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잠재력 큰 아마존, 메타버스 확장 나서는 애플 ‘주목’…디즈니도 회복세 기대감

[스페셜 리포트]
미국 뉴욕 브루클린 애플 매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뉴욕 브루클린 애플 매장/ 사진=연합뉴스
2021년은 해외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큰 성공의 기회’를 맛보기 충분한 한 해였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의 우려가 높아졌지만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을 시작으로 미 증시는 강세장을 이어 갔다. 2021년 미국 500대 기업의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상승률은 25%를 넘어섰다. 하반기 몇 차례 하락장이 펼쳐지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면 ‘좋은 매수 기회’가 됐다. 2022년에도 이 같은 랠리가 지속될 수 있을까.

2022년은 해외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이 2022년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공포를 잠재우지 못한다면 주가 급락의 가능성도 있다.

변동성이 높아진 증시 상황에서도 결국은 ‘우상향’을 그릴 수 있는 우량주를 골라내는 안목이 중요하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변동성이 높아진 2022년 미 증시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투자처로 어디를 꼽았을까.
월가 4대 투자은행 ‘강추’…연초 꼭 사야 할 미국 주식은
골드만삭스의 톱픽 ‘아마존’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연례 컨퍼런스 'AWS 리인벤트(re:invent)' / 사진=연합뉴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연례 컨퍼런스 'AWS 리인벤트(re:invent)' / 사진=연합뉴스
골드만삭스는 ‘아마존(나스닥, AMZN)’을 2022년 인터넷 분야의 톱픽으로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2022년 눈여겨볼 ‘성장 테마’로 전자 상거래, 광고, 클라우드 컴퓨팅, 미디어 소비, 소비자 구독 모델 등을 꼽았다. 그런데 이런 성장 테마를 모두 아우르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이 바로 ‘아마존’이다.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2022년 아마존의 목표 주가는 4100달러다. 2021년 12월 말 현재 아마존 주가가 3400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적어도 20% 이상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사실 2021년 아마존의 성적은 썩 좋지 못했다. S&P지수가 25% 이상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아마존 주가의 상승폭은 4.2%에 그쳤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월가의 전문가들이 2022년 아마존의 상승세를 전망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아마존은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수혜를 톡톡히 봤다. 2020년 아마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했고 주가 또한 1년 새 70% 올랐다. 이와 비교해 2021년 아마존의 실적은 다소 좋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2021년 3분기 실적만 해도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밑돈 전년 대비 15% 성장에 그쳤고 이어 4분기에도 실적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이는 2020년 성장률이 너무 높았던 기저 효과로 2021년 성장률이 낮아 보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월마트 등 경쟁자들과 비교할 때 아마존의 강점은 분명하다. 바로 아마존이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현금이다. 2021년 아마존은 공급망 대란에 노동력 부족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지난 몇 년 동안 경쟁자들과 비교해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물류 창고를 확보하고 공급망을 확대하는 데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은 기존 공급망의 병목 현상을 피하기 위해 자체 화물 컨테이너를 구축하는 등 인프라를 확장하는 데 약 380억 달러(약 45조64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존의 공격적인 투자가 2022년에 빛을 볼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의 주력 사업인 이커머스 외에 아마존의 웹 서비스 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아마존은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 컴퓨팅 외에 디지털 미디어·광고·알렉사 등 다양항 성장 경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아마존은 신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겉으로 나타난 수익성보다 훨씬 더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아마존 외에도 우버(NYSE, UBER), 리프트(나스닥, LYFT), 스냅(NYSE, SNAP)과 메타(나스닥, MVRS)를 또 다른 톱픽스로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승차 공유 서비스의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어 2022년 매력적인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버와 리프트를 눈여겨볼 만하다”며 “스냅과 메타(구 페이스북)는 2021년 3분기에 실망스러운 수익률을 보였지만 2022년까지 실적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모간스탠리의 톱픽 ‘애플’
미국 뉴욕 브루클린 애플 매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뉴욕 브루클린 애플 매장/ 사진=연합뉴스
모간스탠리는 2022년 투자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톱픽으로 ‘애플(나스닥, AAPL)’을 선정했다. 모간스탠리는 2022년 하드웨어 기업의 마진이 축소되고 실적이 저조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애플’에 대해서만큼은 낙관적이다. 모간스탠리는 실제로 최근 애플의 목표 주가를 164달러에서 200달러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2021년 12월 말 현재 애플 주식은 179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모간스탠리는 2022년 애플의 주가가 32%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본 셈이다.

애플은 전 세계에서 시가 총액이 가장 큰 기업이다. 연일 상승세를 이어 가는 애플 주가가 182.85달러를 넘어서면 시가 총액은 3조 달러를 기록하게 된다. 2조7080억 달러인 영국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는 것이다. 모간스탠리는 “애플은 하드웨어 기업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플랫폼 회사’로 평가하는 것이 맞다”며 “강력하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기반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제품이 출시되면 더욱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모간스탠리를 비롯해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이 2022년 애플의 목표 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는 것은 무엇보다 아이폰의 견고한 판매량과 서비스 부문의 매출 증가 때문이다. 여전히 애플의 총이익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의 하드웨어 판매와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부문의 매출이기 때문이다. 아이폰13의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최근에는 아이패드 프로 등 신형 제품도 속속 출시되며 라인업을 확대해 가고 있다. 웨어러블 분야의 성장이나 서비스도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애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것은 2022년 여름 출시 가능성이 높은 AR 헤드셋인 ‘애플 글래스’다. 애플은 이를 계기로 메타버스 세계로 확장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AR 헤드셋을 장착하면 휴대전화가 필요 없을 것이라는 루머는 애플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애플카’ 출시와 관련한 루머도 기대감에 불을 붙이는 요인이다. 애플은 2014년부터 완전 자율주행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 타이탄’을 추진해 왔다. 다만 애플은 자체적으로 전기차 생산 라인을 갖추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애플은 ‘차세대 모바일 기기’로서 애플카의 소프트웨어에 집중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동안 애플의 전략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수직적 통합에 있었던 만큼 차량 하드웨어 자체에 집중해 새로운 ‘애플카’를 선보일 가능성 또한 매우 높게 예상된다. 애플카는 2025년 출시될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많았지만 최근 애플이 2022년 9월 애플카의 베타 버전을 발표한다는 루머가 전해지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P모간의 톱픽 ‘퀄컴’
MWC 상하이 2021 모바일 모바일월드콩그레스 상하이 2021/ 사진=연합뉴스
MWC 상하이 2021 모바일 모바일월드콩그레스 상하이 2021/ 사진=연합뉴스
JP모간은 애플과 함께 반도체 기업인 퀄컴(나스닥, QCOM)을 2022년 최선호주로 꼽았다. JP모간은 “퀄컴은 스마트폰 모뎀을 넘어 RF 프런트엔드(RFFE) 솔루션과 컴퓨팅,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확장현실(XR), PC, 고정 와이어리스 등 사업 다각화 전략을 바탕으로 2022년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퀄컴이 비교적 저렴한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만큼 주가가 재평가될 여지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퀄컴은 2021년 약 20% 정도 상승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상승폭(25%)을 밑도는 수치다. JP모간은 퀄컴의 목표 주가를 225달러로 제시했다. 2021년 12월 말 현재 퀄컴의 주가는 184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향후 퀄퀌의 주가가 20%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JP모간은 향후 퀄컴의 성장을 견인할 동력 4가지를 제시했다.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수요의 성장,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과 같은 하이퍼 스케일러(빅 데이터 또는 클라우드 컴퓨터의 대규모 확장)들의 클라우드 컴퓨터에 대한 자본 지출의 가속화, 5G 네트워크 구축 등을 위한 통신사들의 경쟁 가속화, 견조한 기업들의 반도체 수요다. JP모간은 2022년 상반기에는 공급 대란 등으로 인해 퀄컴 역시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지만 하반기에는 막대한 수요가 쏟아지며 ‘홍수문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1년 들어 줄곧 130~140달러 선을 오르락내리락 하던 퀄컴의 주가는 2021년 11월 3일 실적 발표를 계기로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그동안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던 퀄컴의 실적이 예상외로 좋았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급 부족에도 불구하고 퀄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눈에 띄는 것은 퀄컴의 매출 성장을 견인한 것이 전통적인 주력 사업인 휴대전화 분야 외에 차량용·사물인터넷용 칩이었다는 점이다. JP모간은 “퀄컴의 사업이 하드웨어보다 성장성이 더 큰 네트워킹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퀄컴의 매출 증가는 2022년은 물론 202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간은 이와 함께 컴퓨터 네트워킹 업체 아리스타 네트웍스(NYSE, ANET), 통신 네트워크 업체 시에나(NYSE, CIEN) 등도 2022년 톱픽스 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아리스타 네트웍스는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인프라 시장의 글로벌 리더다. 메타와 같은 기업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만큼 향후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등과 관련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성장성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에나는 네트워크 전략·기술 회사로, 통신 네트워크에서 비디오·데이터 및 음성 트래픽의 전송, 서비스 제공 및 관리를 지원한다. 시에나의 주가 또한 2021년 11월 실적 발표 이후 기대 이상의 호실적에 힘입어 급등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주가가 싼 편으로, 특히 최근 몇 년간 제품 연구·개발(R&D)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한 데다 네트워크·자동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블루 플래닛’의 성장성을 고려할 때 여전히 상승 여력이 높다는 판단이다.
BoA의 톱픽 ‘디즈니’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비스타 디즈니월드  / 사진=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비스타 디즈니월드 / 사진=연합뉴스
뱅크오브어메리카(BoA)는 2022년 최고의 주식으로 11개 종목을 발표했는데, 월트디즈니(NYSE, DIS), 엑슨모빌(NYSE, XOM), 웰스파고(NYSE, WFC) 등이 이름을 올렸다. BoA는 이들 종목이 2022년 평균 23% 정도의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 이후 꾸준히 2022년 3년째 BoA가 톱픽으로 꼽고 있는 디즈니는 글로벌 최대 미디어 콘텐츠 기업이다. 2020년 팬데믹 이후 디즈니랜드와 영화 산업에 직격탄을 맞아 흔들렸던 디즈니의 주가는 독보적인 콘텐츠와 디즈니플러스 등에 힘입어 2021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다. 2021년 3월 디즈니의 주가는 197달러까지 반등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우려가 높아지며 다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특히 2021년 11월 실적 발표가 예상치를 밑돈 데다 디즈니플러스의 가입자 증가가 정체를 맞으면서 주가에도 타격이 컸다. 2021년 12월 초 146달러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12월 말 155달러까지 회복한 상태다. 2021년 디즈니의 주가는 15% 정도 하락했는데 25% 상승한 S&P500과 비교해 투자자들에게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BoA가 꾸준히 디즈니를 톱픽으로 선정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팬데믹 상황이 마무리되고 일상으로의 회복이 본격화되면 가장 확실하게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2022년 디즈니의 주가가 200달러 이상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먼저 ‘스타워즈’와 ‘마블’을 비롯해 방대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는 2022년에도 실사판 ‘피노키오’를 비롯한 다양한 애니메이션·영화·드라마 작품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작들이 쌓여 갈수록 정체돼 있던 가입자 증가세 또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함께 2022년에는 특히 디즈니랜드 등 테마파크 분야에서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단기적으로는 오미크론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일상으로의 회복’이 더욱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3개 테마파크는 이들 국가들의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예방 접종 증가 등으로 인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테마파크의 재개장 효과로 디즈니의 실적이 회복된다면, 이는 디즈니플러스의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은 ‘콘텐츠’와 ‘가입자 증가’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 이를 고려할 때 디즈니의 호실적은 디즈니플러스의 더 좋은 콘텐츠에 대한 투자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