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것’에서 ‘이동 서비스’로 패러다임 전환…높은 성장성에 투자 붐
[스페셜 리포트] 자동차 관련 분야는 ‘탈것’이라는 기존 개념에서 벗어나 ‘사람과 화물을 이동해 주는 서비스’, 즉 모빌리티 산업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모빌리티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자들은 유망 기업 발굴에 앞다퉈 나선다. 완성차 업체 등 기존 대기업들도 이러한 투자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모빌리티 산업은 크게 8개 분야로 나뉜다. 각 분야별 현황과 전망을 살펴본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투자자들은 예전보다 안정성에 투자하는 경향이 짙게 나타난다.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은 같지만 투자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시장에서 성장성을 어느 정도 인정받은 기업에 대한 투자는 늘리고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는 투자를 줄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은 분야가 모빌리티다. 글로벌 벤처캐피털(VC)업계는 2009~2020년 2600억 달러(약 310조원)를 모빌리티 산업에 투자했다. 그중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411억 달러(약 49조원)를 관련 기업에 썼다. 2019년 대비 18% 늘어난 금액이다. 벤처캐피털이 모빌리티에 주목하는 이유
VC업계가 모빌리티 산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시장의 확장성에 있다. 모빌리티 산업의 범위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모빌리티의 사전적 정의는 ‘이동성’이지만 현재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물류 등을 연결하는 ‘서비스’라는 개념도 추가됐다.
모빌리티 시장은 크게 △자율주행 기술 △전기차 △에어택시 △승차 공유 △마이크로 모빌리티 △오토 커머스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커넥티비티 등으로 나뉜다. 기존의 이동성 관련 스타트업에 서비스 관련 기업이 더해진 것이다.
이동성과 관련해 모빌리티를 대표하는 분야는 자율주행이다. 이 기술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분야로 구분된다. 소프트웨어는 풀스택 인식과 측위 및 매핑, 원격제어, 시뮬레이션 등이고 하드웨어 분야는 라이다와 카메라 프로세서로 나뉜다.
소프트웨어에서 풀스택은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전반을 다루는 분야를 의미한다. 대표 기업은 미국 무인 자동차 회사 ‘웨이모’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회사다. 이곳의 직원들은 매일 무인 자동차로 출퇴근하며 풀스택 기술을 직접 테스트해 정교한 시스템 구현에 힘쓰고 있다.
하드웨어 분야에서 라이다는 레이저를 목표물에 쏴 사물과의 거리 등을 감지하는 장치다. 강력한 전자기파를 발사해 해당 파장이 대상 물체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반향파를 수신, 물체를 식별하거나 위치·속도 등을 탐지한다. 카메라는 인간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시각적 정보를 수집한다. 미국 투자 리서치 전문회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자율주행 관련 시장은 2020년 152억 달러에서 2030년 754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성장을 토대로 추산해 보면 2020년 자율주행 2레벨이나 2.5레벨 차량 판매량이 89만 대에서 2025년 339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자율주행 3~5레벨 차량 판매량은 2025년 75만 대 수준에서 2030년 67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레벨과 2.5레벨은 여전히 운전자의 감독이 필요한 부분적인 자율주행 수준을 의미한다. 3레벨 이상은 운전자의 개입이 현저히 줄어 이 단계부터 본격적인 자율주행으로 평가 받는다. 관련 스타트업과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기술 발달에 따라 3레벨 이상의 자율주행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한국의 대표 자율주행 스타트업은 뷰런테크놀로지다. 뷰런테크놀로지는 라이다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으로 네이버 등에서 투자를 받았다.
라이다 센서 만으로 국토교통부에서 자율주행 임시 면허를 취득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전자의 개입이 없는 자율주행에 성공한 바 있다. 뷰런테크놀로지는 현대차 자율주행센터에서 근무했던 김재광 대표가 2019년 창업한 기업이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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