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공모가 할인 여부 주목

카카오페이는 지난 2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16일 공시했다. 이로써 카카오페이가 낸 증권신고서는 효력이 정지됐다. 청약일 등 전반적인 증권 발행 일정이 바뀔 수도 있다. 정정 증권신고서 제출이 늦어질 경우 반기 실적을 반영해야 해 청약 일정이 9월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이달 29~30일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다음달 4~5일 일반 청약을 계획해놓고 있던 상태다.
금감원은 카카오페이가 낸 증권신고서에 대해 중요사항이 기재되지 않았거나 표시 내용이 불투명해 투자자에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어 정정을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최근 공모주 시장에 투자금이 대거 몰리는 가운데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자 금융 당국이 카카오페이의 증권신고서를 좀 더 엄밀하게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증권신고서에 희망 공모 규모를 1조710억~1조6320억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을 8조2131억~12조5152억원으로 제시했다. 미국 페이팔과 스퀘어, 브라질 파그세구로 등 외국 금융 플랫폼 기업 3곳을 비교 대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했다.
금감원이 ‘공모가가 높다’는 식으로 직접적인 시장 개입을 하지 않았지만, 공모가 산정 과정 등 공모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역을 지적할 수 있어 카카오페이가 공모가를 낮춰 정정신고서를 제출할지 주목된다. 앞서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던 게임업체 크래프톤과 체외 진단 기업 SD바이오센서는 금감원 정정 요구 이후 공모 희망가액을 낮춘 바 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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