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황승택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이익 개선폭 큰 미디어, 호텔·레저, IT·하드웨어 유망”

[스페셜 리포트] 1위 증권사의 증시 전망
(사진)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1969년생. 1995년 카이스트 전산학과 졸업. 1997년 카이스트 전산학 석사. 1995년 삼성전자 기간네트워크사업부 통신 시스템 설계. 2002년 현대증권(현 KB증권) 애널리스트. 2008년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2019년 하나금융투자 글로벌 리서치 총괄. 2021년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현). /서범세 기자
(사진)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1969년생. 1995년 카이스트 전산학과 졸업. 1997년 카이스트 전산학 석사. 1995년 삼성전자 기간네트워크사업부 통신 시스템 설계. 2002년 현대증권(현 KB증권) 애널리스트. 2008년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2019년 하나금융투자 글로벌 리서치 총괄. 2021년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현). /서범세 기자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12월 리서치를 이끌 수장으로 황승택 센터장을 임명했다. 황 센터장은 하나금융투자의 베스트 증권사 1위 자리를 지켜냈다. 황 센터장은 “올 하반기 코스피 밴드는 3050~3600 정도로 예상된다”며 “가치주·성장주를 구분하기보다 실적주와 비실적주 간 차별화에 중점을 두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코스피지수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리와 환율 등 수급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접종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 긍정적입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여전히 일시적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백신 상용화에 따라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중 비경기적 요소인 메디케어 항목의 기여도가 낮아진다면 전반적 PCE 물가의 상승세는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요. 시장이 우려하는 부분인 비용 상승을 동반한 인플레이션 급등 가능성도 낮아진 상황이죠.

제조업 기업에 부담이던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화도 관찰되고 있습니다. 코스피지수가 최근 상승 조짐을 보이는 이유죠.”

하반기 한국 증시는 어떻게 전망합니까.

“올해 시중 금리는 상승하겠지만 10년 전과 달리 금리가 경제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8년처럼 수출이 급감할 가능성도 낮아 보입니다. 2010년과 같은 지수 흐름과 이익 추정치의 상향 조정이 기대됩니다. 미국의 성장률 독주 현상이 올 3분기부터 완화하면서 중국과 유럽의 수출 개선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요.

과거 중국과 유럽의 수출이 증가할 때 한국 수출의 기저 효과도 컸죠. 올해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는 현재 약 145조원에서 3분기 말 최대 152조원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의 주가수익률(PER)은 과거 순이익 증가 국면의 PER 상단에 해당하고 약 16배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 업종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3분기까지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견조하겠지만 4분기부터 상대적 비수기가 예상됩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서버와 모바일 수요가 관건입니다. 미·중 무역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각국에서 각자도생 차원의 대규모 반도체 설비 투자를 전개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대형주보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을 공급하는 중소형주에 상대적으로 성장의 기회가 많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반기 유망 업종이 궁금합니다.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 갈 수 있는 업종에 주목해야 합니다. 미국 장·단기 금리 차의 흐름을 기준으로 보면 지금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시점으로 판단됩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의 특징 중 하나가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한국 증시에서 업종 또는 종목별 주가의 차별화가 심했죠. 코스피 내에서 차지하는 매출과 순이익 비율이 동반 상승하는 종목군의 연평균 PER이 월등히 높았다는 점이 이를 증명합니다.”

투자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합니까.

“올해 경기 개선과 인플레이션 기대로 대부분 업종의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매출이 증가하는 국면에서 영업이익률 개선 정도는 업종별로 차이가 있어요.

과거 매출 증가 국면에서 영업이익률 개선 폭이 큰 업종 중 올 상반기와 하반기 두 지표의 전망치를 고려해 선별하면 미디어, 호텔·레저, IT·하드웨어가 좋아 보입니다.

2~3월과 달리 주요국의 집단 면역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인구 이동량 증가가 관찰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최근 자동차와 항공 등 여행 관련주가 로테이션 장세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죠.

아직 이들 섹터의 이익 추정치의 추세적 반등이 관찰되지 않고 있지만 여행 관련주는 국가 간 상관관계가 높고 자동차도 해외 판매에 영향을 받습니다. 선진국의 집단 면역 시기가 다가올수록 하반기 이들 산업의 이익이 추세적 개선 움직임을 보일 겁니다.”
(사진)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서범세 기자
(사진)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서범세 기자
공모주 관련 투자 포인트도 짚어주세요.

“하반기 기업공개(IPO)의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이 상장 심사를 진행 중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한화종합화학·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예비 심사를 준비하고 있죠. 늦어도 올해 안에 이들 기업의 상장 일정이 모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올해 IPO 시장은 사상 최대 흥행의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요. 하반기 IPO 예정 기업들의 장외 시가 총액은 66조원 수준으로 집계됩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KB금융 등 기존 금융그룹의 시총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익이 뒷받침되는 대형 기업들인 만큼 상장 뒤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커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반기 글로벌 경제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선진국 주도의 경제 정상화 과정이 전개되고 있어요. 백신의 상용화로 주요국을 중심으로 경제 활동 재개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선진국은 하반기 이후 코로나19 이전의 경제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백신의 선진국 독점 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재정 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의 경기 위축과 금리 인상 가능성이 테일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증시 전망은 어떻습니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물가 상승이 수요 견인형, 즉 기업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인식돼야만 미국 주식이 다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 겁니다. 이와 관련해 수요 견인형 전환을 위한 필수 조건은 이미 갖춘 상황입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가계의 저축률이 하반기에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기업들의 이연된 투자 수요가 실제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2000년 이후 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수익률과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을 보면 이익이 증가했던 해의 S&P500지수 평균 수익률은 11%였습니다. 미국 증시의 상승 확률을 약 80%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망 종목을 추천해 주세요.

“애플이 가장 좋아 보입니다. 올가을 ‘아이폰13’ 출시 등 견고한 수요의 추이를 고려하면 하반기 시장 대비 아웃퍼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올해 경기 회복세를 바탕으로 기업들의 IT 비용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기업의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겁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대표 사업자인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시장 확대의 대표 수혜주로 꼽힙니다. 견고한 외형 성장과 마진 개선이 기대됩니다.”

중국 증시 전망도 궁금합니다.

“하반기 중국 증시는 지난해 팬데믹(세계적 유행) 이후 셋째 상승장에 돌입할 겁니다. 이번 상승은 유동성이 아닌 내수의 2차 반등과 재정 정책, 설비 투자 사이클이 주도할 겁니다. V자가 아닌 U자형 지수 상승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낮고 길게 늘어지는 상승 흐름이 예상됩니다.

대면(컨택트) 서비스업과 화장품 등 경기 소비 민감 업종이 유망해 보입니다. 반도체 장비, 전기차 밸류 체인, 신재생에너지, 5세대 이동통신(5G), 외식 등의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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