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00대 기업 인사 담당자 설문
“적수가 없다”…신입 사원 채용 선호도 등 4개 부문 1위 차지

[스페셜 리포트 : 2021 전국 경영대 평가]
서울 성북구 고려대 경영대학 현대자동차경영관에서 학생들이 강의를 듣는 모습. 사진=고려대 제공
서울 성북구 고려대 경영대학 현대자동차경영관에서 학생들이 강의를 듣는 모습. 사진=고려대 제공
이변은 없었다. 고려대 경영대가 300대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뽑은 ‘2021 전국 경영대 평가’에서 올해도 1위 타이틀을 거머쥐며 명실상부한 최고 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경비즈니스가 2008년부터 전국 경영대 평가를 시작한 이후 14년 연속 1위다.

고려대는 총 9개 부문 중 4개(업무 적응력·실무 능력, 조직 융화력, 성실성과 책임감, 신입 사원 채용 선호도)에서 1위를 차지해 종합 1위에 올랐다. 올해는 특히 주요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꼽은 신입 사원 채용 선호도에서 서울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점이 눈길을 끈다. 자타 공인 최고의 인재 양성소로 거듭난 것이다.

고려대는 재계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을 많이 배출한 ‘CEO 양성 사관학교’로도 유명하다. 실제 한국 경제계를 이끄는 인물 중에는 고려대 경영대 출신 CEO들이 많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89학번), 정몽규 HDC 회장(80학번), 허창수 GS 명예회장(67학번),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78학번)도 고려대 경영대학을 거친 경영인들이다.
그래픽=박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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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서울대, 올해도 치열했던 2위 경쟁

전국 경영대 평가는 고려대·연세대·서울대·성균관대·서강대·한양대 등 6개 대학이 톱 1~5위 자리를 놓고 매년 각축을 벌이고 있다. 특히 고려대 경영대가 14년 연속 부동의 1위를 지키는 가운데 서울대·연세대의 2위 다툼이 치열하다.

고려대의 맞수 연세대는 서울대와 접전 끝에 올해 종합 순위 2위를 차지했다. 2020년 서울대에 내줬던 2위 자리를 재탈환한 것이다. 연세대는 3개 부문(발전 가능성, 창의적 업무 해결, 국제화 시스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종합 순위 3위에 오른 서울대는 지난해보다 한 계단 하락했지만 전공·교양 교육의 업무 적합성, 진학 추천 등 2개 부문에서 1위에 꼽혔다. 성균관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위 자리를 지켰고 5위 서강대는 한 계단 상승하며 톱 5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5위였던 한양대는 한 계단 하락해 6위에 올랐다. 톱 10위권 내에서는 전년도 등수와 자리를 맞바꾼 연세대·서울대, 서강대·한양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의 순위 변동은 없었다.
그래픽=박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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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끌어올린 충남대, ‘다크호스’로 등극

중위권(11~20위)에서는 숙명여대(17위)가 지난해보다 3계단, 숭실대(19위)가 2계단 각각 상승하며 약진했다. 충남대는 지난해 30위에서 7계단이나 점프한 23위에 올라 다크호스로 눈도장을 찍었다.

충남대 경영대는 4차 산업혁명 혁신 도시 지정과 대전·세종·충남 지역 기반의 정부·공공기관, 연구기관·혁신기관의 연구 인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학석사연계과정과 석박통합과정을 신설해 우수한 연구 인력을 배출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해 30위 밖이었던 명지대·경남대가 30위권에 신규 진입해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명지대는 31위에서 25위로, 경남대는 39위에서 30위로 톱 30 진입에 성공했다.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낸 곳들도 있었다. 동국대는 1년 사이 5계단 하락하며 올해 15위에 그쳤고 영남대(27위)·경기대(29위)도 지난해보다 4계단씩 하락했다. 세종대는 3계단 하락해 22위를 기록했고 국민대(18위)·인하대(20위)도 2계단씩 떨어졌다.
그래픽=박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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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경영대 평가’는 미래 인재 경쟁력의 가늠 척도

‘인사만사.’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라는 뜻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인재에서 나오고 알맞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기업이 잘 풀린다. 한경비즈니스는 올해로 14회째 전국 경영대 평가를 진행하며 인재의 실제 수요자인 기업의 관점에서 대학을 평가하고 있다.

설문은 총 9개 부문으로 이뤄진다. △전공·교양 교육의 업무 적합성 △업무 적응력·실무 능력 △조직 융화력 △발전 가능성 △창의적 업무 해결 △국제화 시스템 △성실성과 책임감 △신입 사원 채용 선호도 △진학 추천 등을 종합해 최종 순위를 매긴다. 9개 평가 부문에 모두 동등한 평가 비중을 두기 위해 각 부문별 점수가 아닌 각 부문별 순위를 합산한다.


① 전공·교양 교육의 업무 적합성

톱 10의 성적을 부문별로 보면 ‘전공·교양 교육의 업무 적합성’에서는 서울대가 1위를 차지했다. 이 부문은 대학 교육의 기본인 전공·교양 교육의 훈련이 충분히 이뤄져 기업 업무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는지 인사 담당자들이 평가하는 지표다. 고려대(2위), 연세대(3위), 성균관대(4위), 서강대(5위)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이 부문에서 1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던 이화여대가 올해는 10위에 올랐다.

② 업무 적응력·실무 능력

실제 업무 현장에 투입했을 때 주어진 업무에 대한 빠른 이해력과 신속한 처리 능력을 보는 부문이다. 고려대가 1위에 꼽혔다. 고려대는 최근 몇 년간 이 부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어 실무형 인재를 길러 내는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연세대(2위), 서울대(3위), 성균관대(4위), 서강대(5위)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③ 조직 융화력

업무 능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면 ‘조직 융화력’을 꼽을 수 있다. 조직에서는 개인의 능력뿐만 아니라 팀워크도 중요하다. 팀원 간 협력을 통해 이뤄지는 프로젝트가 많은 만큼 조직 구성원과의 소통과 협업 능력은 꼭 필요한 자질이다.

조직 융화력 부문에선 지난해에 이어 고려대가 1위를 차지했고 연세대(2위), 성균관대(3위), 한양대(4위), 서울대(5위)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4위였던 부산대는 올해 4계단 오르며 10위에 안착했다.

④ 발전 가능성

‘발전 가능성’ 부문은 각 대학의 성장 가능성과 해당 대학 졸업자의 잠재력을 평가한다. 지난해 1위였던 고려대(2위)가 한 계단 하락하면서 연세대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성균관대(3위), 서울대(4위), 한양대(5위) 등이 뒤를 이었다.

⑤ 창의적 업무 해결

연세대는 올해도 ‘창의적 업무 해결’ 부문 1위에 올랐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필수 역량으로 창의성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최근 인사 담당자들이 눈여겨보는 역량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문이다. 고려대(2위), 서울대(3위), 성균관대(4위), 서강대(5위)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⑥ 국제화 시스템

대학들은 21세기 글로벌 환경에 요구되는 전문 인력의 국제화·특성화를 위해 미래 인재를 길러 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각 대학이 졸업자들을 글로벌 인재로 키워 냈는지 묻는 ‘국제화 시스템’ 부문에서는 연세대가 1위에 꼽혔다.

연세대는 글로벌 경쟁력에서 전통의 강자로 꼽힌다. 그다음 서울대(2위), 고려대(3위), 성균관대(4위), 서강대(5위)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9위였던 한국외국어대는 올해 2계단 상승하며 7위에 올랐다.

⑦ 성실성과 책임감

인사 담당자들이 조직 구성원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으로 평가하는 지표인 ‘성실성과 책임감’ 부문 1위는 고려대에 돌아갔다. 1~5위는 고려대·연세대·서울대·성균관대·서강대 순으로 2년 연속 동일했다.

⑧ 신입 사원 채용 선호도

‘신입 사원 채용 선호도’는 정성 평가로 이뤄지는 한경비즈니스 경영대 평가 중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부문이다. 기업이 채용 시 실제 선호하는 대학을 묻는 질문에서 인사 담당자들이 첫째로 꼽은 곳은 고려대였다.

지난해 1위였던 서울대는 둘째로 선호도가 높았다. 이어 연세대(3위), 성균관대(4위), 서강대(5위), 한양대(6위), 중앙대(7위), 경희대(8위), 한국외국어대(9위)가 차지했고 이화여대(10위)가 톱 10에 진입했다.

⑨ 진학 추천

인사 담당자들이 진학을 추천하고 싶은 대학은 서울대였다. 고려대(2위), 연세대(3위), 성균관대(4위), 서강대(5위)도 추천하고 싶은 대학에 선정됐다.

전국 경영대 평가는 인재 경영 토대를 만드는 주요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직접 평가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각 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그 누구보다 대학 사정에 밝고 적합한 인재를 식별하는 데 조예가 깊다.

한경비즈니스는 이 점에 주목해 인사 담당자들이 그간의 채용 과정과 실무 평가를 통해 파악하고 있는 인재 정보로 어느 경영대가 ‘최고의 인재 양성소’인지 평가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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