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K팜테코 프리 IPO 추진, 2023년 상장 계획 구체화…미국 나스닥 상장도 검토

[비즈니스 포커스]
사진=SK(주)가 인수한 프랑스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이포스케시의 연구원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SK(주) 제공
사진=SK(주)가 인수한 프랑스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이포스케시의 연구원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SK(주) 제공
투자 전문 지주회사 SK(203,500 -0.25%)(주)가 새해 벽두부터 미국 원료 의약품 위탁 개발 생산(CDMO) 기업에 대한 대형 투자를 성사시키며 바이오 사업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주)의 글로벌 CDMO 통합 법인이자 100% 자회사인 SK팜테코는 최근 미국 주요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인 CBM(The Center for Breakthrough Medicines)에 약 42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SK팜테코는 또한 2023년을 목표로 미국 나스닥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SK(주), SK팜테코 육성 드라이브

SK(주)는 2017년부터 3건의 글로벌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한국·유럽·미국 사업을 총괄하는 CDMO 통합 법인 SK팜테코를 설립하는 해외 시장 직접 진출 전략으로 CDMO 사업을 빠르게 키워 왔다. SK팜테코는 합성 원료 의약품 사업에서 매출 기준으로 이미 글로벌 톱5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CBM에 대한 투자를 통해 3세대 바이오 의약품으로 각광받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에도 진출했다.

SK(주)는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력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승인을 받은 한국 최초의 제약사인 SK바이오팜(72,900 +1.96%)을 육성했다. 투자업계에서는 SK팜테코가 세포·유전자 치료제 사업의 성과에 따라 상장 시 기업 가치가 최소 15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SK바이오팜의 2020년 청약 열풍을 뛰어넘을 대어가 탄생할지 시장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SK팜테코는 1월 10일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업계 행사인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공식 발표자로 첫 참가해 2025년 글로벌 톱 CDMO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아슬람 말릭 SK팜테코 사장은 “2021년 잠정 매출은 역대 최대인 7억4000달러(약 8830억원)로 글로벌 확장 전인 2017년과 비교해 약 7.5배 증가했다”며 “지속 성장세인 합성 원료 의약품 사업에 기반해 고성장이 전망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2025년 연 20억 달러(약 2조4000억원) 매출의 CDMO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SK팜테코는 이번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비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프라이빗 트랙에 참가했다. 프라이빗 트랙 발표 기업들은 대부분 그해 혹은 이듬해 상장돼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SK팜테코는 올해 프라이빗 트랙에 초청된 유일한 한국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 가치를 인정받았다. SK(주)는 올해 SK팜테코의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기업공개(IPO) 계획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말릭 사장은 미국 나스닥 상장도 고려하고 있다.
SK(주), CDMO 자회사 SK팜테코 필두로 바이오 사업 성장 시동
SK팜테코는 2019년 SK(주)의 CDMO 글로벌 통합 법인으로 출범했다. 자회사인 SK바이오텍 한국 외에도 지난 5년간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 미국 앰팩, 프랑스 이포스케시 등 3건의 M&A를 통해 미국·유럽·아시아에 8곳의 사업장과 5곳의 연구·개발(R&D)센터를 보유한 글로벌 CDMO로 성장했다. 항암제·당뇨·항바이러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등의 블록버스터 원료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로도 사업을 확장해 입지를 키워 가고 있다.

말릭 사장은 SK팜테코의 차별화한 경쟁력으로 미국·유럽·아시아 통합 생산 역량, 글로벌 최고 수준의 컴플라이언스 체계, 장기 계약 기반의 우수한 신약 후보 물질(파이프라인)을 꼽았다. SK팜테코가 미국·유럽·아시아에 보유한 모든 생산 시설은 FDA는 물론 유럽의약품청(EMA)의 규정을 준수한 만큼 세계 주요 지역에 고품질의 원료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앰팩은 2014년부터 FDA 심사관의 교육 장소로 활용될 정도로 컴플라이언스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SK팜테코는 앰팩이 생산하는 원료 의약품을 미국 정부에 공급하고 있다. 이 원료 의약품들은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필수 의약품 생산과 미국의 전략 비축 원료 의약품으로 충당되고 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해외 생산 시설 확보하기도
SK(주), CDMO 자회사 SK팜테코 필두로 바이오 사업 성장 시동
투자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SK팜테코의 기업 가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사업이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세포와 유전자를 주입하는 환자 개인에게 맞춤화한 치료제를 뜻한다. 유전자 변형 희귀 난치병 등 현대 의학으로 치료가 힘든 질병을 1~2회 투여로 완치 수준에 도달하게 하는 월등한 효능을 가진 혁신 의약품이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최근에서야 상업화가 진행되며 형성되기 시작한 초기 단계의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다. 규제 기관의 지원에 힘입어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폭발적 성장이 전망된다.

FDA는 2019년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가진 효능을 인정하며 관련 임상 승인 신청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세포·유전자 치료제 승인을 촉진하는 의약품 개발 가이드 라인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사업은 고도의 기술력과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후발 주자가 자체적으로 육성하기 힘든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캐털란트·론자·써모피셔 등의 글로벌 주요 CDMO 기업이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인수 경쟁을 벌여 온 이유다.

SK(주) 또한 글로벌 M&A 경쟁에서 프랑스의 선도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인 이포스케시를 인수한 이후 유럽 최대 수준의 생산 역량을 갖추기 위해 증설을 진행 중이다. SK(주)는 이포스케시 인수 뒤 9개월 만에 CBM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미국 내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 시설도 확보하게 됐다. CBM은 2025년까지 단계적 증설을 통해 단일 시설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 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SK(주) 바이오 사업의 핵심은 SK팜테코로 올해 추진할 프리 IPO는 이미 글로벌 투자자 사이에서 상당한 관심을 끄는 투자 기회로 부각되고 있다”며 “프리 IPO에서 팜테코 가치에 대한 시장의 1차 검증 작업이 완수되면서 SK(주) 주가의 견인차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SK(주) 바이오 투자센터장은 “선진국 내 수준 높은 생산 역량을 보유한 SK팜테코가 향후 글로벌 업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SK팜테코를 2025년까지 미국, 유럽, 아시아의 주요 거점별 합성·바이오 의약품 사업의 밸류체인을 보유한 글로벌 톱 CDMO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