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사업 이끄는 그라운드X…카카오스타일·카카오VX로 패션·골프 시장도 진출

[비즈니스 포커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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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3위’ 자리를 두고 다투던 정보기술(IT) 대장주들의 경쟁은 일단 카카오의 탈환으로 굳혀진 듯하다. 최근 들어 카카오의 주주들은 연달아 예정된 카카오 자회사들의 상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의 상장이 카카오의 기업 가치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몰라서다.

카카오의 금융 자회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오는 8월 잇달아 상장에 나선다. 게임 자회사 카카오게임즈도 신작 게임 ‘오딘 : 발할라라이징’의 인기에 힘입어 시가총액이 급증해 코스닥시장 3위에 자리 잡았다. 자회사들의 잇단 활약으로 카카오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모빌리티·엔터테인먼트 등 이미 시장에 자리 잡은 자회사들 말고도 카카오에는 아직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회사와 손자회사들이 많다. 이들은 향후 카카오의 기업 가치를 유지해야 할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카카오의 ‘IT 대장주’ 방어전 전면에 선 자회사·손자회사들

카카오 블록체인 사업의 핵심, 그라운드X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 사업을 주도하는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G’의 자회사다.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 갈 신기술로 최근 꼽히는 것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이다. 라이벌인 네이버가 손자회사인 제페토를 통해 메타버스에 한 걸음 앞서 있다는 평을 듣는다. 반면 카카오는 블록체인 사업에서의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이러한 역할의 중심에 선 것이 그라운드X다.

카카오는 블록체인을 미래의 핵심 기술로 정의하고 그라운드X를 통해 블록체인이 다음 생태계의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그라운드X는 이듬해인 2019년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메인넷을 정식 출시했다. 이를 통해 전략적인 파트너를 확보하고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기획형 비앱의 론칭을 통해 클레이튼 생태계를 구축한다. 클레이튼을 공동 운영하는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에는 LG전자·GS홈쇼핑 등 한국 기업들과 해외 기업들이 합류해 있는데 최근엔 신한은행이 금융권에서는 이례적으로 합류했다.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은 클레이튼의 기술과 사업 등에 관한 주요 의사 결정과 합의 노드 운영을 담당한다.

그라운드X는 6월 24일 이른바 ‘카카오코인’이라고 불리는 클레이가 글로벌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클레이는 카카오 싱가포르 특수목적법인 클레이튼이 발행한 암호화폐로 카카오블록체인 서비스에서 기축 통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라운드X 측은 “글로벌 생태계 확대와 접근성 강화를 위해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상장으로 다국적 개발자와 서비스 기업들이 클레이를 획득할 수 있는 방안이 확대됐다.

예술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그라운드X는 가상 자산 지갑인 클립에서 미술 작품과 굿즈 등 여러 디지털 작품을 전시·유통하는 ‘클릭 드롭스’를 7월 중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작가들의 예술 작업물을 그라운드X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에 기록해 디지털 작품화한 뒤 클립 드롭스에서 전시, 유통하는 형태다. 클립 드롭스는 카카오톡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구매 유도에 용이하고 통합 전시와 참여 활동을 연계해 작품에 대한 이용자의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게 그라운드X 측의 설명이다.

패션 플랫폼 '절대강자' 될 카카오스타일
카카오의 ‘IT 대장주’ 방어전 전면에 선 자회사·손자회사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대되면서 패션업계가 온라인 쇼핑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가 뛰어들면서 온라인 패션 플랫폼 시장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카카오는 지난 4월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지그재그’를 인수했다. 2015년 출시된 지그재그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선호 쇼핑몰, 관심 상품, 구매 이력 등에 따른 개인 맞춤형 추천 상품을 제공하는 패션 플랫폼이다. 1030대 충성 고객을 대거 확보하며 2021년 연 거래액 1조원을 바라보는 등 여성 패션 플랫폼 중 거래액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그재그 인수로 단숨에 패션 플랫폼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카카오는 쇼핑 앱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과 카카오커머스에서 인적 분할된 스타일사업부문의 합병 절차를 끝마쳤다. 7월 1일부터 새로운 사명 ‘카카오스타일’로 패션 시장 점령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 공동체로 편입된 카카오스타일은 카카오로부터 1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카카오의 기술력과 플랫폼, 다양한 사업 분야와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글로벌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으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카카오스타일의 대표는 크로키닷컴을 이끌었던 서정훈 대표가 그대로 맡는다. ‘지그재그’를 연 거래액 1조원을 바라보는 한국의 대표 패션 플랫폼으로 만드는 등 산업 전반의 혁신을 주도했던 사업 역량을 뷰티·리빙 등 스타일 전 영역으로 확장한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개인화된 스타일을 추천하는 한국 서비스 고도화는 물론 글로벌 사업까지 직접 이끌 계획이다. 지그재그는 서비스명을 그대로 이어 가며 패션 큐레이션 서비스 ‘카카오스타일’은 ‘패션 by Kakao’로 서비스명을 변경한다. 서정훈 대표는 “카카오스타일은 개인화와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스타일 커머스 생태계를 만들고 산업의 성장을 주도해 나가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골프 시장에도 발 들였다, 카카오VX
카카오의 ‘IT 대장주’ 방어전 전면에 선 자회사·손자회사들
카카오VX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다. 스크린골프, 골프 용품 판매, 골프 예약 플랫품, 골프장 위탁 운영 등 골프와 관련된 사업과 AI 기반의 홈 트레이닝 등 스포츠와 IT를 결합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 중이다. 그중 핵심은 골프 시뮬레이터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판매하고 골프장과 위탁 계약을 체결해 운영하는 것이다. 2019년에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한 골프 예약 플랫폼 ‘카카오골프예약’ 앱을 론칭했다.

카카오VX는 카카오게임즈의 ‘알짜 자회사’로 분류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규모로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의 스포츠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2030세대 중에도 골프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카카오VX의 잠재력을 갈수록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