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다이공 덕에 올해부터 실적 개선…내년 글로벌 여행 재개 시점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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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여행의 재개는 두 단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첫째, 내국인 아웃 바운드 증가에 의한 인천공항점의 매출 회복이다. 현재 한국 면세점 업체들의 시내 면세점 매출은 이미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 기업형 다이공(보따리상)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호텔신라는 이미 인천공항점 없이도 매출을 회복한 상태다. 시내 면세점 매출 규모만으로 3조원을 넘었다. 향후 호텔신라의 인천공항점 영업이익률이 크게 좋아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 매출 규모 8000억원에 3500억원 정도의 임차료를 지불했다면 1000억원 내외의 임차료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중국의 인 바운드 회복이다. 정치적인 이슈가 걸려 있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조치가 실질적으로 철회되고 중국의 인 바운드가 회복된다면 현재 기업형 다이공 위주의 대중국 매출이 소형 다이공과 개별 여행객 중심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시내 면세점의 영업이익률은 현재 5% 내외에서 10% 이상까지 상승할 수 있다. 동일한 매출 규모에서 1000억원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과거 한국 면세점 시장의 패권이 DFS에서 국내 면세점 업체로 이동했던 것과 같이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면세점 수요의 상당 부분을 중국 내부에서 흡수할 수 있다. 중국의 아웃 바운드 여행객들이 한국 면세점이 아니라 중국 공항 면세점에서 출국할 때 쇼핑하는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면세점에 비해 중국 면세점의 경쟁력이 비슷한 것도 아니고 월등히 높아야 한다. 아직 그런 상상을 하기에는 이르다.
중국 면세점은 상품 가격, 카테고리의 다양성, 재고 수량 측면에서 아직 한국 면세점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면세점 매출 1위는 중국 면세가 됐지만 하이난 면세점의 급성장은 여행객 트래픽의 증가 때문이지 경쟁력 제고 때문이 아니다.
또한 호텔신라는 지난 8월 중국 하이난관광투자발전공사 계열사인 하이요우면세점(HTDF)과 면세점 운영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협약(MOU)을 체결했다.
하이요우면세점은 지난해 12월 30일 레가데르·DFS와 협력해 싼야에 첫 시내 면세점을 오픈한 바 있다. 이번 MOU를 통해 신라면세점과 하이요우면세점은 추후 합작사 설립을 통해 상품 소싱, 시장 개발, 인적 자원 교류, 상품 공동 개발 등 운영 전반에 대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아직 MOU 단계로, 구체적 일정이나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 하이난 면세점 시장의 성장을 흡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이요우면세점은 상품 소싱 역량이 제한적인 만큼 카테고리 믹스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 면세 대비 열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글로벌 메이저 면세점 업체와 전략적 제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소싱 능력에서도 호텔신라는 압도적이다. 호텔신라는 그동안 태국·캄보디아·일본·마카오 등에서 시내 면세점 합작 법인을 세우고 운영한 전력이 있고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하이난 면세점 사업화에 무리가 없어 보이는 이유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2021 상반기 유통 및 생활소비재(화장품 등)·교육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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