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코오롱 부사장.
이규호 코오롱 부사장.
코오롱그룹 4세 이규호 부사장이 코오롱의 미래 먹거리로 '수소'를 낙점했다.

코오롱그룹은 수소산업 소재부품 분야 핵심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KOREA H2 Business Summit’에 참여했다.

지난 9월 8일 킨텍스에서 개최된 이 행사는 국내 수소산업을 추진 중인 주요 회원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한민국 수소경제를 주도할 협의체를 구성하고 본격 행보에 나서기로 했다. 코오롱그룹사 중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중심으로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텍과 코오롱플라스틱이 참여한다.
8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2021수소모빌리티+쇼' 개막에 앞서 열린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주요기업 총수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사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허세홍 GS그룹 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김범준 기자
8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2021수소모빌리티+쇼' 개막에 앞서 열린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주요기업 총수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사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허세홍 GS그룹 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김범준 기자

이 부사장, '수소 산업' 투자로 밸류체인 구축
특히 이번 행사가 눈길을 끈 것은 코오롱그룹 4세 이규호 부사장의 첫 공식 행사 참석이였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이웅열 전 회장의 장남으로 코오롱그룹의 차기 총수로 꼽힌다. 이웅열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퇴진했다. 그 후 이 부사장은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코오롱그룹의 미래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날 이 부사장은 3~4세 오너 경영자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과 함께 그룹사 대표로 참여함으로써 각 그룹간 수소 전략을 공유했다.

이 부사장은 “코오롱은 2000년대 초부터 대한민국 수소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핵심소재 개발과 수소경제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 왔다”며 “수소경제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원앤온리(One&Only) 소재 기술력으로 수소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기 위한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행사 참석을 시작으로 차기 총수로서 이규호 부사장이 보여줄 리더십도 주목된다. 이 부사장을 중심으로 코오롱그룹은 핵심 사업으로 점찍은 ‘수소’에 대한 투자를 통해 ‘수소경제 밸류체인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기존 그룹사가 추진 중인 수소사업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수소사업과의 접점을 찾아 수소사업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

각 계열사는 활발하게 수소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선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연료전지분야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종합솔루션을 제공하는 그룹 내 수소사업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풍력사업을 바탕으로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술로 그린 수소을 직접 생산 공급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코오롱글로텍은 탄소섬유와 에폭시를 활용한 수소압력용기 사업을 추진 중이며, 코오롱플라스틱은 차량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연료전지의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하우징 부품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06년 수소연료전지용 분리막 기술 연구를 시작한 이래 수소연료전지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오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요 수소사업 제품은 수소연료전지용 수분제어장치와 고분자 전해질막(PEM), 막전극접합체(MEA)다.

수분제어장치는 수소연료전지의 전기가 잘 발생하도록 습도를 조절하는 부품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국내 최초로 양산, 현재 글로벌 점유율 1위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인 넥쏘에 공급 중이며 대규모 증설도 추진 중이다. 수소연료전지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고분자 전해질 분리막인 PEM은 금년 초 국내 최초로 양산설비를 갖추고 사업확장에 나섰으며, PEM과 전극을 결합한 부품인 막전극접합체 MEA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전기발생장치)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부품으로 2023년까지 양산체제를 갖추고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육상과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이어 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하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풍력발전단지의 심야전력을 활용한 수전해 기술로 물을 전기 분해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생산하는 수분제어장치와 막전극접합체를 활용한 수소연료전지로 ESS(에너지저장 시스템)를 구성하는 등 그룹사간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코오롱글로텍은 수소저장과 운송에 필요한 압력용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수소압력용기에 필수적인 토우프레그 및 드라이와인딩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오롱플라스틱은 주로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하우징 부품 및 수소압력용기 국산화를 위한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