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업계 최초 저탄소 제품 인증…친환경 자재 소비 활성화에도 적극적

[비즈니스 포커스]
유진기업 서서울공장의 전경.(사진=유진기업)
유진기업 서서울공장의 전경.(사진=유진기업)
건설 자재 시장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각종 규제 강화는 물론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친환경에 맞춰지면서 기업들에도 이를 지켜야 할 ‘의무’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유진그룹의 계열사인 유진기업은 레미콘 제조와 판매를 주력으로 하며 레미콘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1인자'일수록 시장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유진기업은 레미콘과 건자재 유통 등 두 가지 사업 분야 모두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선제적으로 실천 중이다.
레미콘과 건자재 유통 비중 급성장
건설 현장에 부는 친환경 바람…유진기업의 그린 포트폴리오
올해 3분기 유진기업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나타냈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40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어난 156억원,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208억원으로 나타났다.

주력 사업인 레미콘과 신성장 동력인 건자재 유통 사업은 모두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유진기업 측은 올해 연간 레미콘 생산 실적을 약 830만㎥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생산 실적인 약 800만㎥와 비교하면 다소 증가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건자재 유통 사업은 연일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진출 첫해인 2013년 114억원 수준이었던 건자재 유통 사업의 매출액은 지난해 약 2520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2019년부터 건자재 유통 사업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를 넘어서며 기존의 주력 사업이었던 레미콘을 넘어섰다. 올해 건자재 사업의 매출액은 약 35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것이다.

2013년 철근 단일 품목으로 시작된 건자재 유통 사업은 현재 형강·PHC 파일·목재·창호·도어 등 내·외장 마감재와 인테리어 자재까지 33개 분야 3000여 종(지난해 기준)에 이르는 건축 자재를 건설 현장에 공급하고 있다. 레미콘과 함께 ‘건자재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레미콘부터 건자재까지 건설 현장에서 활약하는 유진기업은 친환경 사업을 위해 여러 규제를 고려하고 있다. 레미콘 사업은 대기환경보전법, 물환경보전법, 소음·진동관리법, 폐기물관리법 등 환경 법령을 준수하고 있다.

특히 건설 시장의 환경 규제는 향후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자재 유통 사업에서도 화재 안정성 강화에 따른 준불연 단열재 관련법의 강화로 화재에 강한 심재 준불연 단열재 적용 현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단열재 발포가스 규제에 따라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규제를 선제적으로 지키기 위해 유진기업은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먼저 한국의 레미콘 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서 레미콘업계 최초로 저탄소 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2018년에는 레미콘업계 최초로 ‘25(최대 치수, mm)-24(강도, MPa)-150(슬럼프, mm)’ 규격에 대해 저탄소 제품 인증을 취득했고 현재까지 16개의 환경성적표지, 5개의 저탄소 제품 인증을 보유했다.

환경부 산하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하는 환경성적표지는 제품·서비스의 환경성 제고를 위해 원료 채취부터 생산, 수송·유통,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 대한 환경 영향을 계량적으로 표시하는 제도다. 유진기업의 계열사 동양도 유진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지난해 10월 25-24-150, 25-27-150 두 개 규격에 대해 저탄소 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유진기업은 레미콘 업계 최초로 저탄소제품 인증을 받았다.(사진=유진기업)
유진기업은 레미콘 업계 최초로 저탄소제품 인증을 받았다.(사진=유진기업)

환경성적표지 인증받은 제품 유통 나서
건자재 유통 사업의 비율이 높아지는 만큼 유진기업은 이 분야에도 친환경 노력을 다하고 있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친환경 녹색 자재의 취급을 늘리고 우수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를 적극 발굴해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과 ESG 경영 흐름에 발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유진기업은 신규 상품 개발의 3대 의제를 친환경, 에너지 절감, 안전으로 정했다. 친환경을 최우선 기준으로 신규 상품을 발굴하면서 수익성을 높인다. 레미콘과 아스콘 등 기초 건자재 이외에 철근·형강·단열재·보드 등 건자재도 환경성적표지와 우수 재활용 제품(GR) 인증을 받은 제품을 유통한다. 또 리버타일, 음식물 처리기, 전기차 충전기, 환기 시스템, 절수형 양변기 등 중소기업이 제조하는 친환경 상품을 발굴하고 건설사에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유진기업의 주력 사업들은 모두 주택·부동산 공급 전망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내년 주택 공급 전망에 따라 레미콘 생산 실적은 올해 예상 생산 실적인 약 830만㎥와 유사하거나 약간 웃돌 것으로 보인다.

건자재 유통 사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건설 주택 공급의 영향을 받는다. 철근 수요는 약 1120만 톤이 예측되는데 내년 수요는 올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H형강은 비주거용 건설 수주 지표 개선을 고려할 때 올해 대비 약 4% 내외 증가한 약 270만~280만 톤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PHC 파일은 내년 시황 회복기에 진입해 ‘상고하저’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황과 함께 친환경 사업 성과도 이어 간다. 유진기업은 녹색 건축 인증 현장이 늘어나면서 친환경 레미콘 제품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환경성적표지 인증 규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환경을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제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친환경 레미콘 선도 기업의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환경부가 주최하고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하는 ‘2021 대한민국 친환경 대전(탄소 중립 그린페스티벌)’에 한국친환경녹색자재협회(EGMA) 회원사들과 동반 참여하는 등 친환경 자재 인식 개선, 소비 활성화, 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친환경 제품과 업계 발전을 위한 정책 제안과 우수한 제품 발굴,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확보해 업계의 유통 체계를 구축한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환경표지 인증과 녹색 인증 등 환경 인증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등의 여러 가지 수행 과제를 한국친환경녹색자재협회 회원사들과 수립, 실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