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한국경제신문
구리 /한국경제신문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은 ‘그린(green)’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탄소 제로가 유발하는 물가 상승을 뜻한다. 친환경 산업 구조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산업 금속의 공급이 줄고 수요가 증가해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의미한다.

최근 가속화되는 탄소 배출 산업에 대한 규제로 원자재 공급이 감소한 반면 전기차 등 친환경 제품 생산에 필요한 구리와 알루미늄은 수요가 증가하며 수급 불일치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는 결국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며 완제품의 가격 상승을 유발하고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심화시킨다. 증권가에서는 경기 피크아웃 우려에도 고공 행진하고 있는 알루미늄과 니켈 등 산업 금속 가격의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유럽에서는 풍력 발전량이 줄어들어 천연가스와 석탄 전력 발전 가동률이 상승하고 관련 원자재, 탄소 배출권 가격과 전기요금이 급등하며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고 있다.

또한 화석연료 발전 시설 가동률이 높아지며 자연스럽게 탄소 배출량이 늘면서 탄소 배출권 가격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진종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가 탄소 중립화의 길에 진입한 만큼 유럽 밖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무조건적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배제하고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만을 강조하기보다 친환경 시대의 물가 변동성 확대와 그린 플레이션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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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