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부문 올해의 CEO

[스페셜 리포트] 2021 올해의 CEO
조현준 효성 회장.(사진=효성)
조현준 효성 회장.(사진=효성)
시장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애자일 경영’을 바탕으로 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속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효성의 주력 계열사들은 2018년 인적 분할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2021년 3분기 영업이익은 효성티앤씨 4340억원, 효성첨단소재 1398억원, 효성화학 329억원, 효성중공업 240억원으로 실적이 2020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효성티앤씨는 단일 사업 회사로,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와 홈 트레이닝 인구가 늘고 편한 옷을 찾는 사람이 증가해 스판덱스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2020년부터 터키·브라질에 스판덱스 생산 설비를 증설한 조 회장의 선제적 투자가 통했다는 분석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 선제적 투자로 전 계열사 고른 성장

액화수소·탄소섬유 등 신사업에 적극 투자
효성·린데·산업통상자원부·울산시는 2021년 6월 수소 산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효성과 린데는 효성화학 용연 공장 내 부지에 연산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신설해 2023년 5월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효성중공업은 중·장기적으로 액화수소 생산 능력을 3만9000톤까지 늘리기 위해 5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

신설되는 액화수소 공장은 단일 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효성과 린데는 ‘수소 응용 기술을 통한 탄소 중립 대한민국 건설’이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를 위해 △수소 생산 및 충전 설비의 안정성·신뢰성·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확대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하지 않는 블루 수소와 그린 수소 추출 기술 개발 및 설비 국산화 △CO₂저감 기술 개발을 통한 탄소 중립 수소 사업 기반 구축 등을 3대 과제로 정하고 적극 추진한다.

효성은 수소 충전소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핵심 부품인 수소 연료탱크 등에 쓰이는 탄소 섬유 사업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수소 연료탱크는 일반 공기보다 500~900배 이상의 고압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고강도의 저장 용기가 필수다. 따라서 탄소 섬유는 수소 에너지의 안전한 저장·수송·이용에 반드시 필요하다.

효성첨단소재는 전주 탄소 섬유 공장에서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만4000톤의 탄소 섬유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조현준 회장은 “수소 에너지는 인류의 미래를 바꿀 에너지 혁명의 근간”이라며 “수소 기술 개발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수소 에너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편 효성은 2021년 4월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ESG 경영에도 대응하고 있다. 이사회 내에서 지배 구조 개선을 담당해 온 투명경영위원회가 ESG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되며 △ESG 관련 정책 수립 △ESG 정책에 따른 리스크 전략 수립 △환경·안전·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투자 및 활동 계획 심의 등의 책임을 추가로 맡는다.

조 회장은 “ESG 경영은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아이덴티티”라며 “환경 보호와 정도 경영, 투명 경영을 확대하고 협력사들과 동반 성장함으로써 주주들과 사회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100년 기업 효성’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