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패밀리’, 지난해 말까지 누적 판매액 1조9억원 기록
한미약품의 고혈압 치료용 복합 신약 아모잘탄이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한국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전문 의약품 중 최초의 성과다.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총 4종·18개 용량으로 구성된 ‘아모잘탄 패밀리’는 지난해 12월 31일까지 누적 처방 매출 1조9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 6월 출시 이후 12년 6개월 만에 이룬 결과다. 이 기간 누적 판매량은 11억5776만 정이다. 1초당 3정씩 처방된 셈이다.
아모잘탄 패밀리는 고혈압 치료용 개량·복합 신약인 아모잘탄(암로디핀+로사르탄), 아모잘탄에 고혈압 치료 성분 클로르탈리돈을 더한 3제 복합 신약 아모잘탄플러스, 아모잘탄에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 로수바스타틴을 더한 3제 복합 신약 아모잘탄큐, 아모잘탄큐에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 에제티미브를 더한 4제 복합 신약 아모잘탄엑스큐 등 4종으로 구성돼 있다.
아모잘탄 패밀리는 12년여간 한국 의료 현장에서 처방되며 국민건강보험 재정 절감에 기여했다. 한미약품의 집계에 따르면 이 기간 아모잘탄 패밀리 성분 수입약을 단일제로 각각 복용했을 때보다 아모잘탄 패밀리가 2300여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잘탄 5/100mg의 두 가지 치료 성분을 수입약 단일제로 각각 복용하면 1288원(2021년 보험약가 기준)의 건보 재정이 투입되지만 아모잘탄5/100mg 한 정은 924원으로 정당 364원(약 28%)의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게 한미약품의 설명이다. 아모잘탄 패밀리는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MSD는 아모잘탄을 ‘코자XQ’라는 브랜드로 여러 국가에서 판매 중이다. 이는 한국 제약사가 개발한 완제 의약품을 글로벌 제약사가 수입해 각국에 수출하는 한국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또한 멕시코의 중견 제약사 실라네스는 아모잘탄플러스와 아모잘탄큐를 중남미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우종수 한미약품 사장은 “아모잘탄 패밀리는 한국 의약품 산업에 개량·복합신약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창조해 낸 혁신의 아이콘”이라며 “글로벌 혁신 신약 창출에도 힘을 쏟아 한미약품이 한국을 제약 강국으로 이끄는 선구자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아모잘탄 패밀리의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상황 속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2061억원, 영업이익 127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1%, 영업이익은 160.1% 증가했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한미약품은 아모잘탄 패밀리와 로수젯 등 주력 개량 신약의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올해 전년 대비 4.0% 증가한 1조2546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며 “영업이익도 4.4% 증가해 133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우종수 한미약품 사장은 “자체 개발한 제품을 통해 얻은 이익을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는 선순환 모델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