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신세계와 지분 교환으로 협력 강화…하반기 네이버 이끌 성장 동력 될 것

[비즈니스 포커스]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네이버 본사.(/한국경제신문)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네이버 본사.(/한국경제신문)
네이버는 올해 2분기 전통적인 수익원이었던 서치 플랫폼(검색·디스플레이 광고) 이외의 신사업이 전체 매출의 50%를 돌파했다.

동시에 2분기는 ‘커머스’의 활약이 돋보였던 시기였다. 커머스는 브랜드 스토어 확대와 중소사업자(SME)들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2.6% 증가한 3653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에 입점한 브랜드스토어는 450여 개로 확대되며 전년 동기 대비 거래액이 5배 늘었다.

커머스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네이버는 물류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유행) 시대의 물류는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소상공인 편의 위한 풀필먼트 마련
 네이버의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인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 (/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인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 (/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물류 시스템 강화 전략의 첫째는 ‘판매자의 편의를 강화하는 것’이다. 핵심은 풀필먼트의 구축이다. 풀필먼트는 물류 전문 업체가 판매자 대신 주문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고 배송까지 마치는 방식이다. 판매자는 물류에 신경을 쓰지 않고 오로지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다.

네이버는 7월 13일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인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를 열었다. NFA는 SME와 풀필먼트 스타트업을 상호 연결하고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물류 데이터 분석, 사업자별 물류 수요 예측의 기능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NFA에는 논브랜드부터 냉동·냉장 특화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 역량을 갖춘 7개의 풀필먼트 업체(CJ대한통운·아워박스·위킵·파스토·품고·딜리버드·셀피)가 함께 참여하며 향후 더 확대할 계획이다. 해당 업체들은 스마트스토어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연동 등을 통해 네이버와 꾸준히 협력하며 SME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 왔다.

풀필먼트 서비스는 포장·배송·재고 관리뿐만 아니라 불량품 검수, 반품 처리, 사용자 고객만족(CS) 등 물류 전반에 대한 리소스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정보 부족과 낮은 판매 단가, 소규모 물량 등의 이유로 풀필먼트를 활용하지 못하는 판매자가 많았다. 특히 소상공인 판매자들에게 풀필먼트는 ‘그림의 떡’이었다.

네이버는 새롭게 열리는 NFA를 통해 SME가 자신의 스토어에 맞는 풀필먼트 업체를 직접 찾고 서비스도 문의할 수 있어 물류 방식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상품 포장부터 택배 발송까지 풀필먼트 서비스에서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주문 마감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지고 상품 배송 기간은 단축된다.

향후 네이버는 NFA를 중심으로 AI 기반의 수요 예측, 물류 데이터 어드바이저 등의 서비스 고도화를 검토 중이다. 올해 안에 SME와 물류사가 직접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톡톡 기능을 추가한다. 물류사별 출고 물동량과 배송 현황 등 다양한 물류 현황과 함께 풀필먼트 업체 선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출고율·배송률·판매자 리뷰 등의 지표도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 사업개발 김평송 책임리더는 “NFA를 통해 45만 스마트스토어의 사업 규모와 상품 특성에 따라 각각 최적화된 온디맨드 물류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물류 생태계에도 다양성을 더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 스타트업과의 시너지 방안도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빠른 배송부터 장보기까지…확 달라질 네이버의 물류 생태계

20만 평 규모의 물류센터로 ‘익일 배송’ 강화
네이버와 이마트는 ‘지역명물 챌린지’ 프로젝트로 협력을 시작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와 이마트는 ‘지역명물 챌린지’ 프로젝트로 협력을 시작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둘째 전략은 ‘타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배송 인프라 확대’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CJ대한통운과, 지난 3월 이마트·신세계백화점과 지분 교환을 통한 ‘혈맹’을 맺었다. 한국 1위 택배 기업과 유통 공룡과의 협력을 통해 배송의 질을 높이고 다양한 품목을 스토어에 입점시킬 수 있게 됐다.

최근 양 사와의 협력의 결과물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그간 네이버의 약점으로 지적된 ‘빠른 배송’ 등은 CJ대한통운과의 협력으로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7월 21일 CJ대한통운과 함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중심으로 빠른 배송 서비스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양 사는 네이버 판매자 중심의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하고 인프라를 확대한다. 또 AI 기반의 물류 인프라 구축과 솔루션 개발, 로봇 기술을 이용한 물류 테크를 강화해 다양한 배송 체계 구축에도 속도를 높인다.

양 사는 기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중심으로 운영해 온 곤지암·군포·용인 풀필먼트 센터에 이어 추가로 66만1157㎡(20만 평) 규모 이상의 풀필먼트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제공해 오던 익일 배송 서비스를 내년부터 46만 스마트스토어로 확대될 계획이다. 특히 생필품과 신선식품 등 ‘빠른 배송’이 필요한 상품군에 대해서는 당일 배송과 새벽 배송도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양 사가 새롭게 구축하는 풀필먼트 센터는 AI·로봇·클라우드 등 차세대 미래 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 물류 거점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네이버 AI 기술인 클로바를 바탕으로 물류 데이터 솔루션 컨트롤 타워를 구축해 물류 수요 예측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창고 할당, 자동 입고 예약 등 물류 전반의 프로세스에도 AI 기술을 적용해 풀필먼트와 배송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한 네이버 랩스의 로봇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물류 테크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이마트와의 첫째 협업으로 ‘SME 사업자 브랜드화’에 착수한다. 네이버는 7월 19일 이마트와 함께 푸드윈도의 우수한 지역 명물을 발굴해 브랜드 상품으로 개발, 오프라인 유통 가능성에 도전하는 ‘지역명물 챌린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네이버 푸드윈도의 ‘지역명물’ 코너에는 맛집 대표 메뉴를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밀키트 제품들이 입점돼 있다. 네이버와 이마트는 2000여 개에 이르는 지역 명물 상품 데이터베이스 중 신청·심사를 통해 경쟁력 있는 SME 상품을 선발하고 이마트 피코크 상품개발팀과 함께 ‘인생맛집’ 브랜드 상품으로 별도 출시한다.

‘장보기’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정돼 있다. 한성숙 네이버 사장은 “이마트와의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선식품 장보기”라며 “4분기에는 네이버 내 이마트 장보기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온·오프라인 커머스 시너지를 본격적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CJ대한통운과 이마트 등 네이버는 타사와의 협력을 통해 배송을 강화하고 약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가 자신의 사업 형태에 따른 물류 방식을 선택하고 구상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의 풀필먼트 플랫폼인 NFA를 구축한데 이어 익일 배송과 당일 배송 등 상품의 배송 속도도 전국을 대상으로 빠르게 높일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동시에 생필품과 식재료에서부터 명품에 이르기까지 상품의 카테고리도 확대하게 됐다.

물류 시스템은 향후 네이버를 이끌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네이버 커머스는 풀필먼트 플랫폼 NFA를 기반으로 당일 배송이 확대되고 네이버페이의 후불 결제가 적용되면서 높은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