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최초로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양산…중대형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

[컴퍼니]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 PI필름인 CPI필름.(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 PI필름인 CPI필름.(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스마트폰 시대가 저물어 간다”는 말이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교체 주기 또한 길어지며 제조사의 수익성 저하와 함께 더 이상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 제품은 대부분 기능이 개선된 정도에 그치며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둔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정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조사들은 하드웨어 폼팩터(기기의 형태) 변화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화면이 넓으면서도 휴대하기 편한 신개념 기기인 폴더블(foldable), 롤러블(rollable)과 같은 여러 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를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모바일 폼팩터의 변화를 개척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스마트폰의 핵심 '투명 폴리 이미드'
디스플레이 시장 조사 글로벌 리서치 기관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폴더블폰의 출하량은 380만 대로, 전년보다 450%, 전분기 대비 47% 증가했다.

2021년 연간 전 세계 폴더블폰의 출하량은 750만 대, 2022년에는 175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DSCC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2024년까지 연평균 약 131%의 성장세를 이어 가며 소형 폰에서 중대형 시장으로까지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폴더블폰 시장이 커지면서 글로벌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 갤럭시 Z플립·폴드, 화웨이 메이트(Mate) X시리즈, 샤오미 미믹스폴드(Mi Mix Fold)와 세계 최초 폴더블 노트북인 레노버의 싱크패드(X1 폴드)가 출시되면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한편 폴더블폰보다 더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롤러블폰은 출시 관련 소문만 무성했다. 하지만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가 2020년 11월 롤러블폰인 오포X2021폰을 선보였고 롤러블폰 관련 특허를 지속적으로 공개하며 ‘세계 최초’ 롤러블폰 제조사 타이틀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포에 이어 화웨이·TCL·삼성까지 롤러블폰 출시가 기대되는 가운데 미래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핵심 소재인 투명 폴리 이미드(PI : Poly Imide)가 주목받고 있다.

투명 폴리 이미드 필름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강도가 세면서도 수십만 번 접어도 흠집이 나지 않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다. 특히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폴더블과 롤러블폰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 소재다.

투명 폴리 이미드 필름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기업이 코오롱인더스트리다. ‘CPI필름’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상표 등록을 마친 투명 폴리 이미드 필름의 고유 브랜드명이다. 다른 소재들에 비해 온도 변화와 장기간 사용에 대한 내구성이 강하고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폼팩터에 자유롭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 PI필름인 CPI필름.(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 PI필름인 CPI필름.(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CPI필름 활용 분야 ‘무궁무진’
코오롱인더스트리 CPI필름은 2~3단 멀티 폴드가 가능한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롤러블(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사용할 수 있다. 오포를 기점으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롤러블 폼팩터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소재다. 또한 스마트폰을 넘어 10인치 이상의 노트북·태블릿·TV 같은 중대형 화면에도 활용될 수 있고 e북(e-book)과 보호 필름 등 용도 확대를 통해 다수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에 활발히 공급하고 있다.

CPI필름은 레노버가 출시한 세계 최초 폴더블 노트북인 레노버 싱크패드 X1폴드와 샤오미의 첫 폴더블폰인 미믹스 폴드에 커버 윈도로 사용되면서 입지를 다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를 토대로 스마트폰에서 중대형 화면의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커버 윈도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9년 세계 최초 CPI필름 양산 이후 독보적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커버 윈도용 박막 유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고 설계의 용이성·가공성·내구성이 뛰어난 데다 고객사의 요구에 최적화된 품질을 구현할 수 있는 강점을 살려 미래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2019년 하반기 일본의 수출 규제로 기존 PI 소재 사용에 제약까지 생기며 소재 국산화라는 목표 아래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한국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국으로 자리 잡는 데 일조했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소부장 으뜸 기업’에 선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CPI필름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하며 소재 국산화와 함께 디스플레이 분야의 기술 경쟁력 또한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R&D를 통해 대한민국 기술 강국의 기치를 드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소부장 강국'에 일조한 코오롱인더의 CPI

CPI(Colorless Poly Imide)필름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06년 개발을 시작해 세계 최초로 2019년 양산에 성공하며 국산화한 투명 폴리 이미드 필름이다. CPI필름으로 상표 등록까지 마친 고유 브랜드명이다. 기존 폴리 이미드(PI : Poly Imide)가 접었을 때 흠집이 나지 않는 물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유리처럼 투명해 폴더블·롤러블용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로 쓰인다.

PI는 극저온과 고온에서 물성이 변하지 않는 뛰어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한 종류로, 필름 형태로 생산하면 종이처럼 유연해지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PI는 이러한 우수한 내구성에도 불구하고 가공성이 낮고 특유의 노란색을 띠고 있어 디스플레이에는 사용하기 어려웠고 이에 따라 CPI는 투명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최적의 소재라는 호평을 지속 받아 왔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CPI필름을 개발하고 양산화하기 전까지 한국 제조사들은 기존 유색 PI 필름을 일본과 미국에서 수입해 사용했다.그런데 2019년 하반기 일본의 수출 규제로 기존 PI 소재 사용에 제약이 생기며 CPI필름이 더욱 활발하게 사용됐다. 이에 따라 CPI필름은 그 성과와 공급 안정성을 인정받고 한국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국으로 자리 잡는 데 일조하며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소부장 으뜸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평가 받고 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