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키는 이제 집에만 놓여있는 ‘전시품’ 될 수도…마스크나 모자 써도 얼굴인식 OK
[시승기] 제네시스 GV60
경기 하남 스타필드에서 지난 3일 열린 시승행사에서 제네시스 GV60을 만났다. 경기 가평의 한 카페까지 왕복 70km 구간을 GV60으로 주행했다.
GV60은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전용 전기차 모델답게 제네시스가 지향하는 ‘럭셔리함’과 ‘미래를 위한 혁신’ 등이 가득 담긴 자동차였다. 특히 차키 없이 주행이 가능한 기능은 색다른 도전으로 느껴져, 향후 이 시스템이 다른 차량에도 전파된다면 이제 차키는 언제나 집에 놓여있는 ‘전시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승을 마친 후 마스크를 쓰고 다시 문을 열어보니 쉽게 열렸다. GV60의 인공지능(AI)이 운전자를 인식한 횟수와 경험치로 ‘딥러닝’을 수행한 것이다. 향후 모자나 목도리 등 얼굴의 상당 부분을 가려도 잠금·해체가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차량에 탑승하면 지문으로 시동을 걸 수 있다. 지문 인증으로 스마트키 없이도 주행이 가능한 것이다. 아울러 제네시스 카페이와 발렛 모드 등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주행은 전기차 답게 차량소음이나 풍절음이 느껴지지 않았다. 라디오가 켜져 있지 않았다면 시동이 걸렸는지 알아채기 힘들었을 것이다. 시승한 차량은 GV60의 최상위 트림인 ‘퍼포먼스’다. GV60의 라인업은 △스탠다드 후륜 △스탠다드 사륜 △퍼포먼스 등이다. 모두 77.4kWh 배터리팩을 장착하고 1회 충전으로 최대 451km를 이동할 수 있다.

제네시스가 밝힌 GV60의 복합전비는 △스탠다드 후륜 5.1km/kWh △스탠다드 사륜 타이어 19인치 4.5km/kWh △스탠다드 사륜 타이어 20인치 4.3km/kWh △ 퍼포먼스 4.1km/kWh 등이다.

아이오닉5처럼 운전·조수석 창문에 스크린이 있어 사이드미러를 대신하는 것도 특징이다. 사이드미러로 인해 공기저항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크기가 작은 카메라를 장착했다.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사이드 스크린이 낯설었지만 금방 적응했다. 카메라의 촬영 각도가 상당해 옆차뿐만 아니라 뒷차까지 보였다. 시승을 마치고 내 차를 탔을 때, 기존 사이드 미러에 아쉬움이 느껴져 가능하다면 사이드 카메라와 스크린을 달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차량 가격은 이날 시승한 퍼포먼스 모델은 8990만원이다. 기본 모델은 개별소비세 3.5 적용 및 세제혜택 후에는 5990만원이다. ‘작은형’ 격인 GV70보다는 다소 가격이 높게 책정됐지만 ‘전기차’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금액대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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