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관동대, ‘ICT 이노베이션스퀘어 확산 사업’ 우수사례로 주목 받아

[인터뷰]
원성권 가톨릭관동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사진=서범세 기자
원성권 가톨릭관동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사진=서범세 기자
지역 사회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가톨릭관동대는 그 해답을 ‘학교’에서 찾는다. 학교에서 지역 인재를 양성하면 뿌리 산업이 구축되고 자연히 지역 사회의 미래 경쟁력이 따라온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학교는 올해 초 강릉과학산업진흥원과 손잡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 뉴딜 핵심 사업인 ‘ICT 이노베이션 스퀘어 확산 사업’을 추진했다. 도내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시장 수요에 부합하는 취업 준비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원성권 가톨릭관동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3월 한국 최초로 학부 과정에 ‘블록체인’ 강좌를 개설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심이 될 인공지능(AI)·블록체인 기술을 지역 사회에서 심화 교육함으로써 핵심 인재를 배출하겠다는 목표다.

원 교수는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의 교육은 필수인 시대”라며 “이 교육 과정을 마친 수강생들이 강원 지역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최초로 학부 과정에 블록체인을 개설한 배경은 무엇인가.
“가톨릭관동대는 지난 66년간 강원 지역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지역 혁신을 선도해 왔다. 특히 강원·영동 거점 교육 기관으로 지역과 미래 사회에 요구되는 인재 양성에 주력했다. 최근 블록체인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지역 사회 전문가 양성에 나서게 됐다. 교육 과정은 본인의 전공을 심화하거나 타 전공을 탐색할 수 있도록 개설됐다.”

-수업 개설이 쉽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대학의 교육 체계는 교양과 일반·전공 과목 등으로 구성된다. 학생들이 보통 한 학기 18학점 중 전공 및 필수교양 등을 신청하면 기타 교육 과정(120시간·8학점) 수강이 어렵다. 학점 수강 신청 외에도 강좌 제한, 학과 개설 학점 제한 및 폐강 기준 등으로 학부 과정 개설이 쉽지 않다. 일부 대학원에서만 학점제로 개설 운영되는 상황이다.”

-수업은 어떻게 운영하나.
“수업 개설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우선 주말 집중 수업을 선택해 중간고사·기말고사 기간을 제외한 토·일 오프라인 집중 수업 방식으로 운영했다. 내가 책임교수를 맡아 블록체인학회·개발자·기획자 등 분야별 전문가와 옴니버스형 강좌로 주말 수업을 진행했다.”

-수강생은 어떻게 선발하고 관리상 어려움은 없나.
“가톨릭관동대 학생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전교생이 교양 과목과 일반(전공) 과목으로 신청할 수 있는데 최소 5학점 이상 신청자를 기준으로 선정하고 최종 수강 인원(적정 20명 내외)을 선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온라인 실시간 강좌는 다시 볼 수 있게 업로드하거나 실습 과정도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송출하는 등 수업 분위기와 질 관리를 위한 엄격한 학사 모니터링을 통해 수강생 관리와 민원을 최소화하고 있다.”

-가톨릭관동대 블록체인 교육 과정의 강점은 무엇인가.
“가톨릭관동대는 강원 지역 학생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수도권 학생들이 많아 친강원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했다. 지역 내 취·창업과 연계해 지역 기관들과 협력해 이수증을 발급하고 지역 기업 취업 시 장려금도 제공해 참여율이나 지원에 대한 수강생의 만족도가 높다.”
이번 프로젝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2025년까지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한 ICT 이노베이션 스퀘어 확대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사진=가톨릭관동대 제공
이번 프로젝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2025년까지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한 ICT 이노베이션 스퀘어 확대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사진=가톨릭관동대 제공
-지역 인재 양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역에 필요한 인재가 정주하고 워라밸할 수 있는 교통이나 삶의 환경이 개선되고 있지만 디지털 환경의 필수적인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디지털 역량의 격차를 줄여 기업 유치와 일자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 지역 현안의 솔루션으로 생각하고 지역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교육 과정을 기획, 운영하면서 주안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
“프로그램의 장점은 단계별 설계로 학기당 8학점씩 2년간 최대 32학점 수강이 가능해 최소 전공 인정 학점(36학점)에 육박하며 부전공 21학점 이상의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실시하는 비교과 과정 혹은 특강과는 집중도나 효과 면에서 차이가 나고 수강생 풀의 사후 지원을 통해 고급 단계로 연계해 개인별 포트폴리오에 도움을 준다. 취·창업뿐만 아니라 지역 내 블록체인 전문 강사로 활동할 기회도 제공하고 있는데 운영 과정에서 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과 강릉과학산업진흥원의 도움이 컸다.”

-올해 교육 성과는 어떠한가.
“2021년 1월부터 준비된 CKU블록체인 교육 과정은 4단계로 설계돼 입문-비즈니스-BM-테크니컬 과정의 총 480시간 교육 과정으로, 첫해인 2021년 1학기 블록체인 입문 과정(120시간)과 2학기 블록체인 비즈니스과정(120시간)을 운영 완료해 입문 과정 19명, 비즈니스 과정 21명이 수료했다. 2022년 1학기에 블록체인 BM 과정(120시간)과 블록체인 테크니컬 과정(120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5월 30일 열린 ‘CKU 블록체인 교육과정 1기 수료식’ 기념 촬영. 사진=가톨릭관동대 제공
5월 30일 열린 ‘CKU 블록체인 교육과정 1기 수료식’ 기념 촬영. 사진=가톨릭관동대 제공
-주로 어떤 학과 학생들이 블록체인 강의를 수강하나.
“의예과 1학년 학생부터 경영학과·소프트웨어학과·경찰행정 등 다양한 학과에서 수강했다. 물론 대학원생들도 수강했고 청강하는 교내 교수들도 있다. 신청 학과를 보더라도 산업계 전체에서 관심을 갖는 것을 알 수 있다.”

-운영하면서 애로 사항은 없었나.
“기본적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오프라인(대면) 수강생을 모집 선발하기가 쉽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수업의 질 관리와 강사 양성까지 계획한 교육 과정으로 단일 과목 수강으로는 해결되지 않아 수강 신청 관련 문의가 많은 것이 애로 사항이었다. 주말 집중 수업 역시 준비와 교육 과정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협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환자 발생 없이 잘 진행됐다.”

-대학에서 블록체인을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있나.
“최근 각 대학마다 입학식·축제 등에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블록체인 기반의 메타버스다. 이 메타버스의 핵심인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은 대학의 연구 결과인 영상·음악·프로그램 등 창작물이나 지식 재산의 인증을 블록체인상의 디지털 파일화를 통해 가능하게 해 대학산학연구처에서 적용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대학 간 학점 연계 및 교류 혹은 원격 강좌 등 다양한 학사 관리, 중복 수강 등으로 졸업 불가 등의 학적 관리 또 비교과 프로그램, 장학금 지급, 증명 발급, 발전 기금 관리 등의 대학 행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애로 사항 등이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실증 사업을 통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이 되는 핵심으로 인터넷 등장의 적응보다 빠르게 성장기에 돌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입기를 거쳐 성장기에 신속히 돌입한다는 것은 산업 생태계가 구축돼 개발·관리·기획 등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며 관련 전문가가 필요하게 되는 것으로 블록체인 교육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2021년 3월부터 어렵게 시작한 CKU블록체인 과정을 2025년까지 지속해 강원 지역 내 블록체인 강사 양성까지 계획하고 있고 교육 수요가 높아져 이 교육 과정을 마친 수강생들이 강원 지역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