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ESG 인증 3000억원 후순위 채권 발행

[보험사 ESG 생존 전략]

보험업계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한화‧교보 등 대형사를 필두로 잇달아 탈석탄을 선언하는 한편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비재무적 투자 기준을 추가하는 등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거래 확산과 맞물리면서 ‘페이퍼리스(paperless)’ 열풍도 거세졌다. 흔히 ‘인지(人紙) 산업’으로 불리던 보험사가 모바일과 태블릿 PC를 활용해 종이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페이퍼리스는 ESG의 ‘E(환경)’에 기여한다.

‘지속 가능 경영’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제 ESG는 기업의 책임 요소를 넘어 생존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게 됐다. 한국의 대표 보험사 10개 기업의 ‘ESG 생존 전략’을 짚어 봤다.
미래에셋생명, ‘ESG 승부수’…“종이 없는 보험사 탈바꿈”
미래에셋생명이 종이 없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고 사회적 책임 관련 채권을 발행하는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문화에 앞장서고 있다.

우선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말 보험업계 최초로 문서 편철을 모두 폐지하며 100% 종이 없는 업무 환경을 구축했다. 보험과 대출 등 업무 문서를 모두 전자 문서로 전환하고 전자 증명서와 전자 위임장을 통해 모바일에서 서류를 주고받는 등 페이퍼리스 시스템을 마련했다.

예를 들어 고객 창구를 찾은 소비자는 직원과 함께 디지털 터치 모니터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상담하고 디지털 신청서를 작성한다. 고객에게 교부하는 문서도 모바일을 통해 곧장 전송한다. 또 관공서 서류 등 고객의 증빙 서류도 행정안전부 전자 증명서 시스템과 연계해 모바일에서 바로 발급받아 제출할 수 있고 대리인 업무도 전자 위임장을 통해 종이 없이 처리한다.

이와 함께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사 최초로 ESG 인증을 받은 후순위 채권 발행에 나선다. 올해 4월까지 3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ESG 채권은 사회적 책임 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특수 목적 채권이다. 녹색 채권, 사회적 채권, 지속 가능 채권으로 분류되는데, ESG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은 ESG 관련 부문에만 사용해야 한다. ESG 채권 발행 성공이 곧 발행사들의 ESG 활동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ESG경영위원회도 발족했다. ESG경영위원회는 기존 경영위원회의 역할에 ESG 관련 연간 계획 수립과 이행 실적 보고,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승인 등 ESG 추진에 관한 사항을 추가했다. ESG 경영의 실질적 관리 감독 역할을 하게 된다.

한편, 미래에셋생명은 올해를 지속가능경영 원년으로 선포하고 재무적 성과와 비재무적 가치의 균형을 조화롭게 운영할 것을 다짐했다. ESG 경영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고, 사회적 인식과 제도 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소비자보호, 친환경, 건전한 노사관계, 사회공헌 등 업무 전반에 가치를 제고하고, 신뢰도를 높여 새로운 경영문화를 안착시킬 예정이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