패리스 힐튼, 맨디 무어 등 여러 유명인의 집도 포함됐다.

AP통신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8일(현지 시각) 오전 10시 30분경 LA 서부 해안가 부촌인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산불이 시작됐다. 이 불은 순간 최대 속도 160㎞/h에 달하는 국지성 돌풍 ‘샌타 애나’를 타고 급속히 확산하며 110㎢의 면적을 태웠다. 현재까지 10만 명이 대피 명령을 받았으며, 5명이 사망했다. 약 3만 개의 건물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우 빌리 크리스탈은 45년간 거주한 집이 불에 탔다고 밝히며 “이곳은 자녀와 손자들을 키워 냈고, 사랑으로 가득한 추억의 장소”라고 전했다. 패리스 힐튼의 말리부 집도 불에 탔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집이 불타고 있는 모습을 TV로 지켜보는 것은 끔찍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영화 스타워즈에 출연한 배우 마크 해밀도 아내와 함께 말리부 집에서 긴급 대피했다고 밝혔으며, 영화 위플래시 주인공 마일스 텔러도 이번 화재로 집을 잃었다.

파사데나 근처 알타데나 동네에서 집을 잃은 맨디 무어는 “아이들의 학교가 사라지고,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이 무너졌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모든 것을 잃었다”며 “나는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제니퍼 애니스톤, 브래들리 쿠퍼, 톰 행크스, 리즈 위더스푼, 아담 샌들러, 마이클 키튼 등 할리우드 스타들 다수가 피해 지역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 여파로 할리우드에서도 각종 일정이 취소하거나 연기됐다. 영화 ‘베터 맨’, ‘라스트 쇼걸’ 시사회와 AFI 어워드 일정이 취소됐으며, 오스카 후보 발표도 19일로 이틀 연기됐다.

ABC 방송은 ‘그레이 아나토미’, ‘닥터 오디세이’, ‘지미 키멀 라이브’ 제작을 중단했으며, 워너브라더스는 버뱅크 스튜디오의 제작을 멈췄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테마파크도 강풍과 화재로 하루 동안 운영을 멈췄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화재를 비상사태로 선포하고, 주 방위군과 소방 인력을 투입해 진화 작업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연방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은 1994년 노스리지 지진 이후 LA에서 발생한 최악의 자연재해로 평가받고 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