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화보]프로 골퍼나 아마추어 골퍼나 연습만이 살길
아 또 준우승
박현경 선수가 마지막 4라운드에서 1번 홀 티샷을 하고 있다. 박 선수는 세 개 대회 연속 준우승에 그치며 다소 실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제주의 거친 바람을 헤치고 자란 소녀 골퍼는 비로소 ‘행운의 언덕’에서 골프 퀸의 자리에 올랐다. 지난 6월 24일부터 나흘간 포천힐CC(파72·6610야드)에서 열린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21(총상금 7억 원)’에서 데뷔 5년 차 무명의 임진희(23) 선수가 4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컵에 키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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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제 퀸이다
무명의 설움을 떨치고 우승컵에 키스하고 있는 임진희 선수

마지막 라운드를 선두에 5타 뒤진 4언더파로 시작한 그는 16번 홀까지 4타를 줄이며 8언더파로 선전하고 있었다. 이윽고 17번 홀에서 12m에 가까운 긴 퍼트를 성공, 공동 선두에 오르더니 18번 홀, 1.2m짜리 천금 같은 버디를 잡아내며 단숨에 10언더파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치며 클럽하우스 챔피언이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가 최종 우승자가 될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마 임 선수 자신조차도 그랬을 터였다. 왜냐하면 18번 홀이 445m 파5 롱 홀로 웬만큼 거리가 나는 선수라면 투 온이 가능해 지난해 우승자 김지영2 선수가 그랬던 것처럼 이글까지 가능한 코스 세팅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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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도 우승자 김지영2, 박현경, 장하나 선수가 5번 홀 티샷 후 이동하고 있다

17번 홀까지 선두에 한타 뒤진 9언더파를 치고 있는 선수는 모두 네 명이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챔피언십 2연패의 박현경, 아이언의 달인 베테랑 이정민, 아시안 게임 은메달리스트 정윤지, 3라운드 11번 홀 홀인원을 기록한 김새로미 선수였다. 네 선수 중 한 선수만 버디 퍼트를 성공해도 바로 연장전이다. 하지만 18번 홀은 결코 이들 네 선수 누구에게도 버디를 허락할 용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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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힐스CC 시그니처 홀인 가든 7번 홀에서 선수들이 그린 플레이를 하고 있다.

임 선수는 우승자 인터뷰에서 연습을 많이 하느냐는 질문에 조금의 망설임 없이 “그렇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 열두 시간을 연습하는 속칭 ‘연습 벌레’다.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m 거리에서 6개, 2m 거리에서 6개 모두 12개의 퍼트를 연속해서 한 번에 성공”할 때까지 공을 굴리고 또 굴린다고 말했다. 그에게 연습은 우승을 향한 수단이기 이전에 투어프로 골퍼로서 생존을 향한 끝없는 몸부림이었던 셈이다. 이런 그의 노력에 ‘행운의 언덕’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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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열보일러 뭐지?
대열보일러 소속 김새로미 선수가 우산을 받쳐 들고 그린으로 이동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우승을 향한 선수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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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정민이야
아이언 샷 잘 치기로 유명한 이정민 선수가 18번 홀에서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버디 퍼트에 실패해 오랜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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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하자. 정말!
18번 홀 그린에서 전예성 선수가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다. 마지막 날 3타를 잃으면서 경기를 마쳤다. 퍼터 무게를 맞추기 위해 퍼터 바닥에 납 테이프를 붙인 모습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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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예쁜 거죠
박결 선수가 13번에서 서드 샷을 한 후 날아가는 볼을 바라보고 있다. 박선수는 이 홀에서 가볍게 버디를 잡았다..

이승재 기자 fotolee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