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조 매출 목표…친환경·수익 다 잡는 ‘그린 디벨로퍼’로 변신

[비즈니스 포커스]
한화건설이 수주한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 조감도. 출처: 한화건설
한화건설이 수주한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 조감도. 출처: 한화건설
한화건설은 2002년 (주)한화에서 분사한 이후 이라크 사업과 광교 복합 개발 등 대규모 현장을 발판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 왔다. 단, 지난해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대형 사업장 준공이 차질을 빚으면서 매출 성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악영향이 ‘해빙’ 분위기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준비해 온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퀀텀 점프 초읽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성장을 주도할 전략 사업은 복합 개발 및 친환경 사업이다. 이를 통해 2022년 4조2000억원, 2023년 5조원 매출 달성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한화건설의 중장기 성장 전략. 자료: 한화건설
한화건설의 중장기 성장 전략. 자료: 한화건설
수주 잔액 6.3조원…‘한국 1위’ 복합 개발 건설사

복합 개발 사업은 한화건설의 디벨로퍼 역량과 한화호텔&리조트·한화갤러리아·한화역사 등 서비스 계열사의 운영·관리 역량을 융합해 부동산 상품을 개발하고 운영 후 매각해 개발 이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다.

광교 복합 개발 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해 서울역 북부 등 다수의 역세권 개발 사업을 수주해 대규모 복합 개발 사업의 한국 1위 업체로 도약했다.

그중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 개발 사업의 사업 주관 후보자에 선정된 것이 눈에 띈다. 이 사업은 SRT 수서역세권 내에 자리한 서울 강남구 수서동 197 일대 11만5927㎡의 대지에 역사·판매·숙박·업무·문화 공간 등을 포함한 수서역 환승센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영업 면적 8만3000여㎡ 규모의 초대형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 내 최대 규모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더현대서울과 맞먹는 규모다. 또한 한화건설의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포레나’와 KT에스테이트의 스마트 렌트하우스 운영 브랜드 ‘리마크빌’이 적용된 오피스텔 1200여 실이 들어선다.

이를 통해 SRT 수서역 일대는 서울 동남권 대중교통·고속철도의 중심 거점이자 강남권 수요를 아우르는 상업시설의 허브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화건설은 “조 단위의 역세권 복합 개발 사업에 필요한 시공·설계 능력과 안정적 시설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했다”며 “지방자지단체 등에서 역세권 복합 개발 사업을 추진할 때 가장 먼저 한화건설을 떠올리고 찾는 전통을 굳게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건설의 복합 개발 사업 수주 잔액은 6조3000억원에 달한다. 서울역 2조원, 영종도 리조트 1조4000억원, 수서역 1조2000억원, 대전역 1조원, 아산배방 7000억원 등이다.

한화건설은 지속적으로 복합 개발 사업을 따내 추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방침이다. 최근 서울시가 제3자 제안공고를 낸 2조원 규모의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 공간 조성 사업’ 참여도 적극 추진 중이다. 또한 ‘성남 백현 마이스 도시 개발 사업’도 검토 중이다.
2020년 하수 처리 분야 시공능력평가 순위. 자료: 국토교통부
2020년 하수 처리 분야 시공능력평가 순위. 자료: 국토교통부
한국 최고의 육·해상 풍력 사업자 노린다

한화건설은 복합 개발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성공한 가운데 친환경 분야를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을 통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함께 수익성까지 함께 챙기는 ‘그린 디벨로퍼’로의 변화를 천명했다. 2030년까지 한국 최고의 육·해상 풍력 사업 사업자가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

한화건설은 2013년부터 추진해 왔던 풍력 발전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말 최광호 대표(부회장) 직속의 풍력사업실을 신설하고 전문 인력을 충원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했다.
풍력 발전은 입지 선정과 풍황 조사 등 장기간의 사전 준비가 필요해 오랜 시간 투자가 필수다.

긴 안목을 둔 투자에 기반해 한화건설은 다수의 풍력 발전 사업을 수주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한화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해상 풍력 발전의 사업 규모는 3조9000억원에 달한다. 양양수리 해상 풍력 발전은 올해 10월, 신안우이는 내년 10월, 보령녹도는 2024년 9월 착공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그중 전남 신안우이 해상 풍력 발전은 한국 최대 규모인 400MW급이다. 사업비 2조원 규모의 대형 해상 프로젝트다.올해 2월 신안군에서 열린 ‘해상 풍력 발전 투자 협약식’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해 관련 사업 확대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해상 풍력 발전은 매년 30% 성장하고 있다”며 “착공까지 5년 이상 소요되는 사업 준비기간을 단축하고 특별법을 제정해 입지 발굴부터 인허가까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전부터 강점을 가지고 있던 수처리 분야에서는 대규모 환경 융·복합 사업을 추진하고 연구·개발(R&D)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화건설은 올해 총 사업비가 7290억원에 달하는 대전 하수처리장 시설 현대화 민간 투자 사업 우선협상자에 선정됐다. 수처리 사업 분야에서 PRO-MBR 공법(초고도 하수 처리 기술) 등 다양한 환경 신기술과 특허 기술을 지니고 있어서다. 이러한 기술력으로 한화건설은 지난해 한국 하수 처리 분야 시공능력평가 1위를 기록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한국 최초로 고도 정수 처리 기술인 HTM 공법을 개발해 공학한림원에서 선정하는 ‘대한민국 100대 기술과 주역’에 선정되는 등 친환경 수처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며 “향후 지속적인 강화가 예상되는 한국의 수질 기준에 대비해 R&D 투자를 계속해 수환경 보전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수소 관련 사업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한화에너지가 운영하는 부생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했다. 충남 서산 대산산업단지에 건립된 이 발전소는 연간 40만M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충남 지역 16만여 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