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디지털 선박, 스마트 조선소, 수소 인프라에 집중 투자
2~3일 수요 예측, 6일 공모가 확정, 16일 코스피 입성 예정

(사진)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사진)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현대중공업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글로벌 조선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갈 미래 청사진을 공개했다.

현대중공업 지분은 그룹 내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이 100% 보유하고 있다. 9월 2~3일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한 뒤 6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7~8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해 1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IPO를 통해 전체 지분의 20% 규모인 1800만 주를 신주 발행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2일 온라인 기업 설명회를 열고 ‘친환경 선박의 퍼스트 무버, 선제적 투자를 통한 초격차 달성’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비전 달성을 위해 친환경 미래 선박 기술 개발과 스마트 조선소 구축, 해상 수소 인프라 투자 등을 미래 핵심 3대 사업으로 선정했다.
(사진) 현대중공업의 미래 비전 및 3대 핵심 사업 개념도.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사진) 현대중공업의 미래 비전 및 3대 핵심 사업 개념도.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현대중공업은 우선 최대 1조800억원 규모인 IPO 조달 자금 중 약 7600억원을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초격차 기술 확보에 투자한다. 친환경 선박 및 디지털 선박 기술 개발에 3100억원,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3200억원, 수소 인프라 분야에 13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수소 및 암모니아 선박, 전기 추진 솔루션, 가스선 화물창 개발 등에 집중해 고부가가치 선종의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트윈 등 디지털 선박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자율 운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

현대중공업은 또한 2030년까지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해 효율적 생산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해상 수소 인프라 시장 선점을 위해 해상 신재생 발전 및 그린 수소 생산, 수소 운송 인프라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비전 달성을 위한 안정적 재무구조를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신규 수주 증가로 선수금 유입이 늘어나며 순차입금 비율이 34.9%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주요 조선사 평균인 107.9%의 3분의 1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조선 해양 부문에서 59척(86억 달러)을 수주했다. 7개월 만에 연간 목표액(72억 달러)을 20% 초과 달성했다. 이는 2014년 이후 같은 기간 수주량 중 역대 최고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 24일 머스크에서 세계 최초로 1조6500억원 규모의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하는 등 친환경 선박 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해운 리서치 기관인 영국 MSI(Maritime Strategies International)에 따르면 세계 조선 시장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불황에서 13년 만에 반등해 2025년까지 글로벌 신조 시장 수요가 연평균 약 16% 성장하는 등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판매자 시장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8조31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25억원이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세계 1위 조선 사업과 엔진 사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조선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며 “친환경 미래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지난 50년에 이어 다가올 50년에도 업계 1위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