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상 지주 대표…플라스틱 해양 산업 기술력 바탕으로 친환경 침목 개발

[인터뷰]
사진=이현상 지주 대표 : 1975년생. 2001년 동국대 경제학과 졸업. 2004년 영국 랭커스터대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 2004년 시코니 대표. 2007년 사이몬 대표. 2014년 지주 대표(현). 이승재 기자
사진=이현상 지주 대표 : 1975년생. 2001년 동국대 경제학과 졸업. 2004년 영국 랭커스터대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 2004년 시코니 대표. 2007년 사이몬 대표. 2014년 지주 대표(현). 이승재 기자
(주)지주는 1973년 설립된 해양 산업 분야 전문 기업이다. 플라스틱 선박 계류장 설계·생산·시공과 가두리 양식장 설치 등을 주력으로 한다. 최근 기존 플라스틱 해양 산업 부문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 최초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침목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침목은 철도 레일 하부에 열차의 윤하중을 분산해 주는 구조물로, 열차의 무게 등을 견뎌 내는 기초 역할을 한다.

이현상 지주 대표는 “한국을 넘어 중국·일본·동남아 등으로 시장을 넓혀 가고 있다”며 “향후 침목은 물론 폐플라스틱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는 어떤 회사인가요.

“상하수도 배관과 파이프 부속 자재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시작해 선박 계류장과 가두리 양식장 등 해양 구조물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습니다. 플라스틱 제품을 다루다 보니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됐고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침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죠.”

-최근 폐플라스틱이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연간 약 1억5000만 톤에 달합니다. 폐플라스틱을 처리하는 방법은 소각·매립·재활용이 대표적이에요. 다만 폐플라스틱을 소각하면 독성 물질과 이산화탄소(CO₂)가 발생합니다. 기후 변화를 촉진할 수밖에 없죠. 매립은 폐플라스틱에서 발생하는 독성 물질 때문에 지하수와 토양 오염을 유발할 수 있어요. 폐플라스틱은 바다에 버려지는 경우도 많죠. 영국과학청에 따르면 연간 기준 바다로 흘러가는 폐플라스틱은 남한 면적의 약 16배(160만㎢) 크기에 해당합니다. 연간 40만 마리 이상의 포유류가 폐플라스틱에 따른 해양 오염으로 죽어가고 있어요. 1만2000~2만4000톤의 미세 플라스틱이 어류의 뱃속에 들어가고 있죠.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여기에 있습니다. 폐플라스틱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재활용입니다.”

-한국의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은 높나요.

“한국은 파리 협정에 따라 203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BAU) 대비 37% 감축을 목표로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한국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59.5% 수준입니다. 한국환경공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18만 톤의 재활용으로 온실가스 20만2357톤의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어요. 1834억원의 경제적 편익을 창출할 수 있죠.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과 관련 제품 생산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폐플라스틱 침목은 무엇인가요.

“기존 목재 침목은 약 10~20년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크레오소트라는 유액으로 표면 등을 처리하는 만큼 심각한 환경 오염과 폐기물 문제를 발생시켜요. 콘크리트 침목(PC 침목)은 내구연한이 약 30~50년이지만 잘 깨지는 게 단점이죠. 마찬가지로 사용 후 폐기물로 인한 환경 문제가 발생합니다. 폐플라스틱을 이용한 침목은 고갈 중인 시멘트 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폐플라스틱류를 안정적이고 환경 친화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요. 폐플라스틱 침목은 특히 50년 이상의 내구연한을 가지고 있고 수명이 다한 침목은 녹여 다시 새 제품으로 부활시킬 수 있는 게 큰 장점이죠.”

-그 밖의 장점은 없나요.

“폐플라스틱 침목은 특히 타 침목에 비해 우수한 물리적 특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환경·자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에너지 재활용과 물질 재활용이 가능해 유망하다고 할 수 있어요. 철도에서 요구하는 강도와 강성 등을 첨가 무기물의 종류와 배합비 등으로 충분히 만족시킬 수도 있습니다. 성형도 자유로워 침목 형상을 최적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죠. 재활용 분야는 물론 미래 철도 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셈이에요.”
사진=이현상 지주 대표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폐플라스틱 재활용 철도 침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재 기자
사진=이현상 지주 대표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폐플라스틱 재활용 철도 침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재 기자
-해외에서도 폐플라스틱 침목을 사용합니까.

“해외에서는 다양한 폐플라스틱 침목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어요.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럽과 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에서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침목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죠. 폐플라스틱 침목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기존 목침목, PC 침목에 비해 내구연한이 길고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미국·호주·캐나다 등 노선 연장이 긴 화물 열차 운행 구간에 이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활용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폐플라스틱 침목 등을 활용하고 있나요.

“목침목과 PC 침목이 일반적이지만 일본 세키스이와 미국·네덜란드 등의 합성수지 침목을 수입해 일부 도시 철도 교차 지점 구간에 부설한 사례가 있습니다. 지주는 표석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성덕룡 대원대 철도건설과 교수 등 대학 연구기관과 함께 자체 성능 시험을 완료했어요. 지난해 12월 20일 서울교통공사의 허가를 받아 도봉산역 일부 구간에 폐플라스틱 침목을 시험 부설해 현재 운영 중이고 추후 수입 대체 효과도 기대됩니다.”

-한국의 철도 현황은 어떤가요.

“한국 철도의 총연장 길이는 4071km입니다. 부설된 침목들의 내구연한에 따라 교체해야 하는 물량이 연간 150만 개 이상입니다. 연간 10만 톤 이상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는 셈이죠.”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선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나갈 생각입니다. 또한 한국 철도 학술지와 국제 전문 학술지에 실험 논문을 게재하고 국제 콘퍼런스에서 연구 논문을 발표해 제품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예정입니다. 한국 철도 침목 시장 진입과 함께 해외 진출을 위한 파트너를 선정해 부품 공급 형태로 제품을 수출할 계획입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