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석 광장 대표변호사…“중재·민사 등 분쟁성 업무도 ‘광장 불패’ 인식 성과”

[스페셜리포트-인터뷰]
“내년 해외 M&A 수요 더 늘 것…글로벌 인재 영입에 최선”
법무법인(유한) 광장은 전문성에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80개 이상의 전문 팀을 운용하며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21 베스트 로펌’ 평가에서도 광장의 강점이 빛을 발했다. 총 14개의 부문별 변호사 평가에서 중재 및 국제 분쟁, 특허와 상표 및 지식재산권, 민사 등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이를 토대로 종합 평가 2위에 다시금 안착했다. 2015년 평가에서 2위를 차지한 후 6년 만에 다시 찾은 자리다.

안용석 법무법인(유한) 광장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5기) 역시 광장의 저력을 전문성과 협업에서 찾는다. 사법연수원 15기로 수료한 안 대표는 1989년 광장에 합류한 이후 30년간 공정 거래, 기업 인수·합병(M&A), 외국인 투자, 해외 투자 등 기업 자문 부문의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2010년부터 광장의 운영위원, 2018년 3월부터 경영총괄 대표변호사를 맡아 광장을 이끌고 있다. 12월 6일 서울 을지로에 있는 광장 사무실에서 안 대표를 만났다.

-광장의 2021년을 평가한다면 어떻습니까.

“굉장히 바빴던 시기였습니다. 로펌은 경제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때보다 변화가 심할 때 일이 많아집니다. 광장 역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거의 성장하지 못한 반면 올해는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됩니다. 올 한 해 특별히 어느 한 분야를 집중 공략했다기보다 인재 확보에 중점을 두고 각각의 전문 팀 강화에 집중했죠. 유능한 변호사를 모신 것뿐만 아니라 관련 전문가들을 다수 확보해 질적 서비스를 높이는 데 큰 성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글로벌하게 활동하는 한국 국적의 외국변호사가 많아진 반면, 한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는 크게 늘지 않으면서 원하는 만큼의 인재를 확보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광장의 강점은 전문 팀에 있습니다. 타 로펌과의 차이는 뭔가요.

“대외적으로는 80여 개 전문 팀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은 그 안에서도 산업별·거래 유형별로 전문화·세분화되면서 훨씬 더 많은 전문 팀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숫자만 월등히 많은 것이 아니에요. 광장의 전문 팀 방식은 크게 두 가지 분야에서 다른 로펌들과 차이가 있습니다. 첫째, 전문화의 유구한 역사입니다. 광장은 2027년에 50주년을 맞이하는데 전문화 역사만 30년이 넘어요. 기업이 전문화된 변호사를 원하지 않던 시절부터 서구권의 로펌 트렌드를 읽고 전문성을 키워 왔죠. 둘째, 전문 변호사가 전적으로 해당 분야만 맡고 있어요. 어느 로펌이든 전문화된 메뉴는 비슷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한 변호사가 하나의 분야만 맡는 것은 드문데 광장의 변호사들은 전적으로 전문 분야만 파게 됩니다. 당연히 해당 분야에 경험이 많아지고 전문성이 깊어질 수밖에 없겠죠. 각각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변호사들이 모여 협업하다 보니 로펌 전체의 완벽성·정확성이 다른 로펌보다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베스트 로펌’ 변호사 부문에서 광장에서는 중재 및 국제 분쟁(임성우), 특허와 상표 및 지식재산권(김운호), 민사(송평근)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예상한 결과인가요.
“광장이 자문 펌으로 시작해 시장에서는 ‘자문 위주의 로펌’이란 인식이 있었는데 이번 한경비즈니스의 ‘베스트 로펌’ 평가를 통해 분쟁성 업무 또한 잘한다는 것을 시장이 확실히 인식한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재 및 국제 분쟁, 특허와 상표 및 지식재산권, 민사 모두 다 ‘분쟁성’이거든요. 지재권 소송, 민사 소송, 행정 형사까지 내부적으로는 ‘광장 불패’라고 할 정도로 승소율이 굉장히 높아요. 밖에서는 자문으로 더 인정받았지만 내부에서는 분쟁성 분야에서도 자신이 있었죠. 이번 평가를 통해 광장이 자문과 함께 분쟁성 분야에서도 톱이라는 것을 알렸다고 봅니다.”

-재임 기간에 질적 성장을 강조했는데 성과가 있었나요.
“로펌의 질적 성장이 어떤 지표나 모습으로 나타나기는 쉽지 않아요. 실은 고객의 피드백으로부터 성장의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광장의 슬로건에 ‘모두가 멈추는 곳에서 시작합니다’란 말이 있습니다. 다른 펌에서 풀지 못한 문제나 길이 보이지 않는 업무를 의뢰할 때에 광장의 수준을 고객들이 알아봐 준다고 생각합니다. 전문화와 협업으로 다른 펌이 풀지 못한 어려운 일을 돌파해 내는 힘이 광장에는 있다고 자신합니다. ‘단순한 해답이 아닌 솔루션 제공’이란 슬로건도 있습니다. 기업들은 답이 없을 때 로펌을 찾아오게 되죠. 새로운 산업을 시작할 때 법적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니까요. 광장은 신산업에 대한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해 있기 때문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도 고객의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M&A 수요가 늘면서 글로벌 인재 유치가 중요해졌습니다. 광장의 전략은 무엇인가요.
“글로벌 M&A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활동 반경이 점점 넓어지고 있고 신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 역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기 때문이죠. 기존에는 상품과 서비스의 수출입이 다수였다면 최근에는 축적된 한국 자본을 활용한 금융 투자도 많아졌어요. 해외 투자는 내년에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벌 인재 유치에서도 광장의 강점은 차별이 없다는 겁니다. 성별, 지역, 출신 고교, 출신 대학, 정치 성향에서 차별 없이 인재를 선발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에 강점이 있다고 봅니다. 국적에서도 어떠한 편견도 없이 능력 있는 사람들을 유치하는 형태로 리크루트를 전개하고 있어요. 또한 로펌에 들어온 이후에도 기회를 공정하게 부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내부 교육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에 ‘실패 없이 성장하는 로펌’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로펌업계의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요.
“한국 로펌들이 지속 성장하며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강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전체적인 그림을 그린다면 로펌업계의 균형이 더 갖춰져야 한다고 봅니다. 보통 기업을 자산 규모나 역할에 따라 구분하듯이 로펌도 소규모의 부티크 로펌부터 중견·대형 로펌이 있어요. 그런데 코로나19 등으로 경제가 위축되면서 대기업보다 중견기업과 중소형 기업이 상대적으로 성장에 타격을 입었고 중견·중소형 로펌이 이를 고스란히 이어 받으면서 성장이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입니다. 중견 로펌들이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도록 중견 로펌의 고객인 중견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SG와 관련한 로펌의 역할은 뭔가요.
“로펌들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화두가 되기 전부터 이미 ESG의 업무들을 의뢰받았습니다. 그래서 용어만 달라졌을 뿐 낯선 영역은 아닙니다. 환경 분야는 광장이 유일하게 ‘환경팀’을 만들어 구성했을 만큼 빠른 성장을 이뤘고 S와 G 요소 역시 기업자문팀에서 워낙 오래전부터 해 왔던 활동입니다. 현재는 기업자문팀·환경팀·산업안전팀·컴플라이언스팀·노동팀 등 ESG 관련 팀을 통합해 일관되고 원스톱 풀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ESG팀으로 확대 개편했습니다. 그동안 쌓아 온 폭넓고 깊이 있는 자문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ESG에 대한 자문과 컨설팅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어요. ESG는 한때의 유행에 그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인 컨설팅 외에도 글로벌 트렌드나 해외 로펌의 사례들을 자료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 우리 연구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내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됩니다. 광장의 전략은 무엇인가요.
“올해 중대 재해 관련 교육과 세미나·프로젝트를 굉장히 많이 진행했습니다. 기업 역시 제도와 규정을 만드는 작업들은 어느 정도 정비됐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행하고 이를 점검하고 피드백을 받아 다시 실행하고 하는 ‘실행→점검→수정’의 절차의 수행입니다. 이 점검 과정에서 우리가 자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광장은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산업안전·중대재해팀(중대재해팀)을 꾸리면서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신인재 전 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교육원 원장을 영입했습니다. 또한 산업 안전 분야에서 수많은 국내외 고객들을 대리하며 축적한 실무 경험을 토대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 역량을 갖추고 있죠.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법적 대응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혹여 ‘휴먼 에러’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대표변호사로서 향후 경영 목표와 계획은 세웠나요.
“‘최고의 로펌’을 꿈꿉니다. 최고의 정의는 모두가 다를 수 있는데, 저는 고객에게 가장 큰 가치를 주는 로펌이 최고의 로펌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주면서도 우리 구성원에게도 최고의 가치를 주어야 하죠. 그 가치는 경제적인 보상일 수도 있고 일하는 분위기일 수도 있습니다. 고객과 구성원 모두 ‘광장에 가면 최고의 가치를 누릴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한다면 당연히 법인의 매출과 규모도 커질 겁니다. 이를 위한 스텝으로 내년 초 판교에 멀티 오피스를 엽니다. 판교 고객만을 위한 사무실의 개념이 아닙니다. 기업들의 글로벌 비즈니스가 점점 커지는데 모두가 해외에 나갈 수는 없는 만큼 해외에서 활동하는 것처럼 글로벌 오퍼레이션 경험을 키워 나가는 작업입니다. 판교 오피스가 멀티 오피스로서의 기능을 테스트하는 장이 될 겁니다.”

안용석 대표 약력/
1962년생. 1983년 제25회 사법시험 합격. 1984년 서울대 법대 졸업. 1985년 사법연수원 제15기 수료. 1995년 미국 미시간대 로스쿨 석사(LLM). 1989년 광장 입사. 2010년 광장 운영위원. 2018년 경영총괄대표변호사(현).

대담 장승규 편집장·정리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