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격전지된 '액티브 ETF'…시장 경쟁 '활활'
최근 주식형 액티브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자산운용사들의 격전지로 변모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부진하면서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는 주춤하고 있는 반면 메타버스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유망 테마를 접목한 액티브 ETF 상품들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전체 ETF로는 지난 한 달 기준으로 무려 2조527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 ETF가 919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된다. 액티브 ETF로의 자금 쏠림이 전체 ETF 시장의 자금 유입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들어 주식형 액티브 ETF 시장으로만 9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액티브ETF는 자산의 70% 이상은 상관계수 0.7 이상의 비교지수를 추종하고, 나머지 30% 영역에서 펀드매니저가 독자적으로 운용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30% 영역에서 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선정하고 비중을 조정할 수 있는 만큼 운용사의 역량에 따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형사들의 시장 진출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ESG, 메타버스, 바이오 등 테마를 활용한 ETF가 시장에서 이목을 끌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아직 초기 단계인 액티브 ETF 시장 선점을 놓고 삼성자산과 미래에셋 등 대형사 뿐 아니라 중소형 운용사들이 시장 진출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것도 시장 활황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자산운용업계에서 대가로 통하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과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액티브 ETF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지난 16일 에셋플러스운용이 '에셋플러스 코리아플랫폼액티브 ETF'와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 ETF'을, 메리츠운용은 'MASTER 테크미디어텔레콤액티브'와 'MASTER 스마트커머스액티브'를 각각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한 중소형 운용사 관계자는 "과거 운용사 규모에 따라 시장 선점이 제한적이었던 것과 다르게 운용 경쟁력이 좌우할 수 있게 된 점이 액티브ETF 운용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증시에 상장한 주식형 액티브ETF의 순자산 규모으로 보면 대형사와 중소형사들의 격차가 크지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의 타이거(TIGER) 글로벌BBIG액티브ETF와 TIGER퓨처모빌리티액티브ETF의 순자산은 각각 748억원, 736억원 규모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도 745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한국투자신탁의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 펀드로는 694억원이, 타임폴리오의 타임폴리오 BBIG액티브로는 358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수익률을 보면 미래에셋의 TIGER 글로벌BBIG액티브ETF가 27%의 수익으로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지만 비교지수 대비 초과수익률로 따지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BBIG액티브ETF는 KRX BBIG K-뉴딜 지수를 18.45%나 초과하는 성적을 냈다.

운용사들은 액티브 ETF의 비교지수 상관계수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가능성에도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가 현실화되면 운용사들의 운용 능력에 따른 시장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며 "혁신산업 등장과 맞물려 초과 수익 창출이 가능한 액티브 ETF의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