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c 뒷면. /구현화 기자
iMac 뒷면. /구현화 기자
흔히 데스크톱을 떠올려보면, 모니터와 본체, 스피커, 키보드와 마우스까지 크고 무거운데다 거추장스러운 모습이 연상된다. 본체 곳곳에 수북하게 꽂힌 전선과 팬 돌아가는 소음까지, 책상의 복잡스러움을 더해주는 건 덤이다.

사실 기자는 데스크톱을 쓰지 않은 지 오래됐다. “노트북 하나로 되는 세상에 데스크톱이 뭐 필요해?”라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 이번에 일주일 써본 2021년형 iMac은 그런 편견을 모두 깨주었다. 우선 무거운 본체가 따로 없고, 인테리어 소품 같은 미니멀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M1칩 탑재로 부품 공간이 감소했기에 디스플레이와 스피커가 한 몸에 합쳐져 편리한데다, 성능 대비 169만원의 가격으로 경제성도 높은 편이다.

우선 받아보았을 때 먼저 외형적으로 모니터 디스플레이의 컬러감에 감탄했다. 역시 디자인은 애플이다. 올해 출시된 iMac은 전작보다 색상이 더 다양해졌다. 옐로우 색상을 받았는데, 놓아둔 책상이 다 화사해지는 느낌이다. 전선들도 모니터와 같은 옐로우 색상으로 통일되어 깔끔한 느낌을 준다. 24인치의 시원한 모니터에 4.5K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화질 또한 업그레이드됐다.

전선은 딱 두 개다. 본체에 연결하는 전원 어댑터 플러그 선 하나, 본체 후면과 마우스 및 키보드 등을 연결하는 선 하나다. 데스크톱 하면 생각나는 잡다한 선을 최소화해 심플해졌다. 애플 특유의 상대적으로 작은 키보드와 마우스패드도 심플함을 강조해준다.

그렇다면 성능은? 이번에 애플이 새로 개발한 고성능 M1칩이 탑재돼 사진의 해상도가 높고 동작도 매우 빠르다. 진가는 고해상도 사진을 포토샵할 때 진가가 나타난다. 기자가 고해상도 사진을 열어보았을 때, 노트북에서 띄울 때 버벅이던 고해상도 사진이 iMac에서는 금세 나타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붉은색과 노란색이 더 분명하게 나타나면서 쨍한 느낌이 난다.
iMac 디스플레이와 일반 노트북 디스플레이 비교. /구현화 기자
iMac 디스플레이와 일반 노트북 디스플레이 비교. /구현화 기자
영상도 마찬가지다. 디즈니에서 나온 4K HDR 영상을 틀어보니 클릭을 누르자마자 매우 빠르게 실행됐고, 버벅임이 없었다. 4K 영상 5개까지 동시재생이 가능하단다. 기존 인텔 칩에서는 더 고가의 모델에서 느낄 수 있는 성능을 M1칩이 구현했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직접 영상편집을 시도해 봤을 때, 4K 영상 편집 여러 개를 띄워도 느리다는 느낌이 없었다.

별도의 스피커 필요 없이 내장 스피커로도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가 구현되는 등 사운드 시스템도 짱짱한 편이다. 모니터의 아랫면에 여러 개의 우퍼가 내장돼 있기 때문이다. 애플에 따르면 우퍼가 양쪽에 2개씩, 중고음역대 우퍼도 1개씩 들어가 총 6개의 우퍼가 있다. 우퍼들이 진동을 막아줘 컴퓨터 스피커로는 구현되지 않았던 수준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 팬이 도는 소음이 들리지 않는 것이 큰 장점이다. 그래서 장시간 써도 피로감이 없다. 또 화면이 꽤 넓어 반으로 나누어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모니터 두 대를 둘 필요가 없다. 모니터가 커도 본체가 없어 자리를 크게 안 차지하기 때문에 공간 활용에도 좋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제품을 이동할 때 들어보면 얇은 두께에 비해 무게는 꽤 상당하다는 것. 이는 본체를 모니터에 합쳤기에 어쩔 수 없어 보인다. 책상 한 군데에 고정해서 쓰는 게 아무래도 가장 좋다.

또 당연하겠지만 아이폰 유저가 아니라면 제품 호환 부분에서 아쉬울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와 앱스토어, 아이폰과 연결된 통화 및 메모장 앱 등을 모두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폰을 쓴다면 제품의 다양한 기능을 200%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iMac 앞면. /구현화 기자
iMac 앞면. /구현화 기자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