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달성 위한 실적 관리는 무용지물…‘제대로 된 목표 설정’부터 시작하라

[경영 전략]
매년 실패하는 ‘신년 목표’ 달성…올해는 성공하려면[김한솔의 경영 전략]
과거 학창 시절 방학이 되면 항상 그리던 게 있었다. 바로 ‘생활계획표’다. 하지만 방학이 끝날 때는 방학이 시작될 무렵 세웠던 계획표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 헤매는 게 대부분이었다. 안타깝게도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성인이 돼서도 비슷하다. 연초가 되면 ‘올해는 꼭’이라는 다짐을 하며 다이어트·운동·금연 등의 버킷리스트를 만든다. 하지만 결국 이런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한다. ‘나와의 싸움’에서 지고 만 셈이다.

그렇다면 조직은 어떨까. 사람과 마찬가지로 매년 부서별 전략을 세우고 목표를 잡는다. 구성원들도 이를 위한 실행 목표를 정한다. 그런데 열심히 1년을 달려 연말이 됐을 때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는 게 쉽지 않다. 목표를 세우지만 ‘끝’이 아쉬운 상황이 벌어진다. 조직에서 이를 개선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어쩌면 시작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만족스러운 마무리를 위해 목표가 갖춰야 할 3가지 요소를 짚어 보자.
1.전체와의 방향성 맞추기신년 계획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 중 하나가 운동하기다. 하지만 운동이 꾸준히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투비(to be)’ 이미지가 없기 때문이다. 운동을 통해 얻어질 미래 모습이 구체적이어야 소위 운동할 ‘맛’이 난다. 이 때문일까, 요즘은 ‘보디 프로필’ 촬영 일정을 잡아 놓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명확한 투비 이미지의 힘이다.

조직은 어떨까. 회사원들에게 가끔 “목표 잡은 대로 정말 열심히 했고 다 달성했는 데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라는 하소연을 들을 때가 있다.

이런 문제는 왜 생길까. 부서 혹은 구성원이 전체 조직과 다른 투비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목표를 세우는 것은 조직 전체와의 방향성을 맞추는 것에서 시작한다.

예를 들어보자. 조직 차원에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의 진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어떤 현업 부서가 ‘기존 사업 매출 확대’를 위해 에너지를 다 쏟았다면 결과는 어떨까. 비록 해당 목표 매출을 초과 달성했더라도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다.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명확히 아는 게 시작이다.

그렇다면 이를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물어야 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아니냐고? 맞다. 그런데 굳이 이런 얘길 하는 이유는 많은 조직에서 목표를 세울 때 ‘질문’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과거와 비슷한 목표를 잡거나 ‘이게 중요하니까’라고 스스로 예측하고 판단한 내용을 토대로 목표를 잡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봤다.

목표를 잡기 전 조직 전체 차원에서 중요시하는 과제가 무엇인지, 전략 방향이 공격적 성장인지, 유지를 위한 방어인지,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려는지, 안정을 추구하는지 등을 먼저 물어보자.

세상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변한다. 어제 옳았던 것이 오늘도 맞다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다. 이런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조직은 항상 바뀐다. 따라서 목표를 세울 때도 물어야 한다. 지난해 목포를 수립했을 때와 달라진 것은 무엇인지, 이를 위해 자신이 고민해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등을 말이다.
2.핵심 과제를 반드시 설정하라보디 프로필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나면 뭘 해야 할까. 헬스장 등록, 식단 조절, 사진 잘 찍는 스튜디오를 섭외하는 것 등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무엇이든 좋다. 그런데 이렇게 할 일을 전부 나열하다 보면 ‘뭐 이렇게 할 게 많지’라는 불평이 생기며 지친다.

그래서 방향성을 정했다면 다음 할 일은 ‘핵심 과제’를 정하는 것이다. 볼링에서 스트라이크를 치려면 꼭 넘겨야 하는 ‘킹 핀’이 있는 것처럼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핵심 요인을 찾고 그것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개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할 일이 많은데 조직은 이런 문제가 훨씬 더 크다. 해야 할 일의 범위가 넓고 일을 한 명이 아닌 여러 사람과 함께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일을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는 게 더욱 필요하다.

영업 조직을 예로 생각해 보자. 전체 조직과의 투비를 ‘신규 상품 매출 향상’으로 정했다. 이때 먼저 할 일은 무엇일까. 기존 고객 대상의 세일즈가 중요할 수도 있고 신규 고객 발굴이 필요할 수도 있다.

무작정 고객을 만나기 전에 신규 상품의 어필 포인트를 잡는 게 우선이라고 볼 수도 있고 내부 조직을 개편해 효과적 대응 시스템을 만들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맞고 틀린 것은 없다. 내부 자원에 따라 혹은 외부 환경에 따라 ‘핵심’이 무엇일지 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각자가 가진 힘을 ‘한 방향’으로 쓸 수 있다.3.방향을 보이게 하라운동은 바쁘니 좀 미뤄 두고 일단 ‘식단 조절’에 집중하자는 목표를 세운다. 그런데 이게 참 쉽지 않다. 자신의 의지 문제가 아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옛말이 있다.

하루 이틀 ‘고단백 저지방’ 식단을 잘 챙겨 먹다가 평소처럼 라면 한 번, 야식 한 번 먹다 보면 결국 지키려고 했던 식단이 무너져 버린다. 이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기 눈에 보여야 한다. 자기가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영업 조직에서 ‘실적표’를 붙여 두고 관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여기에서 말하는 ‘보이게 하기’는 실적표와는 조금 다르다.

실적표, 즉 결과에 대한 달성도를 관리해 알 수 있는 것은 등수뿐이다. 진짜 보여줘야 하는 것은 과정이다. 신규 고객 발굴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신규 상품의 어필 포인트로 어떤 것을 만들었는지 등 자기 스스로 노력해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을 보여야 한다. 실적은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물일 뿐이다.

결과물 관리는 ‘압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진짜 관리하고 보여야 하는 것은 ‘과정’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매년 실패하는 ‘신년 목표’ 달성…올해는 성공하려면[김한솔의 경영 전략]
하지만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결국 조직은 결과 달성도로 평가 받는 것 아닌가. 맞다. 그래서 다시 앞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목표’를 세우는 게 중요하다. 전체 조직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위해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을 찾고 그 업무 진행 과정을 관리한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게 돼 있다.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무엇이 중요한 일인지 찾고 거기에 매달리자.

어김없이 새해는 시작됐다. 야심차게 세운 올해 목표는 어떤 결과로 끝날까. 이미 2022년이 시작돼 한 달이나 흘렀으니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자. 아직 우리에겐 ‘설’이라는 새로운 핑계가 있으니 그때까지 괜찮은 목표 하나 만들어 보면 어떨까.

김한솔 HSG휴먼솔루션그룹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