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활동 참가율, 베이비붐 세대 추월…유통가부터 금융권까지 공략 비법 찾기 비상

[스페셜 리포트] MZ세대 소비 성향·선호 브랜드 조사
그래픽=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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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지금 기업들의 가장 큰 고객이자 고민거리다. MZ세대를 겨냥한 상품부터 전담 조직, 아예 MZ세대에게 기업을 맡기는 등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MZ세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MZ세대는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생활 방식과 가치관을 지니고 있다. 동시에 모바일 구매에 익숙하고 정보를 탐색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이들을 아는 것이 곧 향후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경비즈니스는 전국에 거주하는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MZ세대의 소비 행태와 선호 브랜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MZ세대는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슈에도 민감할 뿐만 아니라 친환경 제품 사용에도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선호 브랜드로는 현대차·갤럭시 스마트폰·한국투자증권·KB국민카드·이니스프리 등이 꼽혔다.


한정판 구매를 위해 줄을 서지만 동전까지 아끼는 ‘짠테크(짠돌이+재테크)’에도 관심이 많다.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아다니면서 정작 온라인 플랫폼에서 결제한다. 한국 경제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이처럼 상당히 복잡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들의 사회 참여 비율이 높아지자 기업들이 MZ세대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유통가부터 금융권까지 MZ세대 공략에 나선 기업들은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이들은 MZ세대의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시장 조사는 물론 이들을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한다. MZ세대로 구성된 내부 직원들을 ‘MZ세대 전담팀’으로 꾸려 직접적인 마케팅을 실시하기도 한다.
새로운 가치관과 생활 방식 지닌 MZ세대
‘MZ세대 모시기’에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유통가다. GS25와 이마트24 등 편의점업계는 MZ세대 전담 상품을 내놓는 마케팅팀을 신설했는데 팀원들도 대부분 MZ세대로 구성했다. MZ세대를 위한 금융권의 맞춤형 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MZ세대 맏형 격인 1980년대생을 최고경영자(CEO)에 앉히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업이 MZ세대에 주목하는 것은 이들이 지금의 고객이자 미래의 가장 큰 고객이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지난 8월 발표한 ‘서울시 인구 구조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서울시 전체 인구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35.3%(343만 명)로 나타났다. 서울시 인구 중 10명 중 3명이 MZ세대인 셈이다. 동시에 경제활동참가율도 MZ세대가 제일 높았다. 지난해 MZ세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7.2%로 베이비 부머 세대의 경제활동참가율(66.3%)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앞선 세대와 달리 전쟁이나 빈곤을 경험하지 않았고 비교적 유복한 시대에 성장했다. 또 유년 시절부터 모바일 사용에 익숙한 ‘디지털 신인류’로 여겨진다. 한편으로는 갈수록 커지는 빈부 격차로 박탈감을 갖게 될 세대라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인해 부모님 세대가 살아온 시대와는 전혀 다른 사회에 살게 됐다는 특징이 있다. 세부적인 평가는 엇갈리더라도 기존 세대와 확연히 구별되는 가치관과 생활 방식을 지닌다는 게 공통적으로 꼽힌다.

소비 시장의 ‘큰손’으로 MZ세대가 떠오르면서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주머니를 여는지 분석하는 자료 등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MZ세대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중시함과 동시에 ‘플렉스(Flex : 자기 과시형 소비)’하는 성향도 공존한다.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선 중고 거래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지만 남들이 다 구매하는 상품보다는 자신만의 특징이 나타나는 브랜드를 선호한다.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면서 동시에 온·오프라인 판매의 이점을 골고루 누리려는 성향도 갖고 있다.

동시에 MZ세대는 기업의 친환경 이슈나 사회적 물의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가치관에 맞지 않으면 불매 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기업이 얼마만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실천하느냐에도 관심이 많다.

물론 이것은 기성세대가 MZ세대에게 가진 ‘편견’일지도 모른다. 보다 정확한 MZ세대의 소비법을 알아 보기 위해 한경비즈니스가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 봤다. 전국에 거주하는 MZ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총 32문항으로 구성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중 17개의 문항을 통해 이들의 소비 양식을 분석했고 15개 문항을 통해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를 품목별로 짚어 봤다.

◆어떻게 조사했나

MZ세대의 소비 형태와 선호하는 브랜드를 알아보기 위해 한경비즈니스와 시장 분석 서비스 업체인 오픈서베이가 공동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34세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10월 18일 총 32개 문항(소비 형태 17개 문항, 선호 브랜드 15개 문항)에 대해 물었다. 응답 수는 총 1000건으로 응답자 중 25~29세가 33.3%, 30~34세가 33.3%, 20~24세가 29.9%를 차지했다. 성별은 남성과 여성 모두 각각 500명으로 동일한 수치로 구성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 범위 ±3.10%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