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수주 잔액·생산 능력 세계 1위…친환경 선박 기술력도 앞서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사진=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사진=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2021년은 조선 산업의 ‘슈퍼 사이클’ 도래 기대감이 선반영된 해였다. 2003~2008년 조선업의 슈퍼 사이클 초입 국면을 연상시키는 컨테이너선 대량 발주가 확인됐고 벌크선의 투자 회수 기간이 4년으로 2003년과 유사한 수준의 선가·운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선 시리즈 물량 역시 발주가 시작되면서 한국 조선사들은 수주 목표액 대비 140.6%를 기록했다. 다만 2022년 이후에도 수주 레벨을 유지하면서 조선 산업에 대한 평가가 주가순자산배율(PBR) 1.5배를 돌파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는 이르다. 2022년 2분기는 조선 산업의 슈퍼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의 현실화 여부가 확인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이클에서는 4대 선종 재화인 컨테이너, 드라이 벌크, 리퀴드 벌크, 가스에 대한 수요 증가가 선종별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며 조선 산업의 향후 영업이익 추정치를 지속 상향시켰다. 조선 업체들의 수주 잔액은 연 매출 대비 3.5배를 웃도는 발주 환경이 지속됐다. 다만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교역 다원화, 브릭스(BRICs :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등장에 따른 물동량 급증이 전 선종의 신조선가(P)와 발주량(Q)의 동시 개선으로 이어졌던 과거와 달리 현재의 해운 시황은 선종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슈퍼 사이클 수준의 회복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심각한 부침을 겪고 있는 탱커 운임의 반등, 과거 평균 대비 5배 수준으로 급등한 컨테이너 운임의 강세 지속, 강재 가격 변동성 확대에도 신조선가 인상 기조 유지 등의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2022년 2분기는 이러한 전제 조건의 방향성을 확인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탱커 시장은 2~3분기 전통적 성수기로, 운임 반등 여부가 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컨테이너 시장은 춘제 전후 아시아발 수출 컨테이너의 일시적 급감으로 운임 지속 여부가 확인된다. 하향 안정화가 예상되는 후판 가격에 대한 하반기 협상이 시작되는 시점도 2분기 초다.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것이 조선 산업 슈퍼 사이클 판단에 대한 충분 조건이라면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발주처인 선주·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발주와 실제 운항 데이터가 쌓이는 시차를 감안하면 2024년부터 본격적인 업 사이클을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2022년 조선업 톱픽은 현대중공업
2022년 조선 업종의 주도주는 현대중공업으로 예상된다. 매출, 수주 잔액, 생산 능력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2022년 선가 협상을 주도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한국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자체 엔진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엔진 부문이 실적을 이끌고 조선 부문은 선가 협상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2021년 8월 1등 선사인 몰러-머스크에서 1조6000억원 규모의 세계 최초 1만5000TEU급 메탄올 추진선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연구·개발(R&D)의 중심으로 미래 선박 개발에도 가장 앞서 있다. 친환경 규제 강화 흐름과 확실한 대체 연료가 없는 상황에서 R&D 역량 강화와 자체 엔진 사업부 보유는 조선 사업 부문의 가격 경쟁력 제고와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인이다. 연료 변화의 흐름 속에서 메탄올·암모니아·가스 연료 추진선 등 톱 티어 발주처들의 대체 연료 탐색·선택의 필수적 파트너로 부각될 현대중공업의 회복 잠재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의 2022년 연간 연결 매출은 9조9696억원(전년 대비 25.8% 증가), 영업이익은 강재 가격 인상분을 선반영한 충당금의 환입 가능성을 배제해도 1380억원(흑자 전환)이 전망된다. 2022~2023년 조선·해양·엔진 합산 수주액은 평균 162억 달러로 추정되고 향후 연매출 12조원 체제로의 회복이 예상된다. 매출 정상화는 2022년, 이익 정상화의 궤도는 2023년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현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
2021 상반기 조선·중공업·기계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