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의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한강주조
[막걸리 열전]요즘 서울에서 가장 ‘힙’한 동네로 꼽히는 성수동. 그런 성수동에서 힙한 막걸리를 만드는 양조장이 있다. 바로 한강주조다. 이곳에서 만드는 ‘나루생막걸리’는 서울에서 재배되는 경복궁쌀로 빚은 진짜 서울 막걸리다. 한강주조는 과거의 전통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고성용 한강주조 대표는 “과거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나루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한강주조는 쌀 본연의 단맛과 부드러움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부드러움이 남다른 막걸리
나루생막걸리는 오직 서울에서 재배되는 경복궁쌀로 만든다. 단일 품종의 햅쌀을 사용하고 일반 막걸리보다 쌀 함량이 높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탄산이 없어 목 넘김도 편하다. 막걸리의 단맛은 원재료인 쌀에서 나온다. 무감미료 막걸리로, 인공 감미료와 천연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생막걸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맛이 변하는데 병입 초기에는 산미 없이 바닐라와 배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탄산과 산미가 가미돼 드라이한 맛이 난다. 나루생막걸리는 알코올 농도 6도와 묵직한 텍스처의 알코올 농도 11.5도 두 가지로 즐길 수 있다.
나루생막걸리의 맛을 완성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렸다. 2017년 말 다양한 술을 즐기던 고 대표와 이상욱 이사는 전통주의 매력에 빠져 양조의 길을 걷게 됐다. 한국가양주연구소에서 직접 누룩도 만들고 레시피도 개발하며 다양한 술을 빚었다. 이후에는 한강주조만의 레시피를 완성하기 위한 과정의 연속이었다.

“막걸리는 발효주이기 때문에 맛이 매번 똑같이 나오지 않아요. 계절이나 원재료 등 다양한 요인들이 맛에 영향을 미쳐요. 그런 것들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몇 년 전에 나루생막걸리를 접했던 분들이 지금 마셔도 ‘아, 이 맛이었지’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양조 철학이에요.”

이색 컬래버레이션 눈길
뜨는 막걸리 양조장답게 타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도 눈길을 끈다. 첫 컬래버레이션은 코오롱FnC가 만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에스로우(S’LOW)’와 함께 작업복을 만든 것이다. 지난해 네이버 광고에 입고 나왔던 작업복이 그 주인공이다. 네이버 쇼핑 라이브 레이아웃을 사용한 이 광고는 ‘날씨야 아무리 추워봐라, 옷을 사 입나, 술을 만들지!’라는 카피로 큰 관심을 모았다.

올 4월에는 대한제분의 밀가루 브랜드 곰표와 손잡고 ‘표문막걸리’를 내놓았다. 기존 나루생막걸리를 라벨과 병모양만 바꿔 출시한 것이 아니라 1년간 레시피 개발에 공을 들였다. “재미만 추구하면 동기 부여가 잘 안 돼요. 서로의 니즈가 맞아야 하고 여기에 노력이 더해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강주조는 앞으로도 주류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다양한 접근을 시도할 계획이다.
힙한 양조장과 곰표의 이색적인 만남 ‘표문막걸리’
![]() 표문막걸리는 국내산 밀누룩과 햅쌀을 이용한 무감미료 막걸리로, 밀누룩의 풍부한 맛과 쌀 본연의 단맛이 잘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부드럽게 목을 타고 넘어가고 뒷맛이 깔끔하다. 보관 기간이 길어지면 단맛은 적어지고 탄산이 생겨 드라이한 맛으로 즐길 수 있다. 표문막걸리는 매일 한정 판매한다. |
이진이 한경무크 기자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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