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환원 제철소’ 개발 나선 포스코…현대제철도 온실가스 저감 위해 적극 투자

[비즈니스 포커스]
(사진)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
(사진)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
포스코(258,000 -0.58%)·현대제철(34,050 -2.99%) 등 철강업계가 ‘온실가스 배출 업종’의 꼬리표를 떼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1kg의 철강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2.0~2.5kg의 탄소 배출이 불가피하다. 철광석을 녹이는 고온의 용광로(고로)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 등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제철소 온실가스 발생 저감과 환경 개선을 위해 4900억원을 투입한다. 포스코는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 기술인 ‘수소 환원 제철 기술’ 개발에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온실가스 배출 없는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을 상용화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자체 달성한다는 목표다.

포스코, 부생가스로 전력의 91% 자체 생산

포스코는 철강 공정의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을 바탕으로 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힘을 쏟고 있다.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제철소의 연료로 재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철강 제품 생산 시 용광로 등에서 발생하는 메탄·황·질소·이산화탄소 등이 주성분인 부생가스를 공정용 에너지원으로 회수해 사용하거나 자가발전에 활용하는 식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는 부생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자가발전 설비를 통해 사용 전력의 91.0%를 자체 생산했다.

포스코는 철강 생산 과정의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철강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철 1톤을 만드는 데 약 600~700kg의 부산물이 발생한다. 포스코그룹은 부산물의 약 98.8%를 재활용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석탄을 용광로에 넣기 위해 코크스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검정색의 끈끈한 찌꺼기인 콜타르다.

포스코케미칼(162,000 +1.25%)은 콜타르에서 ‘침상(바늘 모양의 조직) 코크스’를 제조하고 이를 이용해 음극재의 원료인 인조 흑연을 생산할 계획이다. 음극재는 양극재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다.

포스코가 최근 들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수소 환원 제철’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해 저탄소 사회를 이끈다는 목표를 세웠다. 용광로 생산 체제에 기반한 아시아 철강사 중 탄소 중립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첫 사례였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21일 조직 개편과 정기 임원 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산업가스·수소사업부’와 제철 기술 개발 조직인 ‘저탄소공정연구그룹’을 각각 신설했다.

포스코는 2050년 ‘탄소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 20%, 2040년 50% 탄소 감축이라는 중·단기 목표와 함께 단계적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1단계 방안으로 에너지 효율 향상과 경제적 저탄소 원료로의 대체를 추진한다. 2단계로는 스크랩 활용의 고도화와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3단계에서는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수소 환원 제철소’를 구현할 계획이다. 205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총 10조원을 투자한다.

수소 환원 제철은 쇳물 생산을 위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하는 ‘환원제’를 기존 석탄 대신 수소로 대체하는 친환경 공법을 뜻한다. 포스코는 이미 고유 기술인 파이넥스 공정을 활용해 25% 수준의 수소 환원을 진행한 노하우를 지녔다. 포스코는 또한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LNG를 이용해 연간 7000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3500톤의 부생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수소 생산 설비. /포스코 제공
(사진)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수소 생산 설비. /포스코 제공
‘수소기업협의체’ 등 전방위 협업에도 속도

포스코는 수소 환원 제철소 구축을 위한 국내외 기업 간 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현대차그룹·SK그룹·효성그룹과 ‘수소기업협의체’를 설립하기로 합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협의체는 9월께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민간 기업 주도의 협력을 통해 수소 환원 제철 공법의 상용화를 앞당길 예정이다. 2050년까지 그린 수소 생산 500만 톤, 수소 매출 30조원의 수소 사업 목표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온실가스 주범’ 꼬리표 떼는 철강업계
포스코는 최근 호주의 광산 회사 로이힐과 손잡기도 했다. 로이힐은 호주 북서부 필바라 지역에서 연간 6000만 톤의 철광석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포스코는 로이힐 지분 12.5%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로이힐과 광산·철강업 전반에서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수소 환원 제철 공법을 활용한 HBI(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한 가공품) 생산, 수소 생산,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등의 분야에서 협업할 계획이다. 우선 로이힐이 채굴한 철광석과 포스코의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을 접목해 최적의 HBI 생산 체계를 도출하기로 했다.

기존 용광로 조업에서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하기 위해 석탄을 환원제로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불가피했다. 반면 수소 환원 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탄소 배출 없이 환원철을 만든 후 철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때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한 환원철을 조개탄 모양으로 성형한 것이 HBI다.

양 사는 공동으로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우선 호주 현지의 풍부한 천연가스를 활용해 블루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태양광과 풍력 등 호주의 우수한 신재생에너지 여건을 활용해 그린 수소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블루 수소는 LNG 등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분리해 땅속에 저장하는 형태다. 그린 수소는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물을 전기 분해(수전해)해 만든 청정 수소를 뜻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탄소 중립 달성 과정에서 많은 도전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이해관계인들과의 지속적 커뮤니케이션과 파트너십을 통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정 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촉진될 수 있도록 산업계는 물론 정부·투자자 모두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현대제철, 온실가스 저감 위해 4900억원 투자

현대제철도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발 벗고 나섰다. 관련해 올해부터 5년간 49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입한 5100억원을 포함하면 10년간 환경 관련 투자 금액만 1조원이 되는 셈이다.

현대제철은 우선 코크스 냉각 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증기와 전력으로 재생산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선다. ‘코크스 건식 소화 설비(CDQ)’를 통해서다. 연간 약 50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또한 대기 오염 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방지 시설을 추가 도입하고 항만에 정박 중인 선박을 위한 육상 전력 공급 장치(AMP)를 설치하는 등 전방위적 환경 개선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말 용광로에서 배출되는 대기 오염 물질을 사실상 원천 차단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실제 공정에 적용하기도 했다. 용광로 정기 보수 후 고열의 바람을 다시 불어넣는 재송풍 작업 시 자체 개발한 가스 청정 밸브인 ‘1차 안전 밸브’를 통해 고로 내부에 남아 있는 유해 가스를 정화한 후 배출하는 방식이다.
(사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원료 저장 돔’. /현대제철 제공
(사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원료 저장 돔’. /현대제철 제공
한편 포스코현대제철은 올해 들어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 3조75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반기 기준 최고 실적이다. 현대제철도 상반기 84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 금융 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월 5일 기준 포스코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224.6% 증가한 7조8004억원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에 힘입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았다”며 “9~10월의 계절적 수요와 높은 원재료 가격, 중국 철강 업체의 탄소 저감을 위한 감산 기대감 등이 하반기에도 철강 가격의 반등을 지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올해 전년 대비 2594.1% 증가한 1조96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대제철은 봉형강 중심의 전체 제품 판매량 회복과 공격적 가격 인상으로 판재류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2분기 시장의 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며 “중국 철강 유통 가격이 7월 들어 반등에 성공한 점 등을 감안하면 3분기에도 판재류와 봉형강 스프레드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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